[숨은 조력자③] 초등 지도자가 말하는 “유소년 축구의 현실과 미래” – 下

부모와 지도자들의 역할 충돌로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선수들이다.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ㅣ남윤성 기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운동선수의 삶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요. 억대 연봉과 명품 슈퍼카, 언론과 대중의 뜨거운 관심 그리고 이들을 관리해주는 최고급 전문 인력까지. 이처럼 화려하다는 표현이 보다 적합한 운동선수의 삶은 모두의 부러움을 사기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성공한 극히 소수의 삶입니다.

그렇다면 운동선수로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과 환경이 필요할까요. 가장 먼저 타고난 재능과 개인적인 노력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것일 뿐 전부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운동선수의 뒤편엔 앞서 언급한 조건들 외에도 보이지 않는 분들의 기여와 헌신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이분들의 삶이 궁금 하시다고요? <스포츠니어스>에서는 이번 기회를 빌어 화려한 운동선수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분들의 삶을 조명해보려 합니다.

옛말에 ‘등고자비(登高自卑)’란 말이 있습니다.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선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본이 되는 것부터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는 말이죠. 비슷한 속담으로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가 있습니다. 오랜 옛날부터 그 중요성을 강조했듯 모든 일은 시작과 기본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이제 막 축구를 시작한 어린 선수들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시기에 어떤 지도자를 만나 어떤 축구를 어떻게 배우냐는 선수의 성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선수출신이거나 혹은 이미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자녀가 있지 않는 이상 초등학교는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들 또한 축구를 처음 접하는 단계입니다. 자녀를 향한 관심과 동시에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완연한 봄기운이 찾아온 지난 4월 경기 진건초등학교를 이끌고 있는 이문선 감독(이하 이)과 김민덕 수석코치(이하 김), 김남규 코치(이하 규)를 만나 우리나라 유소년 축구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본기사는 초등 축구와 관련해 최대한 객관성을 띄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이 선정에 따라 진건초 축구부와 관련된 내용이 일부 있을 수 있으며 이를 사전에 알립니다.)

자녀의 신체성장에 관심과 동시에 우려를 보이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이: “선수 개인의 신체성장은 그 시기가 따로 정해져있기 때문에 감독이나 부모님이 손댈 수 없는 문제라 생각해요.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의 성장에 걱정을 많이 하세요. 하지만 분명한 점은 축구는 키가 작은 아이도 잘 할 수 있고 스피드가 부족한 아이도 잘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중요한 건 본인과 스타일이 잘 맞는 지도자를 만나야한다는 거예요. 나아가 지도자가 선수한테 어떤 축구를 지도하고 또 그 선수는 축구를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선수의 성장이 결정됩니다.”

신체 성장은 그 시기가 정해져 있다. ⓒ 스포츠니어스

“장점을 키우면서 단점은 줄이고 동시에 기본에 충실히 한다면 그 선수는 신체조건과 상관없이 선수로서 누구보다 훌륭한 자질을 갖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런 선수는 어느팀에서든 끝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결론은 부모님이 자녀의 신체적인 성장보다는 능력의 성장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거예요. 선수로서의 능력이 부족한 자녀를 걱정을 하는 건 이해하지만 신체조건이 안돼서 걱정이라는 말은 바꿔 말해 부모님이 그 아이를 믿지 못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초등학교는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들 역시 처음 축구를 접하는 시기인데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자녀를 향한 부모님들의 걱정과 역할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김: “일단은 포지션에 걱정이 많으세요. 하지만 지도자로서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경기를 치러야하니 포지션별 훈련을 진행하긴 하죠. 하지만 초등학교 선수들이 일주일에 포지션 훈련을 과연 몇 번이나 하겠어요. 많아야 두 번이고 나머지는 다른 선수들과 다 함께하는 기본 훈련이에요. 중․고교 지도자분들이 선수를 뽑을 때 보는 기준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두 가지뿐입니다. 특정 포지션에서의 능력보단 축구에 대한 이해수준과 기본의 정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시죠.”

