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시켜야 하는 전북, 설득해야 하는 서울


ⓒ FC서울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전북 현대와 FC서울이 만난다. 두 팀은 오는 18일(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전북과 서울. 두 팀은 최근까지 항상 우승 경쟁을 했다. 무려 2009년부터 작년 2017년까지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팀들이다. 2013년 포항 스틸러스를 제외하면 항상 전북과 서울이 K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 두 팀은 현재 숙제를 안고 있다. 전북은 수비에서, 서울은 공격에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톈진 취안젠,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경기에서 10골이나 실점했다. FC서울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강원FC를 상대로 1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 강원을 상대로 기록한 유효슈팅이 단 1개에 그쳤다는 게 문제다.

송범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 전북 현대

국가대표 수비진 전북, 골키퍼는 어쩌죠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은 지난 12일(월) 3월 유럽 원정 평가를 위해 23명의 선수를 발표했다. 이목은 수비로 집중됐다. 홍정호, 김민재 등 5명이나 되는 전북 선수들이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명단을 본 사람들은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춘 수비수들을 발탁한다면 전체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수월하다는 의견이었다. 단, 명단이 발표되기 이전 두 경기에서 전북 수비진은 6실점을 기록하며 많은 실점이 불안 요소로 떠올랐는데 명단 발표 이틀 뒤 톈진 취안젠 원정에서 4골이나 실점하며 경기당 실점률을 높이고 말았다.

전북 수비진을 향한 불안한 시선은 곧 대표팀으로도 이어진다. 대표팀은 6월 러시아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의 수비라인이 곧 전북의 수비라인이라고 본다면 전북의 실점은 곧 대표팀의 실점 걱정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전북 수비진을 향한 쓴소리가 유독 많이 보인다. 전북이 노출한 위험은 대표팀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북 수비 실점은 한마디로 온 나라의 걱정거리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유럽 원정을 떠나는 대표팀의 모습은 전북보다는 상황이 좋을 것 같다. 신태용 감독은 팀의 무게를 수비에 둘 가능성이 크다.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보여줬던 수비-미드필드 간격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반면 전북은 팀의 무게 자체가 공격으로 쏠려있는 팀이다. 전북은 이번 시즌 치러진 6경기에서 무려 21골을 넣었다. 경기당 3.5골을 터뜨리고 있는 셈이다. 엄청난 득점력이 높은 실점률 때문에 빛이 바랜 셈이다.

특히 AFC챔피언스리그 4차전 톈진 취안젠 원정에서 보여준 4번의 실점은 실망스러웠다. 수비라인 자체도 높게 올라왔지만 톈진의 역습을 막아줄 미드필더들이 없었다. 알렉산드레 파투, 안소니 모데스테, 악셀 비첼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인천 유나이티드전 쿠비와 무고사의 움직임을 놓쳤던 것도 뼈아팠다. 김진수는 쿠비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면 공간으로 침투하는 무고사나 문선민이라도 막아줬어야 했다. 물론 전북 미드필더들이 아길라르와 고슬기, 한석종에게 완전히 압도당한 이유도 크다.

골키퍼를 향한 의심의 시선도 있다. 홍정남은 가시와 레이솔을 상대로 어이없는 실책을 여러 번 저질렀고 황병근은 홍정호와의 소통 실수로 문선민을 막지 못하며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그나마 실수 없이 가장 잘하고 있는 선수가 22살 송범근이라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전북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가 알아야 한다. 그런 송범근도 2경기 7실점이다.

이번 주말에 만나는 서울을 상대로 전북 수비진이 문제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수비수들은 서울을 상대로 무실점이라는 자신감을 쌓고 유럽으로 떠나야 한다. 최근 공격력을 떠나 팀 자체에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서울에도 다량 실점을 기록하면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를 만나는 전북 수비진의 심리적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폴란드전을 마치면 3일 뒤 상주 상무와의 홈 경기, 4일 뒤 가시와 레이솔 원정이다. 3, 4일 간격으로 쉽지 않은 상대들이 줄줄이 전북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전북은 서울전에서 자신감부터 챙겨야 한다. 전북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뒷문만 제대로 막아도 승점 3점을 챙길 가능성은 크다.

