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 전북 현대 제공

[스포츠니어스 | 그랜드힐튼 호텔=홍인택 기자] 나이를 먹으면 축구도사가 되나 보다. 이동국의 첫마디는 "나이가 마흔이 되니까 이제 축구가 느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27일(화)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K리그1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모여 새 시즌을 위한 포부를 밝히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팀은 역시 전북 현대다. 최강희 감독은 미디어데이에 이동국과 송범근을 데려왔다. 전북 현대는 이미 다른 팀들보다 이른 시점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AFC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가시와 레이솔을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3-2 역전에 성공했다. 멀티골도 그냥 멀티골이 아니라 원더골이었다. 나이가 무색한 활약에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동국은 나이에 대해 "나이가 마흔이 되니까 이제 축구가 느는 것 같다"라며 "올해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다. 작년에도 두 자리 수 골을 기록해서 올 시즌 역시 이어가고 싶다"라고 전했다.

나이가 들 수록 더 번뜩이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AC밀란을 거쳐 유벤투스에서 뛰었던 안드레아 피를로다. 피를로는 32살에 유벤투스로 이적하며 최고의 기량을 펼쳤다. 이동국은 이 피를로와 동갑이다. 이동국의 포지션이 스트라이커임을 고려하면 필리포 인자기나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도 떠오른다. 과연 축구도사의 길을 걷고 있는 이동국이다.

이동국의 옆자리에는 이번 시즌 프로에 데뷔한 송범근이 앉아 있었다. '신인' 송범근과는 18살 차이. 이동국이 송범근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그는 "신인 때는 너무 오래전 일이라 생각이 안 난다. 신인 때 모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라며 "실수를 할 때도 관중들이 날 못 알아본다는 생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뛰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송)범근이는 기대해볼만한 선수다.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이다. 올해 팀 경쟁을 해서 많은 경기에 뛰는 게 우선일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동국의 송범근을 향한 기대는 더 컸다. 그는 "(송)범근이가 발 사이즈가 크다. 310mm를 신는다. 발로만 막아도 무실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인 선수를 띄워줬다. 송범근은 이에 "발로만 클린시트를 기록하는 건 불가능 할 것 같다. 손 발 다 쓰겠다"라면서 선배의 칭찬을 받았다.

한편 송범근은 이동국을 향해 "연예인 같았다"라고 전했다. 나이가 들 수록 축구가 보인다는 축구도사의 도전이 이번 시즌에도 이어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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