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로이드’ 복용 혐의를 받고 있는 EPL 하위권 팀들

스완지 원정 승리 직후 사진 ⓒ 사우스햄튼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 | 임형철 기자] 이맘때쯤 하위권 팀에게 아주 용한 약이 있다. 바로 ‘강등로이드’다. 시즌 내내 풀이 죽어 있던 팀도 펄쩍 뛰게 한다는 이 강등로이드는 챔피언십(2부 리그)에 매우 격한 거부 반응을 생기게 하고 동기부여가 떨어진 선수도 구단에 충성하게 만드는 등 극적인 효과를 일으킨다. 올 시즌도 강등로이드 효과로 재미를 본 하위권 팀들이 눈에 띈다. 많은 팬이 이 팀들의 강세를 보며 강등로이드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 웨스트브롬위치 페이스북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강등로이드 효과 전 : 9경기 1무 8패
강등로이드 효과 후 : 5경기 3승 2무

강등로이드 효과로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낸 팀임과 동시에 가장 달라진 게 없는 결과를 맞은 팀이다. 앨런 파듀의 사임 직전 9경기에서 1무 8패를 달리던 팀은 대런 무어 임시 감독 선임 후 5경기 무패를 이어갔다. 이 5경기 동안 맨유 원정 1-0 승, 홈 리버풀전 2-2 극적 무승부, 홈 토트넘전 1-0 승을 거두며 강등로이드 효과를 발휘했다.

토트넘전 90+2분에 리버모어의 극장 골이 터질 때만 해도 웨스트브롬위치의 기회는 남아있었다. 평일에 열릴 스완지 대 사우스햄튼 경기에서 두 팀이 비기면 최종전까지 잔류를 위해 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사우스햄튼이 승리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웨스트브롬위치의 강등이 확정됐다. 돌아보면 강등로이드 효과가 너무 늦게 발휘된 것이 아쉽다. 더 일찍 파듀 감독의 교체를 단행했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첼시전이 끝난 직후 잔류를 선언하며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 ⓒ 허더즈필드 트위터

허더즈필드 타운
강등로이드 효과 전 : 4경기 1무 3패
강등로이드 효과 후 : 5경기 1승 3무 1패

원래는 강등권에서 어느 정도 달아난 팀이었으나 3월 4경기에서 1무 3패를 거둬 불안감이 고조됐다. 시즌 내내 올 시즌 리그 최저 득점 팀 타이틀을 겨루던 팀인데 남은 일정에서 승리는커녕 골이라도 제대로 넣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최종전까지 잡힌 죽음의 3연전은 허더즈필드의 잔류 가능성을 더욱 암담하게 했다. 허더즈필드는 맨시티, 첼시, 아스날을 마지막 한 주에 몰아서 만나야 했다.

다행히 4월부터 치른 5경기에서 1승 3무 1패로 승점 6점을 획득해 최종전을 앞두고 잔류를 확정했다. 강등로이드 효과가 늦지 않게 발동됐다. 추가 시간에 톰 인스의 극장 골로 이긴 왓포드전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이 승리로 죽음의 3연전에 여유가 생긴 허더즈필드는 맨시티전, 첼시전을 연속해서 비기며 승점 획득에 성공했다.

스완지 원정 승리 직후 사진 ⓒ 사우스햄튼 페이스북

사우스햄튼
강등로이드 효과 전 : 2무 5패
강등로이드 효과 후 : 2승 2무

강등로이드 효과를 보기 직전엔 아스날과 첼시에 2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 두 경기가 마크 휴즈 감독에게 힌트를 줬다. 백스리로 전술을 바꾸자 사우스햄튼은 강팀을 상대로도 나쁘지 않은 경기를 보여줬다. 최종적으로 리드를 못 지킨 수비력이 아쉬웠지만, 경기력으로는 중간중간 상대를 압도하기도 했다. 마크 휴즈 감독은 남은 일정도 백스리를 고집하기로 했다. 사우스햄튼의 강등로이드 효과는 그렇게 시작됐다.

레스터전 무승부, 본머스전 승리로 빠르게 분위기를 전환한 사우스햄튼은 지난 주말 에버튼전에서도 기세 좋게 선제골을 넣었다. 종료 직전 톰 데이비스에게 동점 골을 내줘 기운이 빠지긴 했으나 가장 중요했던 스완지전을 승리로 마쳐 사실상 잔류에 가깝게 다가섰다. 유독 강등로이드 효과를 톡톡히 본 선수는 가비아디니였다.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하던 가비아디니는 가장 중요했던 스완지전에서 교체 투입 후 결승 골을 넣어 팀을 구했다.

프리미어리그 4월의 선수상을 받은 윌프리드 자하 ⓒ 크리스탈팰리스 페이스북

크리스탈팰리스
강등로이드 효과 전 : 1승 2무 6패
강등로이드 효과 후 : 3승 2무

호지슨 감독은 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 빠진 팰리스에 부임해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꾼 바 있다. 변화의 효과가 중후반기까지 지속하진 못했지만, 그는 힘이 빠질 법한 시즌 말미에 또 한 번의 반등을 이뤄냈다. 폼이 불확실했던 벤테케를 과감히 배제하고 자하와 타운젠드를 투톱으로 한 4-4-2 시스템을 가동한 것이 주요했다. 공격의 속도와 결정력까지 갖추게 된 팰리스는 레스터를 5-0으로 무너트리는 등 강등로이드 효과를 강력하게 발휘했다.

4-4-2 시스템의 좌우 윙에는 중앙 미드필더인 로프터스-치크와 제임스 맥카터를 기용했다. 투톱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공격에서 간결한 연계를 하려는 의도였다.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프리미어리그 4월의 선수 수상자이기도 한 윌프리드 자하다. 자하는 전술 변경 후 5경기 4골 1도움의 극적인 활약을 남겨 팀 잔류에 이바지했다. 원래도 잘했지만, 강등로이드 효과가 더해진 자하의 기세는 언터쳐블이었다. 스토크 원정 2-1 역전 승을 거둔 팰리스는 여유롭게 잔류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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