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헤딩 금지’ 미국의 주장은 받아들여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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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축구는 손을 제외한 모든 신체 부위로 공을 다룰 수 있다. 머리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성장 중인 어린이들에게 머리로 공을 다루는 헤딩은 독이 될까? 미국 측은 강하게 주장하는 반면 제재 대상이 되는 유소년 나이 설정에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이들의 의견이 충돌하는 이유는 공을 다루는 대상 부위가 머리이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의 경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헤드기어나 헬멧을 착용하지만 축구는 그렇지 않다.

미국 측은 특히 10세 이하 어린이들의 헤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미국 클럽 축구 최고 책임자 케빈 페인의 말을 빌려 “전 세계가 결국 미국의 선진적 유소년 축구의 헤딩 금지 규제를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케빈 페인은 미국 유소년 축구 행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인물이며 해당 규제 도입을 이끌었던 논의에 참여한 바 있다. 미국 축구연맹(USSF)은 이미 2015년부터 ‘유소년 헤딩 금지법’을 시행하면서 10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헤딩을 금지하고 있고 11~13세 어린이들의 헤딩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케빈 페인은 “어린이들이 헤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와 직접 연결된 증거나 연구는 많지 않다. 그러나 뇌가 충분히 자라지 않은 어린이들이 헤딩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 알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면 규제는 논리적”이라며 헤딩 금지 규정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헤딩을 금지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확신한다”라면서도 “해당 연구가 완료될 때까지, 그리고 연구 결과가 나오기까지 조심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린 나이에 헤딩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말 아무도 모른다. 답을 내기 전까지는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문제를 가능한 한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해당 제재로 잉글랜드 및 웨일스 지역의 프로축구선수협회(PFA)도 움직이는 모양새다. PFA 측은 미국의 행동에 지지하는 태도를 취했고 해당 문제를 유럽축구연맹(UEFA)에도 건의했다. UEFA는 “충분한 연구 결과를 제공한다면 시행을 고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PFA는 지난 1월부터 영국축구협회(FA)와 헤딩의 뇌 질환 및 뇌 손상에 대한 잠재적 연관성과 장기적 영향에 관한 연구에 돌입했다. 그러나 적어도 3년 동안은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 뇌 손상 자선단체 ‘헤드웨이(Headway)’ 측은 “유소년 선수들의 헤딩 금지를 뒷받침할 증거가 아직은 없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헤드웨이 대변인은 해당 연구를 긴급히 수행해달라고 요청하면서도 “헤딩을 허락하는 유소년들의 특정 나이에 대한 타당성이 의심스럽다”라고 밝혔다.

헤드웨이 측은 “어린이들의 스포츠 참여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규제가 도입되어야 한다”라면서 “의미 있는 결론을 이끌어낼 만한 충분한 증거가 아직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들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 예를 들어 확실한 증거 없이 10세라는 임의의 나이를 지정하는 것은 헤드웨이가 지향하는 바가 아니”라면서 “의미 있는 일이지만 어린이들의 활동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게 우려된다. 게다가 10~13세 이후의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헤딩이 완벽하게 안전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는데 실제로 우리는 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는 더 많은 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 특히 오늘날 치러지는 경기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 연구들이 그렇다”라면서 “그때까지는 헤딩 문제를 상식적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축구연맹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헤딩 금지 법안이 세계로 확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 측은 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 다수 매체도 2015년 미국 측에서 헤딩 금지 법안을 발표했을 당시 대한축구협회 측에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유소년 헤딩 금지에 대해 협회 측에서 특별히 발표한 내용은 없었다.

intaekd@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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