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정확히 한 달 만에 골이 터졌다. 수원삼성 바그닝요의 골 가뭄이 해소되면서 수원에 숨통이 트였다.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3라운드에서 수원삼성은 바그닝요의 두 골에 힘입어 대구FC를 2-0으로 잡고 리그 순위 2위를 탈환했다. 바그닝요는 전반 24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기록했고 후반 25분 다이빙 헤더로 골을 기록하며 이날 혼자서만 두 골을 기록했다.
그동안 바그닝요는 수원의 계륵이었다. 최근 바그닝요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를 쓸 수밖에 없었다. 수원은 최근까지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K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를 병행했고 연령별 대표팀 소집에도 선수들을 보내야 했다. 수원으로서 로테이션은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였다. 바그닝요의 존재는 빡빡한 일정을 치르는 수원에 꼭 필요했다.
그러나 바그닝요는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팬들의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지는 못했다. 시즌 초반 대구FC와 포항스틸러스, 상주상무를 상대로 골을 넣었을 때만 해도 바그닝요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 이후 골이 없었다. 로테이션 탓도 있었지만 상주와의 경기 후 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열심히는 뛰지만 좀처럼 결과를 얻지 못했다. 바그닝요의 골 폭죽이 침묵할 동안 팬들도 그에게 점차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수원은 4월 25일 경남FC전 3-1 승리 이후 전북현대, 울산현대, FC서울을 상대로 꼭 필요할 때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는 염기훈이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었다. 수원은 겨울 이적시장 동안 바그닝요와 임상협, 데얀을 영입했지만 공격진이 터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서정원 감독의 고민도 깊었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 만에 바그닝요의 골이 터졌다. 상주를 상대로 넣었던 골이 4월 14일이었다. 바그닝요는 이번에도 대구를 상대로 두 골을 기록하며 수원의 골 갈증을 해결했다. 바그닝요는 "두 골을 넣어서 기쁘다. 오늘 승리로 리그 순위가 올라갔다"라며 특유의 밝은 모습으로 경기 소감을 밝혔다.
바그닝요는 "골은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골 욕심이 있었다. 골을 못 넣었을 때는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라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는 "골을 못 넣었을 때도 동료와 팀을 위해 열심히 싸웠다"라고 덧붙였다.
판정 논란의 중심이 됐던 바그닝요
이날 대구전에서 바그닝요는 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 세징야가 바그닝요를 떨쳐버리는 순간 주심은 퇴장을 선언했다. 바그닝요는 세징야보다 다소 거친 파울을 범했지만 경고 한 장으로 그쳤다. 바그닝요는 부천FC1995 소속으로 뛸 때부터 카드관리로 정갑석 감독의 마음을 졸였다. 수원 이적 후 바그닝요가 받은 카드는 경고와 퇴장 한 장씩이다.
다소 거친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바그닝요는 "바꾸려고 많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어 "하지만 내 스타일이 그런 것 같다. 정말 팀을 위해 싸우고 골에 관련되는 플레이에서 이기고 싶어 하는 게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바그닝요는 "퇴장을 받으면 사후 징계도 받을 수 있다. 선수는 경기장 밖에 있을 때가 가장 슬픈 것 같다. 그래서라도 앞으로 조절을 잘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카드 관리는 여전히 바그닝요를 따라다니는 그림자로 남아있다.
이날 바그닝요는 후반 38분 전세진과 교체되어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수원 팬들은 두 골을 기록한 바그닝요를 향해 큰 박수 소리로 화답했다. 바그닝요는 "팬들 환호에 기쁘고 고마웠다"라면서 "나를 믿어줬으면 한다. 나뿐만 아니라 김건희와 임상협도 믿어달라. 그들도 골은 못 넣었지만 정말 팀을 위해 희생도 많이 했고 팀을 도왔다. 오늘은 팀 전체가 잘해서 이긴 것"이라며 동료를 향한 응원의 부탁도 잊지 않았다.
다가오는 16일(수) 수원은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현대를 홈으로 불러들여 단판 승부를 벌인다. 이미 1차전은 0-1로 패배했다. 수원은 울산을 상대하기 전에 무승을 끊고 긍정적인 분위기와 자신감을 되찾으려 애썼다. 그리고 수원은 바그닝요의 골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바그닝요는 "골을 기록한 나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자신감을 찾았다. 승리 이후에는 자신감과 함께 탄력을 받는 것 같다. 남은 이틀 동안 잘 준비해 수요일에 승리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바그닝요의 부활 득점포로 수원의 골 갈증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수원은 다가오는 울산전에도 골 가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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