“과거와 비교해 부모님들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부모님들이 선수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케어의 퀄리티가 훨씬 높아졌다는 거예요. 그 덕에 지도자들은 선수들을 가르치는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명확해졌습니다. 지도자와 부모님의 역할이 섞이게 되면서 그 영역 안에서 서로 충돌하고 있다는 거예요.”

때론 아이들의 독립심을 길러 줄 필요가 있다. ⓒ 스포츠니어스

“지도자로서 부모님들의 걱정을 십분 이해하지만 그 변화가 충분한 시간을 거치지 못하고 단기간에 급속도로 이뤄진 것 같아 아쉬워요. 부모님들도 그분들대로의 고충이 분명 있을 거예요. 하지만 지도자들의 회의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가장 크게 피해보는 당사자는 결국 선수와 자녀고요.”

“지난해 일본에서 펼쳐진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경기 후 가시와 레이솔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눴었는데 일본은 부모님이 경기에 관여하는 순간 선수를 퇴출시킨대요. 그게 ‘열심히 뛰어’ 또는 ‘빨리 좇아가’와 같이 단순한 대화라 할지라도요. 축구에 대한 판단과 선수의 평가는 오직 지도자의 영역인 거죠. 부모의 역할은 경기장에선 그저 선수들을 향해 박수와 응원을 경기 후엔 집에서 잘 먹이고 또 어떤 음식을 먹였는지 지도자에게 보고하는 것뿐이에요.”

“일본에서 운동은 성숙한 성인이 되는 수단이에요. 그러다보니 운동의 태도에서 차이가 생기죠. 지하철로 왕복 3시간 거리의 훈련장을 선수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한대요. 독립심을 키워주는 게 목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자존심이 무척 상했어요. 라이벌로 생각하는 일본 축구가 이래요. 오랜 기간에 걸쳐 고유의 환경을 만들어냈어요. 반면 우리는 변화의 시간이 너무 짧았죠. 한 순간 환경이 180도로 바뀌니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너무 크게만 느껴져요.”

인터넷을 통해 영상과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스타플레이어의 플레이를 따라한다거나 개인 레슨을 받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런 부분이 선수의 성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이: “초등학교 선수들이 그런 기술을 모방하기엔 아직 나이와 능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물론 영상을 통해 훌륭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된 건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악영향도 분명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개인 레슨을 받는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초등학교 레벨은 공을 많이 만질수록 실력이 늘기 때문에 개인 레슨이 부족한 부분을 길러줄 수는 있습니다.”

많은 지도자들이 선수와 팀을 위해 본인의 삶을 희생하고 있다. ⓒ 스포츠니어스

“다만 가끔씩 정말 말도 안 되는 걸 배워오는 경우가 있어요.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그게 팀을 위해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지도자와 코치진은 팀 전체의 구성을 위해 밤낮으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데 간혹 감독보다는 레슨 선생의 말을 더 신뢰하는 선수와 부모가 생겨나는 것 같아요.”

어린 선수들이다보니 전문선수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훈련과 숙소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갑자기 축구가 하기 싫다며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을 테고요. 이때 지도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규: “아무래도 선수들의 나이가 어리다보니 전문선수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게 만드는 과정이 중요해요. 이 나이대 선수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지도법이기도 하고요. 이때 지도자의 역할은 선수 스스로가 프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잡아주는 겁니다.”

“저희는 선수들에게 모든 행동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요. 훈련의 프로그램부터 경기 후 회복과 식단 등 프로가 하는 행동을 아이들에게도 요구하죠. 이를 통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선수의 진짜 의미를 깨닫고 이에 걸맞게 행동하려 노력하더라고요. 선수들의 자제와 노력을 한 번만 이끌어낸다면 그 이후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져요.”

과거에 비해 선수들 운동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많아졌어요. 선수들의 핸드폰과 SNS에 대한 의존도도 늘어났고요. 이렇게 바뀐 환경에 대해 지도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규: “다른 친구들은 모두 게임을 하는데 혼자만 안하고 있으면 대화에 낄 수도, 어울릴 수도 없게 돼요. 아이들은 놀이를 공유하면서 친구를 사귀니까요. 핸드폰 게임과 SNS가 선수들의 운동에 방해가 되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운동장에서만큼은 최대한 집중하고 그 이후에 이런 것들을 한다면 그건 문제되지 않습니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지도자들도 따라야하는 부분이에요.”

