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행’ 포프, “승격해 강원은 꼭 잡아야 한다”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부천의 포프.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슈가맨’으로 남을 뻔한 윌리안 포프가 한국에 돌아왔다.

지난 1월 26일 부천FC1995는 보도자료를 통해 윌리안 포프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2016 시즌 부산아이파크를 통해 K리그에 데뷔했던 포프는 당시 38경기에서 18골 4도움을 기록,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후 그는 J2리그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1년을 보냈다. 이번에는 부천을 통해 다시 한 번 K리그에 도전할 예정이다.

포프는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물론 그 때의 활약을 이번에도 보여준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감은 그 때의 활약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포프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일 수 있다. 그렇지만 포프는 유쾌하게 제주도에서 새로운 시즌을 위한 몸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스포츠니어스>가 포프를 만나봤다.

만나서 반가워. 요즘 근황은 어때?
한국에 다시 와서 기분이 좋아. 여기 부천에 왔기 때문에 지금은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지. 요즘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어. 천천히 정갑석 감독님의 스타일이나 팀 동료들의 성향을 알아 가면서 맞춰야겠지? 감독님은 전방으로 빠른 패스를 전개해 풀어나가는 방식을 좋아하시더라. 기존 선수들은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나만 이제 잘 이해하면 될 것 같아.

한국에 다시 돌아오게 되서 기뻐. 예전에 한국에 있었을 때 좋은 기억들 밖에 없었거든. 사실 그런 좋았던 기억을 다시 재현하고 싶어서 한국에 오겠다는 결심을 한 것도 있어. 예전에 부산에서 보여준 것처럼 부천에서도 꼭 보여주고 싶어.

일본에서 한 시즌 만에 돌아온 셈이네. J2리그에서는 어땠어?
일본은 처음이었어.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한 시즌을 뛰었는데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아. 나쁘지 않았어. 하지만 선수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한 시즌이었지. 부상도 당했고 여러가지 악재가 겹쳤어. 상당히 힘들었지. 하지만 그래도 일본에서는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은 것 같아. 이제 K리그에서는 선수로서의 성과도 내야겠지.

친정팀 부산이 아니라 부천으로 오게 된 이유가 뭐야?
글쎄…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사실 부산이라는 팀을 좋아해. 예전에 부산에서 이적할 때 나는 부산에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하지만 계약 부분에서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어. 그래서 일본으로 간 것도 있었지. 많이 아쉬웠어. 그렇게 부산을 떠나고 일본에서 한 시즌을 보낸 다음 다시 이적을 추진하고 있었어.

그 때 부산에서 제의가 오거나 하지는 않았어. 그런데 부천이 처음으로 내게 함께 뛸 생각 없냐고 제의를 했지. 부천과 얘기를 나눠봤는데 굉장히 나를 원한다는 것이 느껴져서 마음이 움직였어. 이제 나는 부천의 선수야. 부산도 좋아하지만 이제는 부천 유니폼을 입고 부천의 승격을 내가 제일 앞장서서 도와야겠지.

포프 부천
포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부천 유니폼을 입었다. 닐손주니어의 역할이 컸다. ⓒ부천FC1995

잠깐, 혹시 부산에서 같이 뛰었던 닐손주니어가 꼬신 거 아냐?
어떻게 알았지? 사실 내가 부천에 오게된 이유 중 하나는 닐손주니어라 생각해. 처음에 부천에서 제의가 왔을 때부터 꾸준히 연락하며 지냈어. 그 때부터 닐손주니어가 내게 부천에 꼭 와달라고 했지. “부천이라는 팀은 외국인 선수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는 팀이고 정갑석 감독님 또한 굉장히 좋다”라고 말하더라고.

나는 부산 시절 닐손주니어와 인연을 맺은 이후 계속해서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닐손주니어는 선수단 분위기도 잘 띄워주고 친구들을 잘 챙겨줘. 아마 부천에 오게 된 이유 중 50%는 닐손주니어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남들은 닐손주니어가 술친구가 필요해서 나를 불렀다고 농담 삼아 얘기하는데… 닐손주니어는 술을 안마시니까 그러려고 부른 건 아닐 거야. 같이 좋은 모습 보여줘야지.

