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계정 주인이 캡처하지 않는 이상 빨간 동그라미 속 메인 사진은 나오지 않는다.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지난 달 22일 <한 축구 해설위원의 충격적인 여론 조작>이라는 기사를 통해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축구 해설위원 김태륭 씨가 10년 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수십만 명이 활동하는 축구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극도로 찬양하고 다른 해설위원들을 조롱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물론 나 역시 이 일의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김태륭 씨는 이미 지난해 11월 자신이 사과한 일도 “김태륭이 덮어줬다”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충격을 받은 여러 해설위원들은 김태륭 씨의 사과 전화를 거부하거나 “내가 한 일이 아니라 처남이 쓴 글”이라는 해명을 듣고는 더 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진 뒤 김태륭 씨에 대한 SPOTV 및 KBS 해설위원직 하차에 대한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김현회] 한 축구 해설위원의 충격적인 여론 조작 (기사 바로가기)

여론조작, 처남과 후배가 한 짓이다?

하지만 김태륭 씨는 이 의혹을 전면 부인한 뒤 지금까지도 활동이 버젓이 하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달 22일 “글을 게시한 건 처남과 후배다. 둘 모두 축구를 광적으로 좋아하고 나와 허물없이 지낸다. 그러다보니 커뮤니티에서 가족애로 나를 과하게 칭찬하거나 비판에 대해 불필요하게 대응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게시물을 내가 작성했다면 다른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비겁한 변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겠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자신과 처남의 계정으로 여론조작이 이뤄졌지만 자신은 이 사건을 인지하지도 못했다는 뉘앙스였다. 이 여론조작 사건을 처남과 후배의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했다.

지난 달 30일 2차 해명에서는 말을 바꿨다. 1차 해명 당시에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뉘앙스로 해명했지만 2차 해명 때는 “가까운 지인들이 커뮤니티에 나에 대한 좋은 소식을 전하고 누군가 나를 비판하면 옹호해주며 때로는 동종업계 관계자들에 대해 언급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지나친 가족애로 나를 두둔했다. 처남 역시 깊게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도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 처남과 후배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김태륭 씨는 자신의 처남이 이 일을 다 꾸몄다고 했지만 여전히 의혹은 짙게 남아 있다. 김태륭 씨는 명확한 증거들에 대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그의 처남으로 추정되는 계정으로 AFC 지도자 강습회에 참석한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까지 올리며 다른 해설위원을 조롱한 증거가 있다. 처남이 지도자 강습회 내용까지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이 계정으로 김태륭 씨 본인만이 로그인해야 보이는 페이스북 캡처가 올라온 일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 김태륭 씨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의혹을 해명하지 못하면 김태륭 씨는 진실을 피하는 거짓말쟁이가 될 수밖에 없다.

김태륭 씨는 이 글을 자신이 아니라 처남과 후배가 썼다고 했다.

게시글 524개, 댓글 1,811개, 닉네임 변경 87회

지난 달 30일 ‘樂SOCCER’에 김태륭 씨의 처남 전모씨라고 주장하는 이의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매형이 강습회에서 해준 이야기를 내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 썼다”고 했고 김태륭 씨가 로그인해야 보이는 페이스북 캡처에 대해서도 “내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싶어 형의 의견을 물었고 형이 해당 내용을 캡처해 보내줬다”고 했다. 하지만 이 글은 공식적인 해명이라고 볼 수도 없고 빠져 나갈 여지가 너무 크다. 김태륭 씨 본인 의견도 아니고 그렇다고 김태륭 씨가 “이 의견이 사실이다”라고 확인을 해준 것도 아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김태륭 씨가 빠져나가기 좋게 공식 입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처남은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김태륭 씨의 1,2차 해명문과 처남으로 추정되는 이의 해명문은 현재 모두 삭제된 상황이다. 그런데 뜯어보면 김태륭 씨 처남의 해명문은 상식적이지 않다. 매형이 지도자 강습회에서 해준 이야기를 듣고 마치 현장에 있던 것처럼 쓰며 다른 해설위원을 비방했다는 것이나 매형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매형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캡처해 보내줬다는 걸 상식적인 해명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의혹은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10년 넘게 김태륭 씨(혹은 처남)가 ‘아이러브사커’와 ‘樂SOCCER’에 쓴 글 중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게시글은 524개, 댓글은 1,811개에 이른다. 이들은 무려 87회나 닉네임을 바꿔가며 동일 인물이 아닌 것처럼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했다.

