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양=조성룡 기자] 8년 만에 한국 복귀전을 치른 FC안양의 김대욱. 하지만 가족들은 그 장면을 지켜보지 못했다. 중계가 없기 때문이었다.

2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FC안양과 창원시청의 경기에서 안양은 김현규와 알렉스의 골에 힘입어 창원을 2-1로 꺾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찬 김대욱은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승리도 승리지만 8년 만의 한국 복귀전이었기 때문이다. 대전 시티즌 등에서 잠깐 K리그를 거친 김대욱은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티에서 뛴 이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대욱은 "한국에 와서 치른 첫 경기다. 조금 설레기도 했고 준비한 걸 보여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면서 "팀에 융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단 올 시즌 첫 승리다. 이 부분에서 굉장히 만족한다. 다음 경기 준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

8년 만에 돌아온 한국 무대다. 하지만 그는 마냥 기쁘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은 항상 잘하고 열심히 뛴다. 그만큼 압박도 많이 당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면서 "항상 경기가 끝나면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은 똑같다. '더 준비 잘할 걸'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경기는 이겼으니까 나 자신에게 70점 정도 주고 싶다"라고 입맛을 다셨다.

특히 그는 이번 경기에서 주장 완장까지 찼다. "전혀 몰랐는데 라커룸에 오니 내 라카에 주장 완장이 걸려있더라"고 말한 김대욱은 "감독님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책임감이 무거웠다. 어쨌든 내가 완장을 찬 만큼 경기에서 승리해 기분이 더 좋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이왕이면 내셔널리그 팀이 아닌 K리그1 팀과 붙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회는 계속해서 남아있다. 특히 4라운드부터는 K리그1 팀들이 합류하기 때문에 맞대결 가능성은 충분하다. "어떤 팀과 맞붙어도 좋다. 특히 지난 시즌 안양과 FC서울이 맞붙은 것을 뉴질랜드에서 봤다. 만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당연히 이기려고 할 것이다. 역사적인 경기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지 않기 위해서 더 이를 악물 것 같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한 가지 아쉬움이 더 있다. 한국 복귀전에 가족들이 함께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의 아내와 아이들은 김대욱의 복귀 무대 현장에 없었다. "뉴질랜드에서는 항상 가족들이 경기를 보러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밤 경기라 아이들이 올 수 없었다. 내일 유치원에 가려면 일찍 자야한다"라고 웃은 그는 "사실 중계가 있을 줄 알고 가족들은 집에서 볼 생각이었다. 근데 중계가 없더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방금 경기를 마친 김대욱의 시선은 벌써부터 다음 경기를 향한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FA컵과 K리그2의 구분은 없다. 내게는 매 경기가 중요하다"라고 말한 김대욱은 가리지 않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든 경기가 의미 있다. 이기든 지든 나는 항상 그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돌아오는 경기 또한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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