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남송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느 팀 선수입니까?”

부천 남송
부천 남송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K리그2(챌린지) 부천FC1995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누굴까?

누군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주저없이 한 선수를 꼽을 것이다. 바로 남송이다. 중국 동포인 남송은 지난 2016년 8월 부천에 입단했다. 아직 부천에서 경기를 뛴 적은 없다. 하지만 그는 부천의 선수들 중 누구보다 뜨거운 감자였다. 한국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남송은 종종 화제였다. 다름 아닌 그의 소속 때문이었다.

지난 2017년 초부터 부천은 뜬금 없는 상황에 휘말렸다. 중국 슈퍼리그(CSL) 옌볜 푸더가 부천 소속 중국 동포 미드필더 남송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옌볜은 “남송은 옌볜 체육 학교 출신이다. 따라서 옌볜 측과 계약 관계에 있으나 2015년 일방적으로 팀을 떠난 이후 2016년 8월 부천에 입단했다. 옌볜은 남송의 이적에 대해 어떠한 동의도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후 전개는 복잡하게 진행됐다. 부천은 남송을 CSL 충칭 리판으로 1년 임대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도 옌볜의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중국축구협회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017년 12월에는 옌볜이 남송의 소유권 문제를 놓고 FIFA 분쟁위원회에 제소했다는 보도까지 등장했다. 남송의 소유권을 놓고 벌이는 두 구단의 분쟁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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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지만 남송의 마음고생도 심했을 것이다 ⓒ 스포츠니어스

7일 부천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남송 선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부천은 “우리 구단과 남송은 옌볜의 일방적인 거짓 주장에 의한 피해자”라면서 “부천은 옌볜 구단의 주장에 맞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남송이 옌볜의 소유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옌볜은 남송의 고용 계약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옌볜과 남송은 고용 계약을 맺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부천은 향후 이 분쟁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우리는 옌볜의 명예 훼손 논쟁에 맞서 우리와 남송의 이익을 강력하게 지켜나갈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또한 “부천과 남송은 항상 축구의 모든 법과 규칙을 따랐다”면서 “우리는 옌볜의 주장에 어떠한 혐의도 없음을 확신한다”라고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

부천이 공식 입장을 밝혔을 때 남송은 제주 서귀포시 전지훈련장에서 몸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가톨릭관동대학교와의 연습 경기에서 처음으로 부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는 주변 상황에 상관없이 오직 축구에만 매진하고 있었다. <스포츠니어스>가 K리그2 데뷔를 한창 준비하고 있는 남송을 만나봤다.

충칭에서의 임대 생활, 남송을 깨우다

그는 1997년생이다. 비교적 어린 편이다. 외모는 청년보다는 소년에 가깝다. 그리고 수줍음이 많았다. 질문을 할 때마다 쑥쓰러운 듯 웃었다. “CSL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은데 어떤 선수와 맞대결 해봤는지 자랑해달라”고 질문하자 “자랑하기에는 부끄럽다”면서도 충칭에 있을 당시 붙었던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헐크, 오스카, 존 오비 미켈…”

2016년 8월 부천에 입단했을 때도 그는 소년이었다. 당시 등록명은 난송이었다. 부천은 한 장의 아시아 쿼터를 남송 영입에 썼다. 즉시 전력감이 아닌 유망주를 데려와 구단의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따라서 그가 부천에 입단하자마자 1군에서 뛰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그렇게 남은 2016시즌을 보낸 남송은 2017시즌을 앞두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충칭으로 1년 임대된 것이다. 선수의 성장을 돕기 위한 부천의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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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입단 당시의 남송. 이 때는 난송이었다 ⓒ 부천FC1995 제공

남송에게 충칭에서의 1년 임대 생활은 소중한 자산이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느낀 점은 많았다. “다들 뛰어난 선수들이지만 존 오비 미켈이 제일 막기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육체(피지컬)적인 부분이 그 선수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고 제 자신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중국에서의 경험은 곧 부천의 자산이기도 하다. 올 시즌부터 남송은 부천에서 뛸 예정이다. 그의 경험이 부천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더 배워야 한다”라고 손사래를 친다. “형들에게 더 배워서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K리그는 CSL보다 템포가 빠른 만큼 적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성인 무대 첫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는 2017년 3월 5일 옌볜전에서 처음 성인 무대를 밟았고 약 한 달 뒤인 4월 14일 구이저우 헝펑 즈청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정말 열정적인 관중들로 가득 찬 무대에서 뛰니까 유소년 때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응원을 많이 해주시니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충칭에서 27경기 3골을 기록하며 CSL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남송에게 물어봤다. “당신은 부천 선수입니까?”

CSL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고 그는 원소속팀인 부천으로 돌아왔다. 남송은 다시 이 팀에 적응해야 한다. 2년 전 부천에 입단했지만 지금 부천과 그 때의 부천은 또 다르다. “지금까지 남아있던 형들도 몇 있는데 선수들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일 친한 정준현 선수와 룸메이트인 (황)진산이 형을 비롯해 다들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에게 적응은 비교적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는 중국 동포고 여기는 한국이다. “사소한 일상적인 문화가 조금은 다릅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음식은 거의 똑같습니다.” 추운 옌볜이 고향이기 때문에 한국의 겨울도 그리 힘든 것이 없다. 올해 함께 새로 합류한 포프는 연신 “춥다”고 하는데 말이다.

이제 남송은 한국 팬들 앞에서 축구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앞서 그가 말한 것처럼 갈 길은 멀다. “오늘(7일) 연습 경기에서도 감독님이 패스 타이밍 등에 대해서 많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더 배워야 합니다.” 아직 부천 팀 훈련에 합류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따라서 빠른 데뷔보다는 완벽한 몸 만들기에 주력하는 남송이었다.

하지만 기대감은 감출 수 없다. CSL에서 보여준 능력과 잠재력을 K리그2에서 최대한 보여준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부천 구단 관계자는 “남송은 공을 예쁘게 차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K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압박 능력이나 피지컬 또한 갖춰야 한다. 이 부분만 보완 된다면 정말 기대되는 선수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만일 남송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올 시즌 K리그 무대에서 그를 볼 수도 있다. 아직은 배워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하지만 그 또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존재한다. “사실 어릴 때만 하더라도 부천이라는 팀에 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연을 맺었으니 팀의 승격에 저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그는 부끄러움을 탔다. 남송은 이런 단독 인터뷰가 처음이었다. 낯선 기자가 던지는 질문을 어색하게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나갔다. 때로는 천진난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그에게 분쟁, 소송 등 복잡한 상황에 대해 물어보기는 어려웠다. 대신 마지막 한 마디에 모든 것을 담아 질문을 던졌다. “남송은 부천 선수 맞습니까?” 그는 비교적 또렷하고 명확한 목소리로 한 마디를 던지고 작별을 고했다.

“네, 저는 부천 선수 맞습니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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