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청은 과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일까. (해당 사진은 본 칼럼과 연관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내셔널리그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지난 9일 내셔널리그 김해시청 윤성효 감독의 갑질 논란을 <스포츠니어스>가 단독 보도했다.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계약 기간이 남은 선수들에게 사직서를 강요했고 좋은 조건을 약속받은 선수가 연봉 협상을 하려고 하자 팀에서 내쫓았다는 것이었다. 윤성효 감독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호통을 치고 선수를 방출시켰다는 믿을 수 없는 폭로도 이어졌다. 지난 시즌 김해시청 선수 중 올 시즌까지 팀에 남게 된 이는 단 두 명뿐이다. 다른 이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미래를 구상하지도 못한 채 팀을 떠나 현재 K3리그에서 재기를 도모하거나 아예 이른 나이에 현역 생활에서 물러난 뒤 군 입대를 준비 중이다.

“우리는 윤성효 감독에게 장난감 취급 당했다” (기사 바로보기)

“의구심 품지 않을 수 없다”는 김해시

이 보도가 나간 뒤 내셔널리그 측은 진상 조사를 위해 <스포츠니어스>에 연락을 취해 왔다. 제보자들의 신변은 철저히 보장하면서도 최대한 협조했다. 여러 지역 매체에서도 <스포츠니어스>에 연락을 해 와 추가 취재를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제보자들에게 의견을 물어 취재를 주선하기도 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매체와 여론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용기 있게 고백한 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없어야 하고 이를 보도한 매체도 그 순수성을 의심받으면 안 된다. 나는 아직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마음으로 축구계에서도 영향력이 큰 한 지도자의 실상에 대해 폭로했다. 그게 우리가 가야할 길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K리그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 상당수도 “어려웠을 텐데 용기를 내줘 고맙다”며 “우리도 그 동안 숱하게 들어왔던 내용인데 용기를 내지 못했었다”고 했다.

그런데 한 지역 매체를 통해 전해진 김해시 관계자는 대단히 불쾌한 발언을 했다. “지난해 발생한 일이 8개월이 지난 지금 불거진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진위를 파악해 상부에 보고한 후 대응하겠다.” 단독 폭로한 <스포츠니어스>를 향한 말이다. 시기를 문제 삼았고 거기에 ‘의구심’이라는 단어까지 썼다. 하지만 김해시 관계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스포츠니어스>는 이해타산적이거나 영악하지 않다. 진실이라면 손해를 보고라도 밝혀내길 원하는 이들이 모인 매체다. 돈이 안 되도 옳다고 생각하면 현장으로 달려간다. 우리에게 시기를 문제 삼아 의구심을 품는다는 것 자체로도 대단히 불쾌하다.

그들이 생각하는 배경에는 아마 다가올 6월 선거가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6월 선거를 앞두고 김해시장을 압박하는 용도로 이 시기에 맞춰 누군가 폭로 기사를 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도둑이 제발 저린 거다. <스포츠니어스>가 김해시장 선거에 개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 가슴에 손을 얹고 지금까지 이 업계에서 일하며 단 한 번도 누군가의 사사로운 이득을 위해 기사를 써본 적이 없다. 나는 6월 선거보다 3월 내셔널리그 개막이 더 중요한 사람이다. 보도 시기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건 그만큼 그들이 정치적인 자세를 취하기 때문이다. 난 김해시에 6월에 누가 새로운 시장 후보로 나오는지도 모른다. 일부 지역 매체나 관심 있는 일이다. 오로지 내 관심은 전북 골키퍼 문제와 9명으로도 이긴 안산의 경기력이다.

윤성효 감독은 선수들에게 불합리한 대우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내셔널리그

“이 취재 누가 시킨 겁니까.”