아이들은 놀이를 공유하며 친구를 사귄다. ⓒ 스포츠니어스

“하루 종일 핸드폰만 붙잡고 있다면 그땐 통제가 이뤄져야죠. 그래도 초등학교 선수들은 아직은 부모님과 지도자의 통제가 가능한 나이대니까요. 하지만 그냥 안 된다고만 말하면 아이들은 그저 잔소리로 받아들여요.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힘들죠. 이건 왜 이렇게 해야 하고 앞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확실히 전달해 의식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어린 선수들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는 바로 핸드폰이에요. 시대가 변한만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바로 이런 거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것을 찾아 아이들에게 제시하는 게 앞으로 지도자와 부모가 선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에 공부까지 병행하는 최근의 환경이 선수들에겐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때로는 선수 스스로가 학업에 욕심을 갖기도 하는데요.
규: “냉정히 말해 극히 소수의 선수들만이 프로까지 가고 대표팀에 뽑혀요. 때문에 학생 신분에 걸맞은 것들을 먼저하고 그 다음에 선수로서의 행동을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요즘 운동선수들을 더 높이 사고 싶어요. 왜냐면 보통의 아이들은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하거든요. 하지만 요즘 선수들은 공부에 운동까지 병행하죠.”

하루빨리 우리만의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 스포츠니어스

“그것만으로도 이미 다른 학생들보다 충분히 앞서고 있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경험해보니 공부하면서 운동도 할 수 있어요. 그 필요성과 비중을 조절해주는 건 부모와 지도자들의 역할이고요. 여기에도 정해진 훈련시간 외 나머지는 학원과 과외를 병행하는 아이들이 몇몇 있어요. 반면 아이는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데 운동에만 전념하길 바라는 부모님들도 있고요.”

“이처럼 부모와 아이들 그리고 지도자의 생각이 서로 첨예하게 맞부딪히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최근에서야 시행된 단계고 모두가 만족할 수 없는 상태라 애매해요. 뭔가 수치화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더 좋을 거 같고 다르게 말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의 키를 지금의 선수와 부모, 지도자들이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 또는 선수들의 태도에 지도자로서 화가 날 때가 분명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기에 강도 높은 질책까지는 할 수 없을 텐데요.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의 적절한 반응과 대처는 무엇일까요.
규: “선수들이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졌다면 그건 백프로 지도자의 책임이죠.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아가 지도한 내용을 선수들이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서 졌다면 그때는 저희도 사람인지라 당연히 화가 나죠. 하지만 어린 선수들인 만큼 다그치는 수위를 더욱 예민하게 조절해야합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면 아이들 스스로도 책임을 뼈저리게 느껴요.”

아이일 때와 선수일 때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 스포츠니어스

김: “때로는 선수가 아닌 아이일 때가 있어 저희도 혼란스러워요. 예를 들어 경기에서 지고나면 지도자들은 분하고 억울한데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서로 장난을 쳐요. 집에서 혼이 난 아이가 부모가 웃으면 자기도 잘못한 걸 까먹고 금세 다시 장난치는 것과 마찬가지죠. 아이로서의 접근과 선수로서의 접근이 명확하게 구분돼야 하는 이유에요.”

“그렇기 때문에 지도를 할 때나 대화할 때 항상 초등학교 선수라는 전제를 깔아놓아요. 때로는 초등학생으로 때로는 선수로 대우하는 거죠. 하지만 아무리 혼을 내고 화를 내더라도 축구에 대한 흥미까지 잃게 해서는 안돼요.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언제든지 친한 동네 형이 될 수 있어야 하고 그게 바로 초등학교 지도자들의 역할이자 사명입니다.”

