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키웠던 포를란 만난 송범근, 유니폼의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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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그랜드힐튼 호텔=홍인택 기자] 송범근이 AFC 챔피언스 리그(ACL)에서 우상과도 같은 선수를 만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와 유니폼은 교환할 수 없었다.

27일(화)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K리그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전북 현대의 신인 수문장 송범근도 이동국, 최강희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그런 송범근을 <스포츠니어스>가 만나 프로에 데뷔한 소감과 홍콩에서 열렸던 ACL 데뷔전 이야기를 나눴다.

전북은 지난 20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ACL 조별예선 E조 2차전에서 킷치SC를 만나 6-0 대승을 거뒀다. 대량 득점도 득점이었지만 전북의 골문에는 1차전 가시와 레이솔전에 등장했던 홍정남 대신 신인 송범근이 있었다. 송범근은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전북의 무실점 대승에 힘을 보탰다.

송범근은 이틀 연속 그랜드힐튼 호텔을 찾았다. 미디어데이가 열리기 전날 같은 장소에서 신인 선수들을 위한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집에서 잤다가 오늘 다시 왔다”라며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

송범근은 이적 당시 “전주성에 좋은 기억이 있다”라고 밝혔으나 공교롭게도 홍콩에서 먼저 데뷔전을 치렀다. 전북이 상대한 킷치는 전북보다 약체로 평가받았다. 아무리 약체로 평가받아도 송범근으로서는 데뷔전이다. 게다가 국내 무대도 아닌 챔피언스 리그였다.

전북으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이렇게 빨리 데뷔할 줄은 몰랐다는 말에 송범근은 “뛰기 전에는 걱정도 하고 긴장도 됐다. 감독님이 믿어주시고 코치님들도 잘 할 거라고 말씀을 많이 해줘 자신감을 찾았다”라며 “그 전부터 훈련을 많이 했었다. 훈련을 많이 해서 자신감도 쌓였다고 생각한다. 경기 시작 전엔 긴장도 많이 됐었는데 형들과 얘기도 하고 뒤에서 소리도 지르니 긴장이 많이 풀렸다”라며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그는 “킷치가 약체라는 평가가 있지만 나로서는 데뷔전이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높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더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라고 밝혔다.

송범근이 킷치전을 더 의미 있게 준비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디에고 포를란이라는 유명한 공격수가 킷치에서 뛰고 있기 때문. 우루과이 대표 공격수였던 포를란은 세레소 오사카를 거쳐 우루과이 클럽 페냐롤, 인도 클럽 뭄바이 시티 FC로 이적한 이후 올해부터 홍콩 킷치SC와 계약을 맺었다.

단순히 포를란이 유명한 공격수였기에 송범근이 준비를 철저히 한 것은 아니었다. 송범근은 포를란과의 대결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었던 경기였다”라고 전했다. 그는 “중학교 때 온라인 축구 게임을 즐겼다. 그때 키웠던 선수가 포를란이었다. 그때 키웠던 선수를 경기장에서 볼 줄은 몰랐다”라며 “지금 폼이야 어떻든 레전드 아닌가. 포를란의 슈팅을 직접 막을 수 있던 것도 영광이었다. 확실히 다르더라”라며 지난 경기를 되새겼다.

그 정도로 송범근에게는 뜻깊은 만남이었다. 그는 포를란과의 유니폼 교환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골키퍼라는 포지션 때문이었을까. 그가 포를란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올해 전북으로 이적한 티아고가 먼저 선수를 치고 말았다. 포를란의 킷치 유니폼은 송범근이 아닌 티아고에게로 향했다. 송범근으로서는 킷치와의 2차전에 반드시 선발로 출전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는 ACL을 뒤로하고 이제 K리그 선발 출장을 노리고 있다. 송범근과 같이 주목을 받는 선수는 고려대학교 동생 조영욱이다. 대학 무대에서 팀 동료로 뛰었던 그들은 서로 다른 팀으로 입단했다. 송범근은 전북으로, 조영욱은 FC서울로 향했다. 송범근은 골키퍼, 조영욱은 공격수이기에 서로의 맞대결도 기대할 수 있다.

송범근은 “조영욱이 그러더라. (송범근을 상대로) 무조건 골 넣고 싶다고. 자기 나름대로의 각오니까 존중한다”라면서도 “골대까지 올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가볍게 도발했다. 그는 중국식 계산으로 조영욱이 골을 넣으면 포를란보다 위라는 말에 “절대 먹지 않겠다”라며 대응했다.

한편 송범근은 홍정남과의 경쟁 구도에 대해 “골키퍼끼리는 선의의 경쟁이고 그 경쟁에서 이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운도 많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회를 잡고 서른 경기 이상 뛰고 무실점도 많이 하고 싶다”라며 이번 시즌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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