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양=조성룡 기자] 선제골의 중요성을 양 팀 감독 모두 강조했다. 그리고 그 선제골에 의해 승부가 갈렸다.

3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FC안양과 수원FC의 경기가 열렸다. 이번 경기는 양 팀 모두에 상당히 중요한 한 판이었다. 하위권 탈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승리가 필요했다. 여유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양 팀의 라커룸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경기 전 양 팀의 감독은 하나같이 선제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원FC 김대의 감독은 "안양이 실점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라면서 "이를 깨기 위해서는 선제골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안양의 끈끈한 수비를 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선제골을 넣어야 무너뜨릴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셈이었다.

김 감독은 안양 고정운 감독의 생각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오늘 경기의 포인트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 감독은 "일단 실점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에 대해 한 마디 평가를 내렸다. "저 팀은 모 아니면 도야." 한 번 터지면 무섭게 터지는 팀이 수원FC라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상대에 관해 좀 더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 시즌부터 수원FC는 극과 극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것 같다. 터지지 않으면 경기가 잘 안풀리고 터지기 시작하면 계속 터지더라. 아마 우리가 선제골을 넣게 된다면 수원FC는 골을 넣으려고 선수 전체가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편하게 풀어갈 수 있다. 우리가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먼저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팀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가 절실했다. 안양은 올 시즌 아직까지 K리그2에서 승리가 없었고 수원FC 역시 서울 이랜드전 이후 3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분위기를 반전 시켜야 시즌 초반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선제골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 두 감독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결국 목표는 선제골이었다. 이 치열한 싸움은 단 27분 만에 갈렸다. 수원FC 조상범의 절묘한 크로스를 알렉스가 다이빙 헤더로 집어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실점을 하지 않겠다는 안양 고 감독의 생각도 일찌감치 깨지고 말았다. 고 감독의 말대로라면 수원FC가 탄력을 받아 더욱 거세게 몰아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수원FC는 후반전 경기를 주도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하지만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무너질 것 같았던 안양이 오히려 동점골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전개한 덕분이었다. 안양 선수들은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공격 전개를 보여주며 수원FC를 괴롭혔다. 고 감독의 우려처럼 '모 아니면 도'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한 수원FC를 상대로 한 골 차 패배로 선방했다는 것은 안양이 그나마 이번 경기에서 위안이 될 만한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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