이 글을 확인해 보면 여전히 김태륭 씨가 직접 여론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짙게 남는다. 지난 칼럼이 김태륭 씨가 자신을 극도로 찬양하고 다른 축구인을 비방하는 충격적인 여론 조작을 폭로했다면 오늘 칼럼은 김태륭 씨가 “내가 쓴 글이 아니라 처남이 썼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자료를 주로 제시할 예정이다. 김태륭 씨만이 알고 있거나 당사자가 아니면 쓸 수 없는 내용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전혀 설득력 없이 자신을 극도로 찬양하고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헐뜯는 글을 수 없이 써왔지만 그 안에는 김태륭 씨의 여러 흔적이 남아 있다.

김태륭 씨는 이 글을 자신이 아니라 처남과 후배가 썼다고 했다.

김병수와 고려대 축구부에 박식한 공대생?

김태륭 씨는 평소에 김병수 고려대 전 감독을 극도로 치켜세웠다. 그가 훌륭한 지도자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과할 정도로 김병수 전 감독에 대해 평가했다. 2015년 ‘아이러브사커’에서 ‘마르코반바스텐’이라는 닉네임을 썼을 때는 “김병수 감독 진짜 대박”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 닉네임은 김태륭 씨에 대해 “전남에서 인천 가기로 했는데 구단에서 행정적으로 차단. 그래서 1년 쉬고 부천FC 창단 플레잉코치로 갔다”며 “작년 월드컵 기점으로 KBS에서 스카웃해감”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알레오’라는 닉네임을 쓰던 2009년에도 김병수 감독에 관한 게시글에 “한국 축구의 보물”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2007년에도 김병수 감독에 대해 “진정한 천재... 포항의 전술의 실질적인 브레인”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2012년 ‘아이러브사커’에 ‘goblues’라는 닉네임으로는 “김병수 감독이 K리그 사령탑 맞는 순간 그 팀은 감동의 축구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계정은 모두 하나의 계정이다. 김태륭 씨이거나 그의 처남이거나 그의 후배 중 한 명이 쓴 글이다. 참고로 김태륭 씨는 지금껏 여러 방송과 글을 통해 김병수 감독을 극찬한 바 있다. 김병수 감독을 극찬한 ‘알레오’라는 닉네임은 강남구 역삼동에 관한 게시글에는 “우리집 보이네ㅎㅎ”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태륭 씨는 강남구 역삼중학교 출신이다.

김태륭 씨는 자신의 계정으로 여론조작을 한 처남이 자신의 중학교 1년 후배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삼동 관련 게시글에 “우리집이 보인다”는 댓글을 처남이 달았다고 할 수도 있다. 김병수 감독을 평소에 존경해 와 축구인도 아닌 처남에게 2007년부터 김병수 감독에 관한 칭찬을 늘어놓았고 처남이 이를 댓글로 썼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물론 이때 김태륭 씨는 미혼으로 전모씨는 그의 처남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김태륭 씨가 나왔다는 고려대에 관한 이야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2010년 ‘아이러브사커’에는 고려대에 관한 게시물이 올라오자 ‘프로피’라는 계정으로 “고려대 올해 1학년 멤버 장난 아닙니다. 작년 U-20 대표 6명..."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김태륭 씨의 처남은 고려대가 아닌 서울 모대학교 공대를 나왔다. 고려대 축구부 상황을 이만큼 알 수는 없다.

김태륭 씨는 이 글을 자신이 아니라 처남과 후배가 썼다고 했다.

