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FC 서포터스 '그라지예' 제공

[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대구FC가 드디어 올 시즌 K리그1 첫 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서포터스에도 달콤함이 찾아왔다.

15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대구FC와 강원FC의 경기에서 서포터스들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첫 사랑, 첫 키스 < 첫 승'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첫 사랑과 첫 키스의 기억은 달콤하다. 팬들에게 올 시즌 첫 승은 그보다 더 달콤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이 현수막은 경기 내내 가변석 뒤에 걸려 있었다.

게다가 이번 강원전에서 대구 구단은 '우리들의 축구단, 우리들의 봄'이라는 슬로건으로 경기를 홍보했다. 봄을 맞이해 커플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준비했다. 경기장 주변에도 꽃이 가득했고 그라운드와 전광판에도 따뜻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하지만 서포터스의 마음 속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 첫 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구는 아직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대구는 3무 3패를 기록했다. 전력 상 약체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믿었던 외국인 공격수들마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다. 참고로 K리그1으로 승격한 후 첫 시즌인 2017 시즌에는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전남을 상대로 홈에서 2-1로 이겼다. 첫 승이 비교적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구에 이번 강원전은 더욱 머리가 아픈 경기였다. 지안과 카이온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었다. 안드레 감독은 대체 자원에 믿음을 보냈지만 그래도 '이길 수 있을까'란 물음표가 붙었다. 승리를 위해서는 골이 필요했고 대구에서 골을 책임져줄 주요 자원은 외국인 공격수였다. 이번에도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대구는 전반 25분 김경준의 골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 나갔다. 이대로라면 첫 승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축구는 안심하는 순간 허를 찌른다. 후반전 들어 정치인이 VAR 판독에 의해 퇴장을 당하더니 후반 33분 한희훈의 자책골로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좋은 경기를 해놓고 이기지 못한다면 타격은 더 클 것으로 보였다.

모두가 조금씩 체념할 무렵 대구는 다시 한 번 반전을 선사했다. 후반 39분 코너킥 상황 이후 혼전 속에서 김진혁이 통렬한 슈팅으로 강원의 골문을 갈랐다. 2-1로 앞서나가는 대구였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얻어낸 기회를 살려낸 덕분이었다. 그리고 이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대구는 2-1로 승리, 7경기 만에 첫 승을 얻어냈다. 그리고 첫 사랑, 첫 키스보다 달콤한 첫 승에 팬들도 환호했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