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도시공사 수비수 제니퍼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효창=홍인택 기자] 수원도시공사가 현대제철 H CORE 2018 WK리그 개막 후 무실점 2연승을 기록했다. 수원도시공사는 창녕 WFC와 서울시청을 연달아 1-0으로 잡으며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를 마친 수원도시공사 박길영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승리할 수 있어서 만족하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무실점 2연승을 거둔 성적에 관해서는 "작년에 실점이 많아서 비시즌 동안 코치진과 상의해 조직 훈련에 힘썼다. 백 스리도 겸하면서 경기를 치른 게 주요했다"라고 분석했다.

수원의 무실점 경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중앙 수비수 제니퍼다. 제니퍼는 페이지와 함께 수원의 둘뿐인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날 제니퍼는 수원의 중앙 수비를 책임지며 서울시청의 공세를 훌륭하게 막아냈다. 수시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간을 커버했고 서울시청 공격수들을 꽁꽁 묶었다.

박길영 감독은 "제니퍼는 영리하고 공을 다루는 능력도 좋다. 원래 미드필더도 할 수 있는 친구"라고 칭찬하며 "빌드업 과정이나 수비에서 전투력은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커버 플레이나 팀 운영에 있어서는 좋은 선수다"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경기를 마친 제니퍼는 "어려운 경기였다. 쉬운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팀으로서 동료와 함께 열심히 뛰었다"라고 말했다. 무실점으로 2연승을 이어간 것에 관해서는 "수비수들이 다 잘 뛰어줬고 열심히 함께 뛰었다. 경기 내내 싸웠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자신보다 팀을 위한 모습을 보였다.

제니퍼의 국적은 미국이다. 그녀는 어떻게 수원에 합류할 수 있었을까. 제니퍼는 "에이전트에게 팀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니퍼는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특히 우리 엄마가 한국인이기도 하고 가족을 위해 뛰겠다고 생각해 한국에 오게 됐다.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문화를 느끼고 싶었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이지만 그녀에게 한국어는 또 다른 도전 과제다. 그녀는 "역시 언어가 가장 까다롭다"라고 했다. 그러나 제니퍼는 곧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같은 팀 공격수 페이지와 내가 외국인이라서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다. 그들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려주고 통역도 매우 도움이 된다. 동료들이 너무 친절하고 팀으로서 잘 헤쳐나갈 수 있다."

박길영 감독이 사실 확인을 도와줬다. 박길영 감독은 "맞다. 제니퍼의 어머니는 한국 분이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계시다. 아버지는 일본 미군기지의 엔지니어다"라고 전했다. 박 감독은 이어 "처음에는 선수들을 수소문하다가 에이전트가 제니퍼를 추천하면서 어머니가 한국 분이라고 하더라. 지켜보니 실력이나 인성도 괜찮고 우리로서는 안정적인 중앙 수비수를 찾았다. 잘 연결된 것 같다"라며 제니퍼의 영입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제니퍼는 워낙 성실하다. 음식도 그렇고 한국에 너무 잘 적응했다. 페이지와 한국어 공부도 열심이다. 한국에 왔으니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게 맞다고 하더라. 통역도 필요 없다고 말하더라"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박길영 감독의 말처럼 제니퍼는 한국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제니퍼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더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즐겨야지(enjoy it)"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니퍼와 수원도시공사가 무실점 경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이날 명단에서는 빠졌던 서현숙까지 들어오면 수원도시공사의 수비력은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제니퍼 또한 한국인 어머니를 생각하며 WK리그에서 수원의 수비를 책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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