전남 관계자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야기들

김태륭 씨는 2006년 K리그 전남드래곤즈에 입단해 1년 뒤 방출됐다. 당시 전남은 허정무 감독이 이끌고 있었다. 김태륭 씨(혹은 처남)은 2014년 ‘아이러브사커’에 ‘제라르울리에’라는 닉네임을 달고는 “진짜 나쁜사람. 허정무... 자기 연봉은 1원 안빠지고 수당까지 다 챙김”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2013년 ‘reds1995’라는 닉네임으로는 “허정무가 정말 악의 축”이라는 댓글을 남겼고 그러면서 “김태륭 해설 신선한 내용 많음.” “내용이 새로움”이라는 김태륭 씨 찬양 댓글도 달았다. 허정무 감독을 비난하고 김태륭 씨를 극도로 찬양하는 글을 그의 처남이 남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허정무 감독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지 않은 이라면 굳이 쓸 내용도 아니고 “1원 안빠지고 수당까지 다 챙김”이라는 그들만 알 수 있는 속사정을 쓸 이유도 없다.

이뿐 아니다. 이 계정은 김태륭 씨가 전남에 남아 있던 시기에도 전남 소식에 굉장히 빠삭했다. 2007년에는 ‘chris waddle이라는 닉네임으로 전남 선수들의 재계약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아직 이적 공식 발표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남 내부에 있는 이들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소식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댓글을 통해 “출처는 전남 코칭스탭”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글에도 다른 네티즌이 전남 소식을 어디에서 들었느냐고 묻자 “전남 관계자분에게요...”라고 했다. 모두 김태륭 씨가 ’아직은‘ 전남 소속이었던 2007년 1월에 달린 댓글이다. 2006년 12월에는 ‘chris waddle’이라는 닉네임으로 전남 내부 관계자가 아니면 전혀 알 수 없는 글을 주체적으로 남기기도 했다. 아래가 바로 그 내용이다.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의 친형인 피터 아데바요르가 전남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을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며 당사자만 알 수 있는 글을 썼다. 당시 피터 아데바요르를 방송인 찰스가 이용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출처는 피터 아데바요르 선수가 전남에서 4일간 테스트하며 친해졌던 전남의 모 선수이구요. 피터가 모 선수에게 찰스를 만날 수 있겠냐고 이야기를 해서 모 선수가 인터넷 쇼핑몰 ‘J-bros'(찰스씨 쇼핑몰)에 피터가 한국에 온 사실을 알렸고 찰스와 연락이 된 것입니다. FA컵 준결승 전남-인천전이 끝난 후 전남 선수단은 1주일의 휴가를 받았고 찰스는 피터와 모 선수를 학여울 전시관서 열린 패션쇼에 초대합니다. 물론 섹션TV 등 많은 TV프로 카메라를 동원해서요. 그리고 방송분을 촬영하고 그 이후로 단 한차례도 연락이 없었답니다. 구단 선수들에게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라고 했다.

김태륭 씨는 이 글을 자신이 아니라 처남과 후배가 썼다고 했다.

‘J-bros’, ‘학여울 전시관’을 기억하는 처남?

이후에도 이 계정은 피터 아데바요르에 대해 구체적인 증언을 했다. “테스트 받던 구단에 피터와 친했던 몇몇 선수들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찰스가 섹션티비 출연한 방송 때 딱 한 번 초청하고 친한척 무지 한 다음에 싹~ 연락 끊어버림. 그래서 아데바요르 형 10일 정도 한국서 연락 기다리다가 열받아서 귀국...”이라고도 했다. 이 글이 쓰여진 당시는 2006년 12월이다. 이 글도 처남이 남겼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전남 소속 선수들만이 알 수 있는 대단히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J-bros’(찰스씨 쇼핑몰), ‘학여울 전시관’, ‘1주일 휴가’, ‘4일간 테스트’ 등은 당사자가 아니면 정확히 댈 수 없는 근거들이다. 김태륭 씨가 아니라면 쓸 수 없는 글이다.

