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그랜드힐튼호텔=조성룡 기자] '고든요'를 기가 막히게 흉내내는 FC안양의 선수는 누구일까?

2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8 K리그2(챌린지)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안양의 주장 주현재는 첫 미디어데이에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었다. 올 시즌 안양 선수단을 이끌게 된 주현재는 올 시즌에 대한 각오 등을 밝히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그는 주장에 대한 욕심이 크게 없었다. "어느 날 감독님이 부르더니 코칭스태프 회의 결과 만장일치로 내가 주장을 맡기로 했다더라"고 말한 주현재는 "나는 아빠같은 주장의 역할보다 옆에서 엄마같은 역할을 맡고 싶었다. 하지만 감독님의 뜻이 있으니 수락했다. 올 시즌 권위를 내세우는 것보다 모두를 편하게 해주는 주장이 되고싶다"라며 주장 선임의 배경과 포부를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안양의 화제는 단연 고정운 감독이다.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던 고 감독은 안양의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해설위원 경력은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현재는 잘 모르고 있었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과거 그의 해설을 잘 듣지 않았던 것이다.

"고 감독님의 해설이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평소에 축구 중계를 볼 때 소리를 끄고 보는 편이다. 혼자서 축구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볼 때도 해설을 완전히 끈다. 그래서 '고든요, 그마만큼' 같은 감독님 유행어는 그냥 동료들에게 들어만 봤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이크를 잡고 고 감독의 성대모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미디어데이에서 안양 주장의 숙명이었다.

주현재는 잘 모르지만 이미 안양 선수단 내에서는 고 감독의 말투가 유행이다. 일부 선수들은 고 감독의 성대모사를 한다는 것이 주현재의 설명이었다. 그 중에서도 안세희의 성대모사는 일품이라고. "팬들께서 들어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훈련장에서의 말투와 TV 속에서의 말투는 다르다고 하더라. 적어도 훈련장에서의 말투는 안세희가 기가 막히게 해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올 시즌 안양은 4강 플레이오프가 목표다. 고 감독도, 임은주 단장도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항상 외친다. 선수단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주현재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항상 선수들에게 4강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는 그는 "창단 이후 한 번도 가지 못한 곳이 4강 플레이오프다. 올해는 꼭 나가보고 싶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