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홋스퍼 FC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이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토트넘은 지난 17일(한국 시각) 스완지 시티와 FA컵 8강전에서 만나 스완지 시티를 3-0으로 잡고 4강에 진출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클래스를 보여주며 두 골을 기록했고 에릭 라멜라가 멋진 마무리로 한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과 기성용도 양 팀에서 선발 출전하며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기도 했다.

우승컵이 필요한 토트넘으로서는 FA컵 트로피가 탐날 만도 하다. 그리고 많은 이들도 토트넘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FA컵 트로피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포체티노 감독은 여전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포체티노는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를 통해 그의 생각을 전달했다. 일단 그는 "FA컵 트로피를 들면 당연히 기쁜 일"이라며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절대 말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은 좋다.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것은 훌륭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에게 우승컵보다 중요한 것은 구단의 '위상'이었다. 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FA컵이나 리그컵 트로피가 꼭 필요하지만은 않다는 게 포체티노 감독의 생각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스완지 시티(2013년 리그컵 우승)나 위건 애슬레틱(2013년 FA컵 우승)은 컵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위건은 강등을 당했고 스완지는 여전히 생존 경쟁 중이다. 컵 대회 우승은 위닝 멘탈리티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 같은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꾸준히 우승해야 위닝 멘탈리티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람들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 구단에 다른 위상을 부여하거나 구단을 다른 수준에 올려놓는다고 믿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대회는 과정을 즐기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을 즐길 수는 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혹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처럼 구단 위상을 높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토트넘이 더 높은 수준으로 향하기 위해서 FA컵이나 리그컵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 팬들과 모든 순간을 공유하는 일은 환상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우승컵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만큼 팀을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말에는 욕심이 묻어났다. 토트넘을 빅클럽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열망이 나타났다. 포체티노 감독은 팀이 빅클럽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인프라까지 거론했다. 그는 "이 팀을 내가 원하는 최종 단계로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새 경기장을 완공해야 하고 잉글랜드에서 최고의 시설과 훈련장을 갖추거나, 혹은 잉글랜드나 유럽에서 최고의 경기장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구단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완지의 FA컵 우승 도전을 물거품으로 만들었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FA컵에는 연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계속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경쟁에서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도 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포체티노 감독의 시선은 다음 시즌을 넘어 더 앞을 바라보고 있다. 포체티노는 여전히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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