왜 하필이면 8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 문제를 공론화했느냐고? 제보가 최근 들어왔기 때문이다. <스포츠니어스>는 최근 들어 숨겨진 진실과 정의를 밝히기 위해 여러 보도를 해왔다. 그중 하나가 그동안 논란으로만 알려져 있던 대전시티즌의 김호 대표에 관한 취재였다. 김호 대표가 상식적이지 않은 선수단 운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54명의 초대형 선수단 중에는 우리가 알 수 없던 6명의 선수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여러 제보가 더 쏟아졌다. 대전시티즌보다 더 불합리하게 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했고 그게 바로 김해시청 축구단이었다. 곧바로 취재에 들어가 여러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내부에서는 “대전시티즌 보도도 강했는데 조금 더 쉬었다 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시기와 상관없이 취재 내용만으로 이상이 없다면 이를 보도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곧바로 보강 취재를 해 기사를 냈다. 그게 바로 지난 9일 보도된 <“우리는 윤성효 감독에게 장난감 취급 당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우리에게 보도 시기는 사건을 인지하고 취재를 완료했을 때일뿐 다른 목적은 어디에도 없다. 만약 이 기사가 다음 달에 나갔더라면 6월 선거에는 더 크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우리를 정치적으로 상대를 죽이기 위해 프레임을 짜는 일부 몰지각한 매체로 바라보지는 말아 달라. 김해시장이 앞으로 누가 되건 나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 의도와 순수성에 먹칠을 해 사건을 축소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같은 입장은 윤성효 감독을 취재했을 때도 나타냈다. 윤성효 감독은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이런 말을 했다. “솔직히 말해 보이소. 이 취재 누가 시킨 겁니까. 선수들이 먼저 찌른 겁니까. 아니면 다른 누가 시킨 겁니까.” 그들의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은 세력이 자신들을 밀어내기 위해 정치적인 모략을 꾸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취재는 그 동안 윤성효 감독과 김해시청 축구단에게 억울하게 당한 과거 선수들이 부탁한 취재다. 한 명을 인터뷰하면 또 다른 선수가 “나도 폭로할 게 있다”면서 다른 선수들을 계속 소개해 줬다. 답변이 좀 됐을까. 이 취재는 억울하게 당한 당사자가 처음 부탁한 일이었고 이야기를 들을수록 확신에 차 보도 방침을 굳혔다. 뒤에서 조종하는 이들이란 있을 수 없다. 뒤에서 조종하는 이들이 있다면 매일 고생하는 우리 기자들 경기장 가는 교통비라도 지원해 줬으면 한다. 다 사서 고생 중이다.

윤성효 감독은 선수들에게 불합리한 대우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내셔널리그

물타기 말고 진실에 접근하길

차마 보도하지 못한 내용도 많다. 사실이라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지만 사실 확인이 어려워 뺀 내용도 있다. 내부에서의 정치 싸움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니 그들이 보기에는 이 폭로성 기사가 누군가의 사주에 의한 정치적인 모략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선수는 김해시장에게 이 문제를 직접 논의하길 바라고 있지만 김해시장은 이를 피하고 있다. 시장이라면 억울함을 호소하는 시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게 당연한 일이다. 이걸 가지고 보도 시기를 운운하며 의구심을 품는 건 정치인으로서의 옳은 자세가 아니다. 세상이 다 당신들이 바라보는 것처럼 누군가의 사주에 의해 정치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선수들의 용기 있는 고백과 진실을 밝히겠다는 취재 의지를 정치 싸움으로 희석하지 않길 바란다. <스포츠니어스>가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김해 지역 정치에 관여할 생각으로 이 폭로를 시작했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양심에 어긋나는 보도를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계속 밀고 나갈 것이다. 부디 관계자들이 진실을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시기를 운운하며 의구심을 품는 건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에 대한 심각한 폄훼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접근하는데 “누가 시켰냐”고 하는 건 언론으로서는 대단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지금 김해시청과 윤성효 감독이 해야할 건 이 문제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게 아니라 자성이다.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 버려진 수 많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옳은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보도 순수성을 왜곡하는 건 상처를 입은 선수들과 약자인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축구계 큰 손을 정면으로 겨냥한 취재를 더 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다. 물타기 하지 말고 진실된 답변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직서는 누가 종용한 겁니까.” 아직도 그들은 정신을 못 차렸다.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