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진은 얻은 기회를 잘 잡았다.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전세진이 바그닝요와 교체되는 순간, 그의 이름과 큰 박수 소리가 빅버드 안에 가득 찼다. 전세진은 "말 못 할 가슴 찌릿한 큰 감동을 느꼈다. 팬들의 환호가 제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왔다"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9라운드에서 수원삼성 전세진은 지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이날 경남FC를 상대로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원삼성은 0-0 균형을 이루던 승부에서 전세진의 골로 먼저 앞서갔고 이어진 데얀, 김종우의 골에 힘입어 3-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전세진은 "오늘도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선발로 출전했다. 인천전에 골을 넣었지만 경기력이 많이 아쉬웠다. 혼자 영상도 보고 생각도 많았다.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찾아서 좋았다"라며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전세진은 쉴새 없이 경남 골문을 향해 돌진했고 슈팅했다. 1999년에 태어나 아직 20살이 채 되지 않은 이 어린 선수는 경남의 골칫거리였다. 데얀을 막자니 전세진과 염기훈이 경남 수비를 위협했고 또 이 둘을 막자니 데얀을 놓치기 일쑤였다. 이기제와 김종우, 최성근이 중원을 장악했고 공격 마무리는 데얀과 염기훈 전세진이 해냈다.

61분 동안 훌륭한 활약을 펼친 전세진은 후반 16분 바그닝요와 교체됐다. 전세진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 빅버드에는 그의 이름이 크게 울려 퍼졌다. 박수 소리가 경기장을 뒤엎었다. 터치라인 바깥으로 나오자 그를 기용했던 서정원 감독은 그를 품에 안으며 "잘했다"라고 격려를 잊지 않았다.

그동안 수원 팬들은 복잡한 마음으로 전세진을 바라봤다. 기대되는 신인 선수로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정황이 포착되어 미운털도 박혔다. 언제든지 팀을 떠날 수 있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반면 전세진의 활약에 기뻐하는 수원 팬들이 있었다. 이날은 그 모든 복잡한 마음이 하나로 뭉쳤다. 빅버드를 찾은 모든 수원 팬들이 그에게 "수고했다"라며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전세진은 그 순간에 대해 "말 못 할 가슴 찌릿한 큰 감동을 느꼈다. 팬들의 환호가 제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왔다"라고 기억했다. 그는 "팬들은 항상 나에게 큰 힘이 된다. AFC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못했을 때도 출전에 축하해주셨고 인천전에 뛸 때도 축하해 주셨다. 이번 경기에도 팬분들이 내 이름을 많이 불러주셨다. 한 분 한 분 다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인천전에 이어 이번 경남전에서도 골을 넣었다. 정작 본인은 인천전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전세진은 "인천전 때 공을 받을 때 내가 너무 급하더라. 원래 팀 훈련을 할 때는 드리블도 많이 했는데 인천전에서는 쉽게 하려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공을 주려고만 하다 보니까 급했던 모습이 나왔다"라며 지난 경기를 평가했다. 이어 "오늘은 급하게 하지 않고 침착하게 하려고 생각했다. 공을 받는 포지션을 생각했다"라면서 개선점을 찾았고 그대로 보여줬다. 그는 이기제의 패스를 받으면서 완벽한 기회를 잡았고 팀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두 경기나 연속으로 골을 넣으면서 언론도 그를 주목하고 있다. 전세진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언론에서 주목하는 만큼 발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K리그는 어린 선수들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단순히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 아닌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어린 선수들을 원했다. 어린 스타를 원했다. 전세진은 동갑내기인 FC서울의 조영욱과 함께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전세진으로서도 조영욱의 활약은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그는 "경기 끝나고 잠깐 봤는데 조영욱도 골을 넣었다고 하더라. 우리처럼 어린 선수들이 들어가서 공격포인트를 올린다는 게 경쟁심도 생기지만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전세진은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 특히 서울을 상대할 때 골을 넣고 싶다"라면서 라이벌 의식을 불태웠다. 오늘 경기처럼 서울 골문에 골을 기록한다면 수원 팬들의 복잡한 마음은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전세진은 염기훈, 권창훈에 이어 수원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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