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외국인 선수 영입 성공 비결은 ‘거품 빼기’


인천 무고사
ⓒ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니어스 | 인천=김현회 기자] 올 시즌 인천유나이티드에 새로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동안 외국인 선수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인천은 올 시즌 무고사와 아길라르, 쿠비를 데려와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합류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부노자까지 주전으로 도약한 인천은 네 명의 외국인 선수가 맹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인천은 재정이 풍족하지 않다. 그럼에도 제법 이름도 있고 실력까지 갖춘 외국인 선수들을 한꺼번에 대거 데려올 수 있었던 건 미스터리 중 하나였다. 무고사는 몬테네그로 현 국가대표 공격수다. U-19 국가대표(7경기 3득점), U-21 국가대표(9경기 5득점), A대표팀(19경기 3득점) 등의 활약을 선보인 그는 최근 A매치에서도 터키를 상대로 환성적인 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인천에서도 개막 이후 두 경기 연속골을 뽑아낸 그는 사후징계로 두 경기를 쉰 뒤 지난 전남전에서 두 골을 기록하며 놀라운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벌써부터 ‘제2의 데얀’이라는 평가가 쏟아진다. 아길라르는 코스타리카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로 A매치 12경기에 나섰고 2018 러시아월드컵 승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원에서 왼발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아길라르와 최전방에서 최고의 골 결정력을 자랑하는 무고사는 올 시즌 인천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이에 비해 선수 경력이 다소 부족한 쿠비도 기대를 훨씬 웃도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이중국적자인 쿠비는 웨스턴 시드니 입단을 시작으로 웰링턴 피닉스, 센트럴 코스트 등 호주 A리그에서 활약했다. 올 시즌 인천에 입단한 뒤로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장해 폭발력 넘치는 드리블을 선보이고 있다. 무고사는 연일 골을 뽑아내는 중이고 아길라르는 중원의 핵으로 떠올랐다. 쿠비 역시 측면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인천은 어떻게 이런 알짜배기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이기형 감독은 비시즌 기간 동안의 고생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기형 감독은 “우리는 매년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고민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면서 “최대한 ‘밖에서 페어하게’ 외국인 선수 영입을 추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밖에서 페어하게’라는 말을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가 여러 에이전트를 거치며 영입에 몸값 이상의 돈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을 애초에 차단했다는 뜻이었다.

인천 이기형
인천 이기형 감독에게 외국인 선수 영입 성공 비결을 물었다. ⓒ스포츠니어스

이기형 감독은 “민감한 부분이라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 많은 일이 있었다”면서 “중간에 낀 거품을 차단했다. 이 선수들이 우리 팀에 올 수 있는 여건을 우리 스스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는 “복잡한 에이전트 문제를 해결하고 정말 이 영입 비용이 선수에게만 돌아갈 수 있게 일을 처리했다. 이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러면서 연봉 거품을 걷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인천이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K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기형 감독은 “일을 깨끗하고 ‘페어’하게 처리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이기형 감독은 선수지원팀 신창훈 대리와 직접 외국인 선수 영입 리스트를 꾸려 영상을 일일이 확인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밤낮이 바뀐 상황에서 현지와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었다. 그는 “현지에서 직접 선수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차가 있어서 우리 시간으로 밤 늦게나 새벽에 일을 해야 했다. 그 시간에 현지 에이전트나 선수와 접촉할 수 있었고 영상도 그 시간이 돼야 받을 수 있었다”면서 “그 작업을 한 달 넘게 했다. 전지훈련에 가서도 마지막까지 이 작업을 했다. 신창훈 대리와 정말 오랜 시간 고생했다. 그렇게 고생해서 데려온 선수들이 잘하고 있어 기쁘다”고 웃었다.

이기형 감독은 “우리 팀에 맞는 스타일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최대한 내가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까지 이 선수들이 빨리 팀에 적응할 줄은 몰랐다. 실력도 있고 친화력도 갖춘 친구들이라 팀에 빨리 녹아들었다. 경기를 하면 신창훈 대리와 함께 ‘우리 고생이 헛된 게 아니었다’는 말을 종종한다. 고생한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기형 감독은 “이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이 어우러져 이제는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경기력도 살아나고 팀 자체도 수준이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걱정도 생겼다. 임대로 데려온 무고사와 아길라르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이 선수들을 내년엔 인천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기형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고 결정할 일이지만 이 선수들에게 한 만큼 대우를 해준다면 다음 시즌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성품도 훌륭한 선수들이다. 좋은 대우를 해주면 이 선수들도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기형 감독은 “이 선수들과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천은 일단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영입 ‘거품빼기’에는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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