김태륭 씨는 전남에서 방출당한 뒤 K3리그 부천FC에 입단했다. 이 시기에 처남이 썼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부천 상황을 너무나도 잘 묘사했다. 2008년 11월에는 ‘아이러브사커’에 K3리그 부천과 서울유나이티드의 하이라이트가 올라오자 ‘알레오’라는 닉네임으로 선수가 아니면 쓸 수 없는 글을 남겼다. “비가 살짝 내려 운동장이 많이 미끄러웠습니다~”였다. 그러면서 “김태륭 코치가 프랑스리그 해설을 하신다”는 글에는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를 나열했다. “한준희 위원님이 U-19 한일전 하셔서 박찬하 위원과 김태륭 플레잉코치로 진행한다고 하네요. 한준희 위원님도 다음주 프랑스리그 경기 중계하시구요.” 김태륭 씨의 처남이 한준희 해설위원의 프랑스리그 경기 중계 일정까지 꿰차고 있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2008년 8월 ‘아이러브사커’에 마찬가지로 ‘알레오’라는 닉네임으로는 부천의 상황을 대단히 자세하게 평가했다. ‘알레오’는 “2주전 화성전부터 주전 미드필더들은 죄다 벤치에 앉아있고 전반기 중반 이후 좋았던 경기력은 갑자기 뻥축구로 바뀌고... 전반기 부천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은 정말 괜찮았는데”라는 댓글을 썼다. 그러면서 “코칭스텝 5경기 출장 정지에 리더 김태륭 선수 3경기 징계, 거기에다가 주전MF 4명 훈련소 입소, 부상까지... 뛸 선수가 부족한 부천입니다”라는 글도 남겼다. 김태륭 씨는 자신이 쓴 글은 없고 전부 이 글을 처남과 후배가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그 후배가 누군지 밝혀진 건 전혀 없다. 이 정도 사실을 정확히 설명하려면 적어도 처남이나 후배가 허정무 감독을 잘 알고 전남 상황에 능통하며 소식 한 줄 기사로 제대로 나지도 않는 K3리그 구단 정보까지도 꿰차고 있어야 한다.

김태륭 씨는 이 글을 자신이 아니라 처남과 후배가 썼다고 했다.

“프런트와 통화 똑똑히 들었다”면서?

‘알레오’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면서는 부천의 정황을 대단히 구체적으로 여러 번 설명했다. 그는 부천과 서울유나이티드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소식을 설명하며 “장부다씨가 부천 프론트에 전화해서 사과한 거 사실입니다. 더 이상 문제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양 팀 프론트 모두 한 발 물러나 마무리 한 것은 왜 모르십니까”라며 “삼자대면을 하던가 해야지 원참. (중략) 서유에 대한 보도자료 뜨기 바로 전날 장부다님이 부천 프론트와의 통화해서 말씀하셨다고 똑똑히 들었습니다. 서유에 대한 기사가 뜨기 전날 부천 프론트와 전화 통화하신 일 없으시냐고, 내용 기억 안 나시냐고 물어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네요”라고 했다. ‘더 이상 문제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라는 주장은 2017년 11월 김민재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뒤 “김태륭이 더 이상 문제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사건을 덮었다”고 했던 때와 매우 유사하다.

이외에도 이 계정으로 글쓴이가 김태륭 씨일 수밖에 없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이 계정으로 풋살에 관해 누구보다도 자세히 설명하고 대회 참가 경험까지도 소개한 적도 있다. ‘알레오’라는 계정으로 “이번 대표 선발전 때 협회 등록팀 외에 각 지역 풋살 동호회 우수팀들도 초청으로 참가했습니다. 하지만 협회 등록 팀들과 현저한 기량차이를 보였습니다. 일반 동호회 풋살팀과 K3선수들과 차이는 큽니다”라고 설명했다. “풋살 동호회는 피파 룰을 따르지 않고 생활 체육 룰을 따릅니다. 몸싸움도 없고 태클도 없습니다. 하지만 피파 풋살 룰을 태클과 몸싸움 모두 허용됩니다. 이것이 결국 큰 차이가 됩니다”라는 글도 썼다. 참고로 김태륭 씨는 풋살 국가대표를 지낸 적이 있다. 이 글도 그의 처남이 썼다면 처남은 우리나라 최고의 풋살 전문가이자 전남, 부천 관계자다.

