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

[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SNS는 인생의 낭비일까? 울산 김도훈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 표현의 자유는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팀을 위해 써야 한다"라고 밝혔다.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1라운드에서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은 수원삼성과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났다. 지난달 30일 황선홍 감독이 FC서울을 떠나며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다. 김도훈 감독은 "동업자로서 짠한 건 사실이다"라며 "아직 연락도 못해봤다. 시간이 나면 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황선홍 감독의 비판 중에는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기는 박주영의 SNS였다. 박주영은 "최근 2년간의 서울이 서울 답지 못해서 죄송하다"라는 게시물을 올렸고 수일 후 "지난 게시물로 팀에 해를 끼친 선수가 됐다. 그래도 할 말은 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선수단 내부 갈등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황선홍 감독 자진 사임의 직접적인 원인은 될 수 없었지만 그만큼 팀의 분위기가 어려웠다는 걸 암시했다.

이와 같은 축구계 평가에 김도훈 감독은 "SNS를 통한 표현의 자유는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팀을 생각하면 안 좋은 얘길 하는 건 나는 조금 안 좋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 어떤 의도로 SNS를 올릴지는 몰라도 팬들이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것"이라며 "좋은 쪽은 좋게 받아들이고 아닌 쪽은 안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팀을 위해서 별로 좋은 일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구단은 선수단 내에 SNS에 해당하는 규정이 명문화되어 있다. 숙소 생활 지침 등과 함께 SNS 사용에 약간의 제한을 두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팀에 대해 안 좋은 일을 알렸을 때는 코치진의 회의를 통해 이 선수의 벌금 여부를 정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팀마다 다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 SNS를 금지하는 건 옳지 않다. 팀에 대해 좋은 소식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서로 지켜야 할 선이 있다"라고 말했다. SNS를 최대한 팀을 위해서 써달라는 당부의 말이었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진출하며 SNS 사용을 완전히 금지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해외 축구계에서 불거지는 SNS 논란은 다수 매체의 논쟁 거리로 소비된다. 김도훈 감독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팀에 관해서 얘기할 수 있는 범위가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위에서 누른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좋은 쪽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인 만큼 선수들의 고충도 알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지도자에 관한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도훈 감독은 "우리 땐 SNS가 없었다. 동료들과 함께 험담을 하긴 했다"라면서 취재진을 웃음 짓게 했다. 이어 "안에서 풀어야지 가정사를 다 얘기하면 되겠느나"고 덧붙였다.

울산도 힘든 시기를 겪었다. 지난 시즌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하며 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초반에도 연패를 기록하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울산에서는 선수들의 SNS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 김도훈 감독도 "적어도 내가 부임한 이후엔 문제가 될 일은 없었다"라면서 "대신 들키면 죽는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마지막으로 "표현의 자유는 보장받아야 한다. 서로의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서로 풀어야 할 일"이라며 지켜야 할 '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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