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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최근 K리그 홍보대사 감스트만큼 핫한 인물이 인터넷 상에 있다. 바로 '킹종부(20대, 본인 주장)'다.

최근 경남FC의 개막전 승리와 더불어 인터넷 유저 '킹종부'가 K리그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경남에 대해 꾸준히 글을 게재함과 동시에 말컹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던 사람이었다. 문제는 사람들의 뇌리에 박힐 때까지 세뇌 수준으로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그냥 평범한 인터넷 유저였던 '킹종부'는 그렇게 조금씩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4일 경남과 상주상무의 K리그1 개막전이 열렸다. 실제로 일부 유저들이 '킹종부'의 말을 듣고 창원축구센터를 찾았다. 인터넷 상에는 '인증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날 경남은 말컹의 해트트릭 후 퇴장 원맨쇼에 힘입어 상주를 3-1로 꺾고 승리를 거뒀다. '정말 재밌나'하며 보러갔던 사람들 앞에서 '꿀잼' 경기를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덕분에 '킹종부'라는 유저 역시 덩달아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경남 홍보의 신'이라는 말까지 한다.

사실 '킹종부'는 <스포츠니어스>의 오랜 독자다. 기자들에게 경남에 대한 제보도 메일로 꾸준히 하고 댓글로 피드백도 남기는 독자다. <스포츠니어스> 독자가 유명 인사가 됐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인터넷 유저 '킹종부'에게 조심스럽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약 12시간을 고민한 끝에 인터뷰를 수락했다. 지금부터 그와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화제의 인물이 됐다.

지금 솔직히 당황스럽다.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퍼포먼스가 K리그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서만 화제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당신도 내게 연락을 했고 몇몇 다른 기자들도 나와 인터뷰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거절할까 솔직히 망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스포츠니어스>를 평소에 나와 같은 감성을 가진 매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당신이 제일 먼저 내게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연락했다. 그래서 기꺼이 응하게 됐다. 그나저나 내게 궁금한 것이 무엇인가?

바쁜가?

아니다. 4대보험 혜택 전혀 받지 못하는 백수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물어보겠다. 언제부터 경남을 응원했는가?

내가 처음으로 경남을 알게된 것은 K리그를 보는 한 친구의 '영업' 때문이었다. 아마 2007년일 거다. 박항서 감독님 계시고 창원종합운동장에서 경기할 때다. 처음으로 경남 경기장을 가게된 것은 관중으로 동원되어 갔다. 요즘도 종종 있지만 과거에는 관중 동원이 심하지 않았나. 그 관중 중 하나가 나였다.

사실 그 때는 경남을 엄청나게 사랑하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속칭 '외도'도 많이 했다. 해외축구도 보고 다른 팀 경기도 보고. 그 당시 경남은 경기 있으면 챙겨보고 없으면 관심 주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경남을 잠시 잊었다. 이후 창원에 다시 내려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경남을 응원하게 시작했다.

경남에 대한 꾸준글과 말컹 홍보글은 왜 올리기 시작했는가?

좀 사연이 길다. 말컹에 대한 글은 지난 해부터 열심히 올렸다.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원래 사람이라는 것이 그렇다. 재미난 이야기를 알면 주변 사람들에게 막 말하고 싶어진다. 나도 그랬다. 말컹의 이적 비화부터 소소한 일들이 너무 재미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 얘기 한 번 들어봐줘 재밌어'의 느낌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반응이 좋았다.

그러다가 지난 시즌이 끝나고 겨울 이적시장이 왔다. 그런데 알다시피 K리그 겨울 이적시장은 재미가 없다. 이야깃거리도 없고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K리그 커뮤니티 '에펨네이션'에다가 한 달 동안 글을 올렸다. 겨울 돌아가는 상황도 이야기하고 가지고 있던 자료들도 정리하는 형식으로 게재했다. 그러니 K리그 팬 중 인터넷 커뮤니티 하는 사람들이 많이 읽었다.