김태륭 씨는 2014년 발렌시아 한국지사 기술강화 팀장으로 부임했다가 일주일 만에 이 단체와 틀어져 서로 등을 돌린 적이 있다. 그런데 2014년 7월 ‘아이러브사커’에 발렌시아 풋볼 아카데미가 제주에 입성했다는 글이 올라오자 ‘오프사이드!!!’이라는 닉네임으로 발렌시아 한국지사 관계자가 아니면 모를 발언을 했다. “학부모 설명회인가? 참가했던 사람이 실질적인 운영이나 코치들이 지도하는 것도 국내팀보다 못하다고 함”이라는 글을 남긴 것이다. 그러면서 이 계정으로도 “김태륭이 해설은 진짜 갑이다”라는 낯 뜨거운 글을 남겼다. AFC 지도자 강습회 당시 강연 발언과 페이스북 로그인 캡처만 해명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김태륭 씨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을 이렇게 수도 없이 써놓고 “내가 쓴 글이 아니다. 처남이 쓴 글이다”라고 피할 수는 없다.

김태륭 씨는 이 글을 자신이 아니라 처남과 후배가 썼다고 했다.

‘선출’과 ‘최라드4’, 그리고 ‘솔로돌파’

더 명백한 증거가 있다. 2017년 1월 ‘樂SOCCER’에 ‘풋볼낫싸커’라는 닉네임으로 김민구 해설위원을 비방하며 “선출로서 매우 공감. 선출처럼 해설하려고 하지만 그닥”이라는 댓글을 썼다. 김태륭 씨 처남과 후배는 ‘선출’이 아니다. 김태륭 씨가 쓴 글이어야 말이 맞는다. 2015년 ‘아이러브사커’에 누군가 “챔결 해설 김태륭 해설이 한답니다”라는 글을 남기자 한 네티즌이 “진짜 듣기 싫음”이라는 댓글을 썼다. 이 닉네임은 ‘최라드4’였다. ‘樂SOCCER’에 지난 달 23일 “TNT에서 김태륭 씨와 함께 운동을 했었는데 샤워 도중 내 몸에 김태륭 씨가 소변을 본 적도 있다. 단테와의 포르투갈 대화 역시 모두 내가 쓴 것이다. 김태륭 씨는 인사 몇 마디와 욕 몇 마디를 제외한 포르투갈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 내가 폭로한 내용은 증거를 완벽히 가지고 있다”는 폭로가 올라왔는데 이 당시 닉네임도 ‘최라드4’였다.

‘최라드4’는 김태륭 씨와 좋지 않은 인연이 있는 듯했다. 그런데 2015년 ‘아이러브사커’에 ‘최라드4’가 “진짜 듣기 싫음”이라는 글을 남기자 여기에 김태륭 씨가 처남이라고 주장한 닉네임 ‘번지점프중에할까’가 “어? 누군지 알것같다ㅎㅎㅎ”라는 댓글을 달았다. 최근 TNT는 공식 입장을 통해 “김태륭 씨의 처남은 TNT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번지점프중에할까’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가 ‘최라드4’를 누군지 안다는 건 이 댓글을 단 이가 ‘최라드4’의 정체를 정확히 안다는 뜻이다. 김태륭 씨는 지난 달 30일 2차 해명문을 통해 “TNT 시절 멤버로 활동했다는 분의 글을 보았다”면서 “그 루머를 작성한 분이 누군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번지점프중에할까’는 ‘최라드4’가 누군지 안다고 했다. 김태륭 씨도 최근 2차 해명문을 통해 ‘최라드4’가 누군지 안다고 했다. 처남은 과연 ‘최라드4’를 알고 있을까.