성인 선수와 비교했을 때 동기부여 방법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규: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제공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핸드폰을 쓸 수 있게 해준다거나 PC방, 놀이공원을 데리고 가겠다는 식이죠. 다만 방금 말한 건 경기나 대회를 앞두고 쓸 수 있는 단기적인 방법이에요. 장기적으로는 프로선수의 삶에 환상을 심어주거나 저희들의 경험담과 졸업생 형들의 이야기를 들려줘 아이들이 스스로 꿈꾸고 동기부여 하도록 해요.”

때론 다른 방식의 동기부여가 효과적이다. ⓒ 스포츠니어스

김: “최근에 특별한 방법으로 동기부여를 했었어요. 평소 저희는 선수들이 신는 축구화 금액에 상한선을 둬요. 축구화 구매는 결국 부모님들의 부담이 되고 또 가격에 따라 어린 선수들 사이에 계급이 생기거나 위화감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이들은 축구화를 더 오래 신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해지거나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새 거로 사달라면서 부모를 졸라요. 부모입장에선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니 사줄 수밖에요.”

“하지만 요즘 축구화는 20만원이 기본이에요. 그래서 축구화를 바꾸고 싶은 선수는 구매 전에 항상 저한테 검사를 받았어요. 정말로 더 이상 신지 못할 정도인지를 검사받은 뒤에야 축구화를 새로 살 수 있었죠. 그러다 이번 춘계대회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조건을 걸었어요. 우승하면 부모님한테 말씀드려서 신고 싶은 축구화를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요. 결국 우승을 차지했고 선수들도 새 축구화를 신고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선수들이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김: “초등학교 선수들은 큰 부상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성장통은 한 번씩 겪어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자기 몸을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특히 부상을 예방하는 행동을 어린 나이부터 습관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하고 쉬운 방법이 바로 아이싱이에요. 저희는 선수들에게 아이싱의 중요성과 방법을 교육하고 있어요. 이제는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이 자동적으로 관절과 통증부위에 얼음을 감은채로 집에 가요. 아이싱만으로도 충분히 부상을 예방할 수 있고 설령 부상당한다 할지라도 재활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어요.”

유소년은 축구뿐 아니라 인격체 완성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 스포츠니어스

이: “축구 외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인성이에요. 세 살 버릇이 여든가는 법이니까요. 지금 이 나이에 인성이 바로 잡히게 된다면 그 선수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을 정신적인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게 돼요. 개인의 성격 그리고 선수의 인생까지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 시기의 인성교육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유소년 지도자로서 책임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 “정말 매 순간 느껴져요. 아이들이 자기들 꿈의 첫발을 저희한테 맡긴 거니까요. 처음에 어떻게 축구를 배우냐에 따라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가 결정되고 훗날 이 아이들이 지도자가 됐을 때도 영향을 미칠 테니까요. 책임감과 동시에 부담감이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훈련장 밖에서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연구하고 훈련장 안에서는 능력에 상관없이 오직 선수만 바라보면서 개개인에 맞는 정답을 제시해주려 노력합니다.”

선수와 부모의 꿈을 떠맡은 것 같아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 스포츠니어스

“때로는 부모님들께 아이의 능력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씀드리기도 해요. 운동에는 재능이 없으니 공부시키는 게 낫겠다는 식으로요. 말씀드리는 저희도 안타까울 때가 많지만 아이들의 장래가 달린 일이니까요. 선수로서의 능력을 최대한 냉정하게 평가하고 부모님들께 알려드리는 게 저희 지도자들의 도리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이렇게 솔직히 말씀드려야 부모님들이 지도자들을 더 신뢰하세요. 부모님들도 바라시는 부분이고요.”

우리나라 유소년 축구는 이제 유럽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급격한 환경변화는 선수와 부모, 지도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맹주’라 자부하던 시기는 이제 끝났습니다. 혹자의 말대로 우리나라 축구는 진짜 위기에 봉착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그 씨앗의 싹을 틔우는 건 더 이상 선수들만의 몫이 되어선 안 됩니다. 어느 한 명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나라 축구는 이제야 비로소 시작됐습니다.

skadbstjdsla@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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