닐손주니어가 부산보다 부천이 춥다는 얘기는 안해줬구나.
와 진짜 춥기는 하더라. 부천에 처음 도착했을 때 너무 추워서 놀랄 정도였어. 일단 적응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추운 건 어쩔 수가 없더라. 브라질 사람인 나는 좀 더운 게 좋거든. 무더위도 좀 느끼고 싶고 햇빛도 강하게 내리쬐면 참 좋을텐데 말이야.

브라질 선수들은 추울 때 비교적 경기력이 떨어지고 날이 더워질 수록 잘 뛴다는 말이 있더라고. 사실 꼭 그렇지는 않은 편이야. 하지만 날씨가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 특히 브라질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더운 것에 적응되어 있는 편이지. 그러니까 추워서 힘든 부분이 없지는 않다고 봐. 어쨌든 요즘 참 춥더라.

부산에서 뛰었을 때 부천이라는 팀은 어떤 팀이었어?
내 기억이 맞는 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2016 시즌 때 내가 유일하게 골을 넣지 못했던 팀이 바로 부천일 거야. 수비가 굉장히 강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 게다가 최전방에는 바그닝요, 루키안과 같은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위력적이었지. 승격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좋은 팀이라고 기억하고 있어. 내가 부천에 올 것을 그 때 미리 알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골을 못넣었던 걸까?

사회 생활을 굉장히 잘하는구나.
이제는 부천 팬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지. 그렇고 말고. 올 시즌 부산과 붙을 때 내가 골을 넣으면 약간 고민은 되고 있어. 내가 세리머니를 하지 않아야 부산에 예의를 지키는 부분일텐데. 나도 참 부산을 좋아하고 있고. 게다가 부산이라는 팀에 계속 정이 가는 이유는 그곳이 내 첫 해외 생활이 시작됐기 때문이야.

그런데 지금 나는 부천 소속이잖아. 내 임무는 골을 넣고 부천에 있는 관중과 서포터스를 즐겁게 하는 일이란 말이지. 내가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별로 즐겁지 않을 것 같아. 그러니까 부산과 경기에서 골을 넣는다면 나는 세리머니를 할 생각이야. 부산에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세리머니도 연구 많이 해야해. 예전에 있던 바그닝요가 ‘세리머니 장인’이었거든.
그래? 나는 거의 아내를 향해서 하는 것들이 많은데… 부산에서도 주로 골 넣으면 화살을 쏘는 등 아내를 위해 세리머니를 했거든. 닐손주니어가 바그닝요와 함께 있었으니까 한 번 같이 연구해야겠어. 둘이 골 넣고 춤도 추고 해야겠네.

사실 너에게 바그닝요 만큼의 활약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어.
그런 시선이 부담되지 않는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바그닝요는 부천에서 정말 잘해주고 K리그1(클래식) 수원삼성으로 떠났다고 생각하거든. 하지만 나와 바그닝요는 축구하는 스타일이 다르다고 생각해. 그래서 직접적인 비교는 좀 무리일 수도 있을 거야. 대신 나는 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보여주면 바그닝요처럼 사랑 받는 선수가 될 수 있겠지.

아직 내게 거는 팬들의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몸으로는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팬들 앞에서 뛴 적도 없으니까. 확실하게는 모르지. 하지만 부천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어.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연말에는 승격해서 같이 웃으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어.

어떻게 보면 이런 부담감은 팀의 에이스가 갖는 숙명 아닐까?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은 대부분 그런 거니까. 하지만 K리그에 오는 외국인들은 다 그런 생각을 이미 가지고 와. 한국에 오면 우리의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고 한국 사람들 역시 우리를 그렇게 생각한다고. ‘나는 정말 중요한 선수다’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K리그에 와. 하지만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 나 자신이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 물론 기회가 될 때는 내가 꼭 골을 넣어줘야 하겠지만.