최고의 공격수임을 증명해야 하는 박주영 ⓒ FC서울

활력이 필요한 서울, 더 많이 슈팅해야 한다

전북보다도 걱정되는 건 서울이다. 겨울 이적시장에 불었던 칼바람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어야 했다. 그러나 서울의 최근 두 경기만 보면 증명은 실패했다. 특히 강원전에 보여줬던 서울 공격의 모습은 무기력했다. 한껏 움츠린 강원 수비진에 서울은 공격 활로를 찾기 쉽지 않았다. 중앙을 공략해도 김오규, 발렌티노스 중앙 수비수들을 비롯한 맥고완, 박정수의 압박을 뚫어내지 못했다. 측면을 공략하자니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공격수들의 숫자가 너무 적었던데다가 움직임도 둔했다. 활력이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북과는 달리 양한빈만이 서울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박주영과 코바는 서울의 계륵이다. 박주영의 축구 지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마 그는 황선홍 감독이 어떤 축구를 원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고질적인 무릎 문제는 예전과 같은 기동력과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원인으로 보인다. 수비수들에게 긴장은 줘도 괴롭힘은 줄 수 없다. 박주영을 선발로 기용하려면 최전방이 아닌 2선에 배치해 그의 공격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나아 보인다. 혹은 조영욱으로 상대 수비진들을 괴롭힌 후 조커로 박주영을 써보는 전략도 가능하다. 활용도도 높고 결정적인 한 방도 있는데 결국 승리가 필요한 순간에 골이 잘 터지지 않는다는 점이 박주영을 계륵으로 만든다.

코바도 마찬가지다. 코바의 드리블 능력은 뛰어나다. 몸 상태가 더 좋아진다면 상대 수비수 두 명이 붙어도 코바는 막기 힘들다.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2선으로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러나 스피드나 판단력에서 의문점이 남는다. 코바의 드리블은 팀의 템포가 끊기는 원인 중 하나다. 그가 열심히 측면을 무너뜨리고 크로스를 올리면 이미 상대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은 박스 안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다. 수비 숫자가 많으면 크로스도 먹히지 않는다. 결국 박주영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 서울 미드필더들이 흘러나온 공을 점유해도 이미 상대 수비는 갖춰져 있다. 뚫어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 나온다. 서울 팬들은 가장 먼저 코바를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그는 황선홍 체제 서울에서 혼자 살아남은 외국인 선수가 됐다.

강원전 유효슈팅 한 개. 단 하나의 유효슈팅은 ‘다행히’ 골로 연결됐지만 이 기록이 서울의 현실을 말해준다. 제주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황선홍 감독의 말대로 첫 경기치고는 나쁘지 않았을 뿐 결국 무득점에 그쳤다. 서울이 지키고 싶어 하는 자존심이 어떤 자존심인지 와닿지 않는다. 그들이 지키고 싶은 자존심은 이상적인 축구를 실현한다는 것에 가깝나? 혹은 리그 테이블 상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에 가깝나? 전자라면 꿋꿋하게 그 축구가 실현될 때까지 문제점을 보완하면 될 것이고 만일 후자라면 어떻게든 슈팅해야 한다. 박스 안에 들어가지 못할지언정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조금의 공간이라도 있다면 슈팅해야 한다. 공을 소유하고 공격을 시작했다면 마무리를 짓고 내려와야 한다.

황선홍 감독에 의하면 에반드로의 몸 상태는 아직 90분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영욱도 대표팀 소집으로 늦게 팀에 합류했기에 아직은 프로 무대 적응이 더 시급한 상황이다. 고요한도 부상으로 저번 강원전에서 제외됐다. 결국 박주영, 안델손, 코바가 해야 한다. 신진호와 정현철, 김성준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만큼 해내고 있다. 최근 전북의 어설픈 허리를 생각한다면 중원 싸움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중원을 장악하기만 한다면 공격 기회는 만들어질 것이다. 마무리는 공격수들에게 달려있다. 피바람이 불었던 서울의 이적시장에서 살아남은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두 팀 모두 K리그 우승을 다퉈왔던 팀이다. 시즌 초반 어수선한 상황에서 두 팀이 첫 경기를 치른다. 전북은 선수 변화 폭이 가장 적은 팀이다. 조직력 측면에서는 다른 팀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실점 문제가 너무 크게 드러났다. 서울은 황 감독 체제에 힘을 싣고자 선수단을 대거 정리했다. 결정적인 한 방을 가진 공격수들을 꾸렸지만 그 결정적인 한 방이 계속 터져줘야 팬들의 의심을 거둘 수 있다. 전북은 단단한 수비로 팬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서울은 화끈한 공격력으로 팬들을 설득해야 한다. 다가오는 일요일, 휘슬 세 번이 울리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intaekd@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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