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의 '세리머니 콤비'가 나란히 '관제탑 댄스'를 췄다.

1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인천 문선민은 멀티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하지만 그는 뭔가 허전해 보였다. 골 세리머니 동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BJ 감스트의 트레이드 마크인 '관제탑 댄스'를 혼자서 췄다. 그리고 기자회견장에서 "(김)도혁이 형이 없어서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몇 시간 뒤, 문선민이 그리워하는 기존의 동지 김도혁은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 있었다. 아산 무궁화와 수원FC의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었다. 비록 경기에 나서지는 않지만 선후임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가 나를 보자마자 건넨 말은 "인천 경기 봤냐"였다. 그 역시 경기장에 오기 전 친정팀 인천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싸이버지식정보방(싸지방)에서 박세직과 함께 경기를 보고 있었다"라고 말한 김도혁은 "문선민이 두 골을 넣더라.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근데 걔 도대체 무슨 춤을 춘 것인가? 웃겨 죽는 줄 알았다." K리그 홍보대사 BJ 감스트의 '관제탑 댄스'라고 하니 그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도혁에게 "문선민이 당신 없어서 골 세리머니를 혼자 했더라"고 말하자 그는 "뒤에서 코비가 같이 하고 싶어서 다가오던데 그걸 못봤나보다"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싫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인다. "나도 문선민이 뭔가 외로워 보이더라. 그래서 모니터 앞에서 걔가 추는 춤 같이 따라서 췄다."

인천에서 뛸 당시 김도혁과 문선민은 환상의 콤비였다. 경기에서도 둘은 잘 맞았지만 사석에서도 둘은 항상 어울려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떨어져 있다. 김도혁이 입대로 인해 아산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문선민이 K리그1 최강으로 꼽히는 전북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었지만 그는 옆에서 축하해줄 수 없는 몸이었다. 그 역시 "문선민과 함께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한다.

아직 김도혁은 전역이 보이지도 않는 이경이다. 문선민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어보자 그는 의경다운 답변을 꺼내놓는다. "두 골을 넣었으니까 맛있는 것을 사줘야 한다. 한 골만 넣었다면 나만 사주면 된다. 하지만 두 골을 넣었다. 그러니까 옆에 있는 박세직까지 사줘야 한다." 인터뷰 와중에도 잽싸게 선임을 위한 센스 있는 말을 꺼내놓는다. 군 생활이 한결 편해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문선민이 김도혁을 대신할 세리머니 동료를 찾고 있는데 힘들다고 하더라"란 말을 전하니 김도혁은 씩 미소를 지으며 잠시 고민을 하더니 한 마디를 던졌다. "걔 세리머니는 나 없으면 절대 완성이 안될 것이다. 전역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문선민 골 세리머니의 완성본은 2019년에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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