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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지난달 29일 인천유나이티드와 경남FC의 K리그 경기가 끝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들썩였다. 선수들이 탈 선수단 버스 앞에서 다수 인천팬들이 모여 불만을 쏟아냈다.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가기 전부터 인천 믹스드존 앞은 많은 수의 팬들이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이기형 나가라"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경남 선수들이 믹스드존을 빠져나가면서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소란의 발원지는 경남 선수단의 버스 근처였다. 일부 인천 팬들은 경남의 버스를 막으려 시도했으나 보안 요원과 일행에 의해 저지당하기도 했다.

원인은 경남 골키퍼 손정현이었다. 사건은 경기 후반 28분경 일어났다. 아길라르가 이정빈과 교체되기 전 멀리 찬 슛이 관중석을 향했다. 손정현은 볼보이가 전달한 공을 잡고 있다가 관중석에서 다른 공이 들어오자 흘러들어온 공을 다시 관중석을 향해 찼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천의 한 여성 팬이 손정현이 찬 공에 맞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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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천 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 믹스드존 출입구에 모여 손정현과 경남 선수단을 향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일부 팬들은 보안 요원에 의해 경남 버스를 막지 못할 듯이 보이자 일찌감치 주차장 입구로 향했다. 경남 선수단이 빠져나갈 때까지 일부 팬들은 욕설과 함께 버스 벽을 두드리며 손정현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손정현은 <스포츠니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잘못한 행동이 맞다. 선수로서 자질이 부족한 행동을 했다. 벌 받을 일을 했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뼈에 새기겠다"라며 수차례 "인천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애초에 그런 공을 찼으면 안 됐는데 생각이 짧았다. 뭐든 다 조심했어야 했다"라며 "버스에 타기 전에 죄송하다고 인사하고 가까이 가서도 사과 말씀을 전하려고 했는데 경호원분들이 더 가까이 못 가게 하셨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손정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깊은 한숨과 함께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어 "지인들도 나에게 '선수로서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연락을 주셨다"라면서 "인천 팬들, 멀리서 오신 경남 팬들에게도 죄송하다. 경기장에 오신 분들 모두에게 죄송하다. K리그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해서 죄송하다"라며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SNS 계정으로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는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고 또 조심하겠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어 지난 30일 늦은 시간에는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라며 "그 어떤 말로 사죄한다해도 그날 한 행동이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의) 마음이 풀리실 때까지 사과하고 반성하겠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추가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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