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 감독이 이끄는 FC안양이 심우연을 영입했다. ⓒFC안양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FC안양이 심우연을 영입했다. FC안양은 오늘(15일) “FC서울에서 심우연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FC안양과 심우연은 그다지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심우연은 FC서울 소속이던 지난 시즌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2016년 12월 아내를 폭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이후 FC서울에서는 심우연을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심우연은 이후로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고 결국 FC서울과의 계약이 만료됐다. 그런 심우연을 영입했으니 팬들의 시선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다. FC안양은 FC서울과 결코 가까워 질 수 없는 사이다. 2004년 안양LG의 서울 연고 이전 이후 FC서울에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안양 팬들이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선수를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여러 모로 심우연의 안양 이적은 궁금한 점이 많다. 그래서 <스포츠니어스>는 이 이적을 직접 결정한 고정운 감독과 단독 인터뷰를 나눴다. 고정운 감독이 심우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그를 품은 이유는 무엇일까. 고정운 감독의 공식적인 입장이 궁금했다.

심우연을 영입했다.

나도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는 다 해결됐다고 들었다. 아무리 필요한 선수라고 해도 법적인 부분이 남아 있다면 나도 영입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검사의 판결문도 읽어보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를 통해 판결문을 받아보고 꼼꼼히 읽어봤다. 심우연과 심우연 에이전트도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법적으로 무혐의 판결을 받았으니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구단에 영입 이야기를 꺼냈다.

가정 폭력과 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게 정확히 맞나.

그렇다. 그 문제는 마무리 됐고 지금은 이혼 재판만 진행 중인 걸로 안다. 그렇게 확인했다. 나도 고민했지만 확신이 섰다. 법적인 문제가 얽혀 있는 선수를 영입하면 시끄럽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판결문을 다 읽어본 뒤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는 내용까지 확인했다.

그럼에도 위험 부담이 적지 않은 영입이다. 여론도 있다.

얘(심우연)가 아직까지도 이 부분에 대해 기자들에게 말을 하기 어려워한다. 아이들이 커가고 있는데 상처를 주기 싫어서 숨기고 있다. 언론에다 가타부타 모든 이야기를 다 꺼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더라. 이혼해도 양육비도 보내야 하고 계속 아이들을 지원해야 한다. 운동을 그만두면 안 되는 상황이다. 얘도 이제 좀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 아니 도와주는 게 아니라 우리 팀이 도움을 받을 만한 선수다.

심우연은 지난 4월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몸 상태는 어떤가.

오히려 그때보다 체중이 1~2kg이 빠졌더라. 영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몸 상태도 면밀하게 확인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살이 찌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우연이는 체중이 불지 않아 경기에 투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도 사활이 걸린 문제인데 제자 한 명 돕겠다고 몸도 안 돼 있는 선수를 막 데려오지는 않는다. FC서울 황선홍 감독에게도 확인했다. FC서울과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훈련 중인 고정운 감독과 심우연. ⓒFC안양

심우연이 FC안양에서 잘 할 수 있을까.

배고픈 선수다. 본인이 힘든 시기를 겪었고 굶주려 있다.

심우연은 공격과 수비 모두 가능하다. 어떻게 활용할 예정인가.

우리 팀 앞쪽에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신장이 작다. 그런 면에서 우연이는 유용하게 써먹을 자원이다. 지고 있거나 포스트 플레이가 필요하면 공격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 김신욱처럼 쓸 수 있는 카드다. 또한 K리그2(K리그 챌린지) 같은 경우는 키가 크고 파워 넘치는 스타일의 외국인 공격수들이 많다. 때에 따라서는 이들을 마크하는 중앙 수비로도 쓸 수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유용하게 쓰겠다.

가정 폭력 혐의와는 별개로 FC서울에서 온 선수다. FC안양 팬들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 부분도 이해한다. 구단 내부에서도 처음에는 우연이 영입에 부담을 느끼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감독이고 당연히 좋은 선수를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 부담과 비난은 내가 안고 가야한다. 성적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시선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심우연 영입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팬들이 FC서울에서 선수를 영입하는 걸 싫어하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우리 팀에 정말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해 심사숙고했다. 좋은 경기력으로 불식시키는 수밖에 없다. 비난은 감독인 나에게 해달라. 대신 우리 선수는 조금 보호해 줬으면 좋겠다. 운동장에서 경기력으로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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