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때문에 애 먹이는 두 남자, 바그닝요와 포프


ⓒ 부천FC1995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부천FC1995 외국인 선수들의 ‘카드 잔혹사’는 끝날 수 있을까? 일단 포프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수원삼성과 전북현대의 경기에서 수원은 이승기와 이동국에게 실점하며 0-2로 패배, 전북 원정에서 승점을 획득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패배만큼 뼈아픈 것이 하나 더 있다. 이날 수원은 두 명이 퇴장 당하며 다음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수원의 입장에서는 퇴장이 아쉬운 한 판이었다. 전반 19분에 바그닝요, 44분에는 장호익이 퇴장 당하며 수원은 45분 넘게 9명이서 싸워야 했다. 특히 바그닝요의 퇴장은 상당히 아쉽다. 전북 최철순의 발을 밟으며 VAR 판독 이후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 받았다. 굳이 할 필요 없는 행동이었다. 두 번의 퇴장 모두 불필요했지만 바그닝요의 퇴장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바그닝요의 카드 관리 문제는 새삼 불거진 것이 아니다. 그는 과거 부천FC1995에서 뛸 때부터 카드 관리에 대한 지적을 수 차례 받았다. 바그닝요는 부천에서 두 시즌을 뛰는 동안 경고 21회와 퇴장 2회를 기록했다. 그의 포지션이 공격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많이 받은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부천 팀 동료인 문기한이 경고 8회, 닐손주니어가 경고 6회를 받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당시 부천의 감독들은 바그닝요의 카드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2016년 부천의 지휘봉을 잡았던 송선호 K리그 경기감독관은 “카드 관리를 위해 당시 바그닝요에게 벌금을 세게 물렸다. 하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게다가 바그닝요가 많은 가족을 부양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벌금을 조금씩 줄이기도 했다”라고 회상했고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정갑석 감독 역시 “상당히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그닝요는 2018시즌 수원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부천의 ‘외국인 카드 관리’는 바그닝요의 이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올 시즌 부천에 합류한 포프의 카드 관리가 조금씩 걱정거리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난 성남FC와의 경기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던 포프는 복귀전인 부산아이파크전에서 곧바로 경고를 받았다.

부천 포프
성남과의 경기에서 포프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 부천FC1995 제공

부천의 입장에서는 바그닝요의 사례가 떠오를 수 있다. 정 감독에게 이에 대해 물어보니 그는 “그래도 바그닝요 때보다 낫다”고 웃으면서 한 일화를 들려줬다. 포프가 성남전에서 퇴장을 당하고 나서의 이야기다. 당시 포프는 한 가지 불만이 있었다. 퇴장보다 퇴장으로 인한 벌금이 불만이었다. K리그에서는 선수가 퇴장을 당하면 프로축구연맹에 벌금을 내야한다. 포프는 이 부분에 대해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어쨌든 부천의 입장에서는 선수를 이해시켜야 했고 벌금 또한 내야했다. 그리고 그 설득 작업은 정 감독이 해야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만일 국내 선수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훨씬 쉬웠을 것이다. 서로 말이 통하니 감정을 잘 다독이면서 말해주면 될 것이다. 하지만 포프는 외국인이다. 대화에 있어서 통역이 필요했고 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내 말을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포프를 이해시켜야 했다.”

고민 끝에 그는 결심했다. 그리고 부산과의 경기 전날 포프를 불렀다. 자리에서 그는 딱 한 마디를 던졌다. “그 벌금, 내가 낼게.” 만일 포프가 끝까지 벌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경우 정 감독 자신이 벌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포프는 깜짝 놀랐다. “그 벌금을 왜 감독님이 내야 합니까? 낼 거면 제가 냈습니다”라고 말했다. 포프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나오자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 감독은 차분히 포프에게 이야기를 했다. “연맹에서 규정한 벌금에 대한 것은 선수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벌금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것 같다. 그러니까 포프 네가 좀 이해를 해다오.” 포프는 더 이상 반발하지 않았다. “감독님이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제가 이해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벌금 내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경기(부산전) 지장 없도록 하겠습니다.”

포프를 잘 다독인 정 감독이다. 하지만 그는 외국인 선수들의 인성이 좋기 때문이라고 그들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포프와 닐손주니어 두 외국인 선수들이 정말 좋은 친구들이다. 국내 선수들 못지 않다. 팀 동료들과 잘 어울리면서 감독이 겪게 되는 고충까지 생각하는 속 깊은 친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팀의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정 감독의 표정에서는 뿌듯함이 묻어나왔다. 아마 29일 바그닝요의 퇴장 장면을 부천이 봤다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 않았을까.

wisdragon@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AvtH1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