그런데 K리그 팬들만 가지고는 조회수가 높지는 않다. 당신도 기자니 알 것이다. 나는 한 달 동안 한 시간 씩 공들여서 만든 자료였다. 좀 아깝더라. 그냥 썩히기에는 아쉬웠다. 그래서 다른 사이트인 '에펨코리아'에도 글을 올렸다. 거기서도 반응이 좋더라. 지난해 말컹이 많은 관심을 받은 것도 한 몫 했다.

한 2주 정도 그렇게 자료를 그곳에 올렸다. 그러다보니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그래서 혼자 계획해서 커뮤니티에 도배를 시작했다. 목적은 그냥 사람들의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기한은 개막전까지였다. 어차피 나는 경남이 상주상무와의 홈 개막전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만일 이기면 계속해서 그 콘셉트로 활동하고 패배한다면 유지하던 캐릭터를 없애고 다른 계정을 파서 활동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 꼬였다.

무엇이 꼬였다는 것인가?

나는 그냥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서만 장난 치고 반응하는 그런 것을 바랐다. '킹종부가 또 이러이러한 글을 썼네'라고 글 올라오는 정도만 생각했다. 근데 지금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기자들에게 연락이 온다. '樂 SOCCER' 같은 곳은 내가 활동 안하는 곳이다. 그런데 K리그 홍보대사 BJ 감스트가 경남 방송을 했던 것이 겹치고 말컹이 이슈가 되니 나 또한 주목을 받는 것 같다. 아까 말한 것처럼 당황스럽다.

그래도 당신의 홍보 덕분에 경남 팬이 된다는 유저도 있었다. 함께 고통을 나눌 동지가 필요했나.

솔직히 말하자면 나와 경남에 대한 지금의 관심은 3일 이내에 사그라들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경남 팬이 된다고 한 사람들 또한 결국에는 안될 확률도 높다고 본다. 게다가 도민구단 응원하는 팬이 항상 개막전 같은 경기만 보고 사는 줄 아는가. 속 터지고 힘든 일이 더 많다. 아마 그들도 팬이 된다면 상당히 정신적으로 힘든 일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나는 글을 쓸 때 경남 경기가 재밌다고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이 보러간 것이다. 내 잘못은 없다. 경남 팬이 되는 그 사람들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당신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 일부는 나보고 경남 구단 직원이거나 K리그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의심한다. 내가 듣기로는 경남 구단에서도 내 정체를 궁금해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 인터뷰를 통해 분명히 말하고 싶다. 아까 말했다. 나는 직업이 없는 백수다. 그리고 앞으로 경남 구단이나 K리그 쪽으로 일할 생각은 거의 없다.

일부에서는 '펨코(에펨코리아)'인이냐 '펨네(에펨네이션)'인이냐를 놓고도 논쟁을 벌인다.

상당히 민감한 문제다. 함부로 말하기는 어렵다. 음… 펨코를 하는 펨네인 정도로 정의해달라.

그냥 '관종'이라 정의하면 되는 것인가?

맞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약간 관종이 맞다. 내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조회수 많이 받고 추천수 많이 받고 싶어서 글을 올리는 것이다.

앞으로도 당신은 계속 그렇게 경남을 홍보할 것인가.

아니다. 경남이 지면 곧바로 그만둘 것이다. 그게 바로 돌아오는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제주전에서 진다면 깔끔하게 접을 생각이다. 경남이 지게 된다면 이제 평소처럼 돌아가겠다. 평범한 하나의 '키보드 워리어'가 되겠다. 사실 관련된 글을 더 올리고 싶어도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쓸 게 없다.

인터뷰는 다 응할 생각인가?

아니다. 당신하고만 하려고 한다. 제일 먼저 연락 온 사람만 하려고 한다. 기사 제목 앞에 [단독]을 붙여도 좋다.

알겠다. 계속해서 좋은 글 볼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

당신도 에펨네이션 '국내축구갤러리' 해라.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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