포프 문신
포프의 손등에 새겨진 아내의 문신. 아 이런 사랑꾼. ⓒ스포츠니어스

그나저나 손등에 있는 이 문신은 누구야?
내 아내야. 내 세리머니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

아내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 같은데?
나는 아내를 정말 사랑해. 항상 내가 어려울 때나 힘들 때나 좋을 때나 같이 있어준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어. 아내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나를 사랑해주거든. 사실 내가 여기에 문신을 하면서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지만 문신 하나만 가지고는 부족할 정도지. 나는 훨씬 더 많이 아내를 사랑하거든.

한국에 오는데는 아내의 영향도 컸던 것 같아. 아내가 나처럼 한국을 굉장히 좋아해. 일본에 있을 때도 한국 얘기를 많이 하면서 “한국 돌아가고 싶어”라고 얘기한 적도 꽤 많아. K리그 팀으로 이적을 추진했을 때는 한국에 있는 브라질 코치들과 얘기하면서 부천이 좋다는 것을 알았지. 언젠가는 한국에 꼭 돌아오고 싶어했고 그리고 그 꿈을 지금 아내는 이룬 셈이야.

캬, 생각해보니까 아까 내가 한 말 너무 멋있지 않았어? 혹시 이거 녹음하고 있다면 그 부분만 어떻게 편집해서 나한테 좀 보내주라. 아내한테 “내가 인터뷰 때 너 사랑한다고 이런 말 했다”면서 좀 들려주고 싶을 정도네.

그건 공문을 보내주렴. 아마 쉽지는 않을 거야. 다른 유부남들은 결혼 생활이 쉽지 않다던데 너는 굉장히 행복해 보여. 나도 미혼이고 지금 네 옆의 통역도 미혼인데 결혼에 대해 조언 한 마디 부탁해.
결혼? 그거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잘 생각해보고 하렴. 꼭.

괜찮아. 울지말고 천천히 말해봐…
사실 요즘 아내가 좀 예민해. 아마도 아내가 생각한 한국은 부산처럼 따뜻한 남쪽 지방이었을 거야. 그런데 부천은 북쪽이잖아. 부산보다 춥거든. 아내가 날이 추우니까 짜증을 좀 많이 내고 있어. 물론 그럴 때마다 항상 좋은 말로 달래주려고 노력하지.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야”라고 말해주고 있어. 지금 나는 제주도에 내려왔는데 아내는 부천에 있거든. 괜히 미안하네…

포프 부산
부산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포프는 부천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부산아이파크

전지훈련이 끝나면 곧 볼 수 있을 거야. 올 시즌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기자들은 꼭 전지훈련에 오면 목표를 물어보더라. 예전에 부산에 있을 때도 어떤 기자가 내게 와서 그걸 물어보더라구. 그 당시에는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는 것이 목표라고 했었어. 그런데 그 꿈이 이뤄졌지. 올 시즌도 마찬가지로 베스트 일레븐에 들고 싶어. 팀을 위해 골을 많이 넣다보면 베스트 일레븐도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내 개인적인 목표가 베스트 일레븐이라면 팀은 당연히 승격이겠지. 2부리그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1부리그 승격이라 생각해. 아직 한국에서는 1부 승격의 꿈을 이뤄보지 못했어. 나와 팀 동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목표가 바로 승격 아니겠어? 다 같이 하나가 되어 꿈을 향해 열심히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해.

특히 부산에서 승격의 기회를 놓친 것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강원FC와의 플레이오프였을 거야. 팀에서도 승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많은 기대감이 있었는데 아쉽게 탈락했지. 정말 슬펐고 후회도 많이 했어. 그 때의 경험을 교훈 삼아 만약에 다시 한 번 승격의 기회가 온다면 두 번 다시는 놓치지 않을 거야.

어? 부천도 그 때 강원에 패해서 탈락했는데…
부천도 그렇겠지만 나도 강원에는 꼭 복수하고 싶어. 우리가 올 시즌 열심히 노력해서 승격을 한다면 반드시 강원을 상대로 지난 날의 아픔을 되갚아 줄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해. 올 시즌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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