2014년 4월 ‘아이러브사커’에서 ‘발밑으로택배’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프리미어리그 페널티킥 오심 논란에 대해 이런 댓글을 달았다. “첼시전 PK논란 상황은 오늘 KFA 심판위원장 하신 분 만나 여쭤봤는데 명백한 오심이라고 했습니다.” “KFA심판위원장님도 명백한 오심이라 했음”이라는 글을 남겼다. 공대 출신인 김태륭 씨의 처남이 KFA심판위원장을 만나 첼시전 PK논란에 대해 묻고 답을 들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달려라달려고고’라는 닉네임을 쓸 때는 “FIFA 지도자 강습회가면 나오는 공식용어입니다. ‘솔로돌파’ 김태륭 해설이 코칭경력이 있어서 국제코칭용어 종종 사용하는 듯”이라는 글을 남긴 적도 있다. 축구 해설위원의 처남이 아무리 축구를 좋아한다고 해도 ‘솔로돌파’라는 FIFA 지도자 강습회 용어까지 습득하고 있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김태륭 씨는 이 글을 자신이 아니라 처남과 후배가 썼다고 했다.

정말 처남이 한 짓입니까?

의혹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상황을 모면하겠다고 페이스북 로그인 캡처 화면은 김태륭 씨가 처남에게 보내준 것이고 AFC 지도자 강습회 내용은 김태륭 씨가 처남에게 해준 말이라고 넘겨서는 안 된다. 이것 말고도 의혹과 증거는 이렇게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김태륭 씨는 자신의 부끄러운 10년 과거를 덮기 위해 처남과 후배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김태륭 씨가 아니면 쓸 수 없는 글들이 이렇게 증거로 넘치는데 한두 의혹에 대해 어설프게 넘어가는 걸로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처남이나 후배가 허정무 감독을 알고 부천과 전남 사정에 능통하고 피터 아데바요르의 전후 사정까지 알 수는 없다. 풋살 룰에 대해 박식하고 KFA 심판위원장과 대화할 정도의 사이일 수도 없다. ‘최라드4’가 누군지도 처남과 후배는 알 길이 없다. 발렌시아 한국지사 학부모 설명회 내용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렇게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 역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악의적인 비방으로 여러 번 피해를 입어온 입장에서 시간이 흐르면 또 김태륭 씨는 “사실 그때 진실은 이랬다”고 논점을 흐리며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래서 더 명백하게 이 사건을 끄집어 내는 것이다. 김태륭 씨의 상식적이지 않은 해명을 보고 많은 이들은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게 명백하다”고 하고 있다.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그의 처남을 위해 김태륭 씨가 페이스북 로그인 화면까지 캡처해 보내주고 AFC 지도자 자격증 강습회 내용까지 상세하게 알려줬는데 그걸 마치 자기가 들은 것처럼 인터넷에 떠들고 다녔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또 누군가 진실을 호도하며 이 해명 같지도 않은 해명을 사실로 왜곡할 것 같아 두렵다.

그래서 진실을 꼭 밝히려는 것이다.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낳는다. 이제라도 이 거짓말을 멈춰야 할 때다. 10년 동안 낯 간지러울 정도로 자신을 극도로 찬양하면서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조롱하던 그 가면을 벗어야 할 때다. 스포츠는 정정당당해야 한다. 이런 스포츠를 평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정정당당해야 한다. 진실을 숨기고 왜곡하며 남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는 건 반칙이다. 페어플레이를 외쳐야 할 이가 뒤에서 이렇게 몰래 반칙을 해서는 곤란하다. 나뿐 아니라 많은 동종업계 종사자가 수년 간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조롱 당해왔다. 그리고 그 정체가 바로 우리 주변에 있던 한 해설위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충격에 빠져 있다. 상처 받은 그들을 대표해 김태륭 씨에게 묻고 싶다. “정말 처남이 한 짓입니까. 우리에게, 축구팬들에게, 그리고 처남에게 부끄럽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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