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수문장 장대희는 2실점에도 실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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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인천=홍인택 기자] 선방에 선방을 거듭했다. 전반 이른 시간 무고사에게 골을 먹혔던 이 선수는 남은 80분 동안 잘 막아냈다. 무승부를 잘 지키나 했는데 인천의 마지막 공격을 지키지 못했다. 다행히 팀은 최재현의 극장골로 무승부를 거뒀다.

전남의 뒷문을 지키는 장대희는 계속되는 실점에도 실망하지 않는다. 계속 다음 경기를 생각하고 있다.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멘탈은 이런 점에서 나온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말에 그의 자신감과 기대감이 엿보인다.

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5라운드 장대희가 골문을 지키는 전남 드래곤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전남은 한찬희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경기 종료 직전까지 1-1이라는 점수를 잘 지켜냈다. 인천 무고사의 골, 전남 최재현의 골이 모두 정규시간이 끝난 이후 터졌다.

수적 열세에 밀린 전남이 2실점에도 끝내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은 분명히 장대희다. 한찬희가 퇴장을 당하자 인천은 무섭게 전남 골문을 향해 슈팅했다. 문선민, 아길라르, 쿠비 등이 계속 기회를 엿보고 유효슈팅을 날렸지만 장대희가 허락한 골은 무고사의 단 두 골이다. 장대희는 이날 인천이 기록한 10개의 유효슈팅 중 8개를 막아냈다.

든든한 골키퍼의 존재는 팀의 빛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경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이 된다. 전남은 수적 열세와 더불어 공격 기회와 볼 점유율도 열세에 빠졌다. 인천은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인천이 만들어낸 기회와 비교하면 두 골은 적은 숫자다. 유상철 감독은 무승부에도 “이긴 것 못지않은 경기”라고 평했다. 장대희가 아니었다면 전남은 인천 원정에서 대패를 당할 뻔했다.

장대희는 울산 현대 소속으로 6경기를 뛰었다. 시즌당 출전 세 경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세 경기씩 출전했다. 작년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전남으로 자리를 옮긴 뒤 오늘 경기로 시즌 3경기를 치렀다. 시즌 초반에 벌써 시즌 최다 출전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장대희는 출전 기록을 묻자 꽤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좋은 상황이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다”라면서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이어 “우리 팀으로서는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다. 그래도 한찬희가 최장 당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같이 끈끈하게 경기했다. 무승부지만 만족하는 결과”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보통 골키퍼들은 팀이 승리해도 실점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여러 골키퍼를 인터뷰할 때마다 클린시트를 하지 못하면 만족한다는 대답을 얻기 어려웠다. 그러나 장대희는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유가 뭘까?

장대희는 개인의 능력보다 팀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장대희의 선방을 칭찬하니 “내가 막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형들이 앞에서 한 발 더 뛰어줬다”라면서 수비진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내가 막을 수 있는 슈팅이 왔다고 생각한다. 수비수들이 조금이라도 방해를 해줬으니까 내가 막을 수 있는 범위로 슈팅이 왔다”라며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 같이 해준 결과”라고 덧붙였다. 즉, 팀이 좋은 모습을 보였고 자신도 팀의 일원이니 만족한다는 대답이었다.

장대희는 울산에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김승규의 뒤를 이을 선수라는 평을 받았다. 그래서 이날 보여준 선방 능력도 그의 반사신경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했다. 장대희의 반사신경은 여전했다. 특히 문선민과 일대일로 만났을 때 반사신경이 빛났다. 문선민은 앞으로 나오는 장대희를 보고 반대편으로 가볍게 공을 넘기려 했으나 장대희는 순간적으로 왼쪽 팔을 들어 문선민의 골을 막아냈다. 이 와중에 장대희는 “내 반사신경이 장점이라기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팀에 도움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임한다”라며 정신적으로 무장한 모습을 보였다.

전남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백 스리를 가동했다. 유상철 감독은 팀이 매 경기 실점하는 것을 신경 썼다. 유상철 감독은 수비수 가솔현의 징계가 풀리자마자 가솔현을 중앙 수비로 기용했다. 장대희는 가솔현의 복귀가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솔현이 형이 사후징계로 마음이 아팠을 거다. 그래서 오늘 더 열심히 뛰어준 것 같다. 솔현이 형이 앞에서 막아줘 실점할 수 있었던 장면에서 막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가솔현의 복귀를 반겼다.

유상철 감독의 고민과는 달리 계속되는 실점에도 장대희는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도 새로 오셨고 이번 시즌 이제 다섯 경기를 치렀다. 아직은 맞춰가는 단계”라며 “처음보다는 그래도 점점 더 잘 막고 있는 것 같다.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유상철 감독의 마음을 모를 리 없다. 장대희는 마냥 낙관하지 않는다. 그는 “나도 클린시트를 빨리 하고싶다. 그게 감독님이 원하시는 모습이다”라며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실망하지 않는 이유는 팀 동료들이 있어서다. 그는 “다 같이 힘을 합쳐서 다음에는 클린시트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장대희는 현재 전남을 감싸는 실점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다음을 노린다. 팀 동료들의 능력을 믿고 움직인다. 팀이 만족하면 자신도 만족한다. 그가 실망하지 않았던 이유는 팀에 좋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장대희도 그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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