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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브라질 사람들은 대부분 유쾌한 편이지만 이 사람은 꽤 단단하다. 에델은 굉장히 이타적이다. 그만의 특별한 이타적인 모습이 그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목표도 개인의 타이틀이 아닌 팀을 위한 목표였다. 물론 그 목표는 성남FC의 승격이다.

돌고 돌아서 한국 땅을 밟았다. 고향 땅에서 시작한 축구는 그리스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한국까지 이어졌다. 한국에서 4년째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할 법도 하지만 그렇게 주목받지 못했다. 대구FC에서 뛰었을 때는 조나탄의, 전북 현대에서 뛰었을 때는 전임자였던 레오나르도의 그림자에 가려진 선수라고만 생각했다.

인터뷰를 해보니 이해가 됐다. 그는 자신보다 팀을 생각하는 선수다. 동료들과의 호흡뿐만 아니라 팀의 철학과 정서에 녹아들기를 원한다. 전북에서는 이런 점이 힘들었지만 대구에 있을 때는 조나탄의 득점력을 최대한 살려냈다. 그래서 에델은 대구에 있었던 2년을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있다.

에델은 성남으로 적을 옮겼다. 그리고 성남 상승세의 주역이 됐다. 이제서야 본인이 빛을 발하는 시점에서도 그는 '팀'을 외쳤다. <스포츠니어스>가 성남 구단 사무실에서 에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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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인데 K리그에서 뛰었던 어느 시즌 보다 흐름이 좋은 것 같아.

한국에서 네 번째 시즌이야. 아직 한국 축구에 적응했다고까지는 얘기 못 하겠어. 일단 준비를 많이 했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구단과 코치진, 동료들이 좋은 믿음을 줬기 때문이야.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어.

그러고 보니까 아시아에 오기 전에 그리스 리그에서 뛰었지? 거기서 유로파 리그도 나갔다면서?

AEK 아테나에서 뛰었어. 러시아의 제니트, 벨기에의 안더레흐트를 상대했어. 유로파 리그에서 뛴 경험은 지금도 소중해. 내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던 경험이야.

그런 좋은 경험을 쌓고 아시아 리그로 눈을 돌리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아.

유럽에서 뛰고 난 후 다시 브라질로 왔는데 다시 해외 생활을 하고 싶더라. 친구들이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어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어. 전북에 있었던 레오나르도와 그리스에서 같은 팀에 있었거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서 한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어떤 얘기를 해줬어?

여러 가지. K리그의 좋은 점을 많이 얘기해줬어. 사람들 사는 방식이나 인생에 관한 얘기도 많이 들어서 꼭 오고 싶었어.

그래도 고향 생각이 많이 나지?

많이 나지. 가족들하고 친구들이 브라질에 있으니까. 많이 보고 싶기도 해. 그래도 해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적응이 됐어. 지금은 괜찮아.

그렇게 해외와 대구, 전북을 돌다가 성남에 와보니 어때?

성남을 잘 알고 있었어. 좋은 팀이었고 여전히 좋은 팀이야. 역사도 깊고 우승도 많이 했지. 아직 K리그2에 있지만 승격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

성남의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

분위기. 코치진과 선수들 사이 분위기가 너무 좋아. 모든 선수가 승격 하나만 생각하고 있어. 승격을 목표로 잡고 그것만 생각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

대구와 전북을 경험했잖아. 성남과 가장 큰 차이점이 뭘까?

대구와 성남은 환경이 비슷하더라. 조건도 그렇고 연령층도 비슷해. 전북은 좋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차이는 있지. 대구에 있었던 이영진 감독은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 최강희 감독이야 워낙 우승도 많이 하고 그만큼 명성이 높은 사람이니까. 두 분에게 배운 것도 많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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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대구에서 지냈던 경험이 성남에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돼?

물론. 대구의 환경이 지금 도움이 많이 돼. 친구들과 지인들도 아직 대구에 있어. 거의 비슷하다 보니까 도움이 많이 되더라. 대구에서 2년 있었는데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

사실 대구에서는 조나탄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잖아. 전북에 있을 땐 전임자였던 레오나르도의 영향력이 너무 컸었고. 전북에서 뛰는 정혁도 너의 실력을 칭찬하더라. 어딜 가도 주전 공격수로 뛸 수 있는 선수라면서.

정혁이 내 칭찬을? 고마운 일이네. 그 말을 들으니 내가 여태까지 잘 해왔다는 생각이 들어. 대구와 전북에서 내가 가려졌다고 생각하지 않아. 조나탄과 레오나르도가 워낙 잘해서 그럴 수도 있어. 나는 묵묵히 내 일하면서 팀에 도움만 될 수 있다면 만족해.

그런데 지금은 성남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됐어.

내가 주목을 받는 건 동료들이 도와줘서라고 생각해. 대구나 전북에서도 그렇고 성남에서도 느껴. 선수들이 모두 책임감을 느끼고 뛰고 있어.

