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문..직’ 문선민은 역시 ‘약간 떡관종이야’

인천 문선민
'관제탑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는 문선민 ⓒ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지난 주말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의 주인공은 단연 인천유나이티드 문선민이었다. 문선민은 최강으로 꼽히는 전북현대를 상대로 두 골을 기록하며 팀의 짜릿한 3-2 승리를 이끌어 냈다. 2라운드 베스트11에 뽑힌 건 물론이고 MVP도 문선민의 차지였다.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한 문선민과 짧은 인터뷰를 나눴다. ‘떡관종’은 여전히 ‘떡관종’이었다.

K리그1 2라운드 MVP를 축하한다.
운이 좋았다. 우리와의 경기에서 전북 이재성의 슈팅이 골대에 맞기도 했고 상대 골키퍼 실수도 있었다. 그리고 전북전 승리는 우리 동료들이 다들 너무 열심히 뛰어 이뤄낸 결과다. 내가 전북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넣고 라운드 MVP를 받았지만 혼자 축하를 받는 게 아니라 팀 동료 모두가 함께 축하 받아야 할 결과라고 생각한다.

리그 최강 전북을 잡는 귀중한 두 골이었다.
지난 시즌 우승 팀한테 우리가 하고자 했던 플레이를 다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뿐 아니라 전북전 승리는 우리가 2010년 이후 홈 개막전에서 거둔 최초의 승리라고 들었다. 스토리가 있는 승리에 일조하게 돼 기쁘다. 여러 모로 의미가 깊은 승리였다.

골도 골이지만 K리그 홍보대사인 BJ감스트의 ‘관제탑 댄스’를 세리머니로 선보여 더 인상 깊었다. 원래 준비한 건가.
미리 준비한 건 아니었다. 경기 시작 90분 전에 구단 관계자를 통해 BJ 감스트‘님’이 우리 경기장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구단 관계자로부터 혹시 골을 넣으면 ‘관제탑 댄스’를 한 번 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그 댄스 영상을 보여달라”고 해 인터넷을 통해 ‘관제탑 댄스’를 처음 접했다. 골을 넣으면 하겠다고 했는데 내가 우연찮게 골을 넣게 됐다. 그래서 그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

구단 관계자가 모든 공격수를 모아 놓고 제안한 건가.
아니다. 나한테만 제안했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내가 ‘똘끼’가 있으니까 그런 거 아니겠나. 원래 내가 좀 ‘떡관종’이다.

‘문…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어떤 별명이건 좋다. 일단 팬들이 좋아하면 나도 좋다. ‘떡관종’도 좋고 ‘문…직’도 좋다.

그럼 경기 시작 90분 전까지는 그 댄스를 몰랐다는 건가. 너무 자연스럽게 잘하던데.
그렇다. 경기 90분 전에는 댄스 영상을 쭉 훑어보는 정도였고 경기가 끝난 뒤 자세히 찾아봤다. 그런데 내가 또 그 댄스를 은근히 똑같이 잘 따라했더라. BJ 감스트‘님’과 싱크로율이 그래도 한 95%는 된 거 같다.

‘떡관종’답게 앞으로도 ‘관제탑 세리머니’를 밀 생각인가.
여러 개를 번갈아 가면서 하겠다. 지난 시즌에도 준비했다가 못한 게 있다. 지금은 아산무궁화에 입대한 (김)도혁이 형과 하고 싶었던 세리머니가 있었다. 이런 저런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번갈아 선보이고 싶다. 그러려면 일단 골을 많이 넣어야 한다. 지난 시즌에는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를 7개 올렸는데 올 시즌에는 공격 포인트를 15개 이상 해보고 싶다. 팬들이 어떤 세리머니를 좋아할지 몰라 다양하게 준비했다.

얼마 전 우리와 만난 김도혁은 자기가 없으면 당신의 세리머니는 절대 완성되지 못한다고 했다.
나도 그 기사를 봤다. 올해 나온 인터뷰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나도 거기에는 동의한다. 나도 도혁이 형이 그립고 보고싶다. 연락도 자주하는 편이다. 원래 도혁이 형과 준비한 세리머니를 올 시즌에는 혼자 하게 생겼다. 그래도 혼자라도 꿋꿋이 할 예정이다.

아산 김도혁 “문선민 관제탑 댄스? 나 없으면 완성 안돼” (기사 보러가기)

어떤 세리머니를 준비했는지 알려줄 수 있나. 비장의 카드가 있는 모양이다.
그건 안 된다. 골을 넣으면 보여주겠다.

인천 문선민
인천 문선민은 전북을 격파하는 귀중한 골을 넣었다. ⓒ인천유나이티드

알겠다. 그 세리머니를 빨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은 날씨가 추운 스웨덴에서 6년 동안 생활했다. K리그에 입성한 지난 시즌에도 추울 때는 활약이 좋지만 날이 더워지니 힘을 쓰지 못했다.
확실히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게 있었다. 2011년 5월경에 ‘나이키 더 찬스’에 뽑힌 뒤 2012년에 스웨덴에 입단했다. 그때부터는 추운 날씨에서만 운동을 했다. 이번 전북전도 꽤 쌀쌀한 날씨에서 치러졌지만 스웨덴으로 치면 가을 쯤 되는 날씨였다. 내가 2012년 처음 입단한 3부리그 팀 외스터순드는 더 북쪽에 있어 지금도 기온이 영하 9도다. 그런 곳에서 뛰다 더운 날씨에서 뛰려고 하니 내 스스로도 힘든 게 느껴졌다. 당신도 2012년 스웨덴 외스터순드로 나를 취재하러 오지 않았나. 그때 날씨가 어땠는지 독자들에게 이야기 해달라.

한국의 겨울 추위는 에이컨을 틀어 놓은 은행처럼 시원한 곳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 날씨에도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당신이 잘 알 거다. 외스터순드 지역은 지금 한국 날씨 정도면 여름이다. 그런데 6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진짜 덥고 습한 여름을 경험해 보니 몸이 퍼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축 쳐졌다. 하지만 지난 해에 한 번 경험을 해봤으니 올해는 이걸 극복하고 꾸준하게 활약하는 게 나에게는 숙제다.

일단 올 시즌 출발은 좋다.
뭐 작년에도 출발은 좋았다. 지난 시즌에도 4월 1일 열린 수원삼성전에서 두 골을 뽑아내며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MVP를 받았었다. 작년에도 날이 추울 땐 괜찮았다. 그리고는 이후 기대 만큼 활약을 잘 못했다. 딱 올 시즌 같은 페이스여서 지금 더 신경이 쓰인다. 지난 시즌처럼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즌에 임할 생각이다. 하지만 요즘 고민이 하나 생겼다.

고민이 뭔가.
어제(14일) 갑자기 날이 풀렸다. 훈련을 하는데 이거 너무 날이 일찍 따뜻해 진 건 아닌지 걱정부터 되더라. 더 추워도 되는데 벌써 날이 이렇게 따뜻해 지면 어떻게 하나. 그래도 꽃샘추위가 한 번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겠다. 꽃샘추위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 각오를 말해달라.
올해는 꾸준하게 하고 싶다. 날이 더울 때도 골을 넣고 싶다. 팀도 6위 안에 들어 상위 스플릿으로 진출하거나 7위로 안전하게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시즌에는 마지막까지 잔류 경쟁을 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올 시즌에는 시즌 막판에 정신적으로 좀 편했으면 한다.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

‘떡관종’은 곧 다른 세리머니를 선보이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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