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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상암=홍인택 기자] 고요한이 또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고요한은 두 골을 기록하며 팀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

매 시즌 FC서울이 위기를 겪으면 고요한이 나타난다. 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끈다. 지난 시즌에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팀이 힘들면 그가 나타난다. 공간만 있으면 귀신같이 찾아 들어가 골을 기록한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요한은 팀이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동점골과 역전골을 기록하며 팀의 역전승, 첫 승리를 이끌었다. 두 번의 골 모두 공을 유니폼 안에 넣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고요한은 이미 고결이라는 이름의 딸이 있다. 그런데 골을 넣고 두 번 모두 임신을 연상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고요한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얼마 전에 알았다. 병원에서 애를 다 키우고 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두 번째 아이를 위한 자축포를 터뜨리는 날 고요한은 두 골을 넣었다.

고요한은 FC서울의 기둥과 같은 존재다. 신태용 감독의 국가대표팀 승선도 꽤 유력한 편이다. 그의 희생과 헌신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다. 이날도 오른쪽과 왼쪽, 중앙을 오가며 팀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황선홍 감독이 강조했던 팀의 속도가 살아나게 된 요인은 다른 누구보다도 고요한이었다.

서울은 지난 수원 삼성을 만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지지 않았지만 크게 보여준 장면도 없었다. 고요한은 "아직 우리 팀의 조직력이 부족한 면이 있다. 선수들과 감독님까지 서로 하나가 되자고 얘기했던 게 맞아 떨어져서 힘들게 1승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지난 수원전과 이번 포항전을 되돌아봤다.

그는 "승리가 간절했다. 그 간절함에 오늘 승리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도 이 분위기를 이어 가서 연승할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이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고요한의 말처럼 서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선택했다. 선수단이 대대적으로 개편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탄생했다. 그러나 팀의 기둥은 여전히 남아있다. 팀의 원클럽맨으로서 또한 팀에서 가장 오래 서울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로서 바라보는 새 동료들은 어떤 모습일까.

고요한은 "내가 원클럽맨이라서 말한다기보다 서울이라는 팀은 K리그를 이끌어가야 하는 팀이다. 서울에 소속된 모든 선수들이 그런 자부심을 느껴야 할 거 같다. 경기 도중에서 집중력을 잃는 부분이 있는데 다스릴 필요가 있다"라며 팀 동료들을 일깨웠다.

고요한은 "우리 팀에서 내가 제일 오래 남아있기도 했고 올해 부주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팀 성적이 안 좋아 책임감도 크다. 부담감도 쌓이고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도 했는데 오늘 경기로 인해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았으면 한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면 연승도 가능하다"라고 전하면서 그의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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