골을 계속 넣고 있어서 주목받는 게 아닐까? 골을 더 넣으려면 지금 도와주고 있는 동료 중에 누가 더 많이 도와줘야 할까?

모두 도와줬으면 좋겠어. (웃음) 일단 골을 많이 넣으려면 혼자만의 힘으론 안 돼. 모두가 도와줘야 해. 항상 선수들이 100% 몸 상태를 유지해서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

아무래도 무랄랴가 많이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무랄랴와는 언어가 같으니까. 무랄랴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와 친하게 지내려고 해. 올 한 해는 무랄랴와 나에게 중요한 시기야. 둘이 준비 잘 해서 시즌을 잘 치르자는 얘기도 많이 해.

지금 팀의 득점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잖아. 부담감은 없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어. 한 경기를 위해 일주일 동안 잘 준비하고 있어. 운동장에 들어가서 내가 준비한 걸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

그러고 보니 남기일 감독이 에델을 향해 한국 선수 같다는 얘길 했어. 알고 있었어?

아니. 전혀 몰랐어. (웃음)

이제 알았겠네. 외국인 선수로서 그런 말을 들으면 어때?

기분 좋지. 내 축구나 내 멘탈이 한국에 적응했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그 이상으로 좋은 말을 듣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네.

남기일 감독의 지도를 직접 체험해보니까 어때?

너무 좋은 분이야. 성격도 있고 능력도 좋아. 철학도 뚜렷하고. 남기일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대화도 많이 하려고 하더라. 선수들 처지를 이해하려 하고 선수가 질문하면 이해를 도와줘.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회생활도 잘 하는 걸 보니 정말 한국인이 다 됐네. 그런데 슬프게도 한국인들은 잘 못 쉬어. 쉬는 날엔 보통 뭐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해. 쉬는 날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산책도 하고 쇼핑도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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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얘기를 하니까 생각나네. 아들 다비와 딸 알씨야는 잘 크고 있어?

잘 크고 있어. 아이들이 거의 한국에서만 자랐어. 어린이집도 잘 다니고 생활하는 데 크게 불편한 건 없는 것 같아. 집에 돌아오면 친구들 얘기도 많이 하더라. 그런데 내가 만약 다른 곳으로 가면 또 적응을 이렇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좀 돼.

이번 봄은 꽃이 피자마자 비가 와서 금방 졌어. 가족들과 꽃 구경은 좀 했어?

못했어. 보통 쉬는 날이 평일이라서 기회를 잡기가 어렵더라. 주말이라면 상관없는데 평일엔 아이들 학교도 가야 하니까. 꼭 꽃 구경이 아니더라도 다른 할 수 있는 것도 찾으러 다닐 거 같아.

그래. 잘 쉬는 것도 중요해. 다음 홈 경기가 부천FC1995인 만큼 중요한 일이야.

부천이 정말 잘하고 있어. 5연승에 실점도 적어. 그렇다고 우리가 겁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우리가 그때까지 준비를 잘 해서 긴장하고 집중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야.

자꾸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미안해. 하지만 부천 포프와의 비교도 피할 수 없을 거 같아.

괜찮아. 공격수끼리 비교되는 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지. 우리 둘 다 외국인 선수이기도 하고. 포프는 좋은 선수야. 부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어. 다시 K리그로 왔는데 우리 팀이 가장 주목해야 하고 가장 조심해야 할 선수라고 생각해.

포프는 그렇고, 에델은 어떤 선수가 되고 싶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 같이 뛰고 같이 수비하고 같이 골도 넣고. 득점왕 욕심은 그다지 없어. 팀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

그럼 골은 누가 넣어?

모두가 골을 넣는다면 좋겠지. 나 말고 한 명만 더 꼽자면 아무래도 주현우가 넣어줬으면 해. 비슷한 포지션에서 뛰다 보니까 경기를 치를수록 서로 알게 되는 것도 있어. 주현우와 같이 골을 넣을 수 있으면 좋겠어. 팀 목표는 무조건 승격이야. 성남이 1부리그로 올라갔으면 좋겠어. 개인적으로는 득점왕보다 가능한 한 골을 많이 넣고 싶어. 나를 포함한 선수들이 팀을 위해서 뛰는 게 가장 큰 목표야.

승격을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

긴장감을 유지해야지. 우리가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게 준비를 잘 해야 해. 경기를 거듭할 때마다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팀이 될 거야.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어?

팬들이 매 경기 응원해줘서 감사함을 느껴.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거야. 계속해서 좋은 응원을 부탁드리고 싶어.

그는 대구와 전북을 오가며 훌륭한 공격수 동료들을 만났다. 그들의 뒤를 묵묵히 받치는 역할을 했다. 이제 그는 성남 유니폼을 입고 성남의 득점을 책임진다. 그런 에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의 득점이 아닌 성남의 승격이었다. 그의 말을 들으니 누구 한 명의 득점 기록이라는 건 어쩌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델이 그리는 팀은 좀 더 단단한 덩어리가 아닐까. 에델은 그 덩어리를 더 단단히 뭉치게 하는 응집제 역할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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