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7부리그격인 엔필드FC는 리그 상금을 거부하기로 했다. ⓒ엔필드FC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잉글랜드 한 축구팀이 리그 상금 수령을 거부했다.

잉글랜드 7위리그격인 이스미언리그 프리미어 디비전에 소속된 엔필드타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엔필드타운은 최근 신년총회에서 “리그의 스폰서로부터 지급되는 상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엔필드타운은 잉글랜드 축구에서 최초로 서포터스가 완전히 보유한 구단이다. 2001년 창단해 1파운드의 주식을 팬에게 판매해 운영하고 있다. 세미 프로 구단으로 운영에 여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7부리그임에도 매주 400여명의 관중이 찾는다. 지난 시즌에는 24개 팀 중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들은 리그 참가로 얻는 상금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유는 딱 하나였다. 이스미언리그 공식 스폰서가 스포츠 베팅 업체이기 때문이다. 엔필드타운 경영진의 입장은 확고했다. 경영진은 “도박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상금을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한 자선 단체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축구계에서도 승부 조작 등의 유혹이 하부리그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선수를 매수할 수 있는 하부리그는 늘 승부조작의 위험성이 노출돼 있다. 이스미언리그도 이런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엔필드타운 집행위원 데이브 브라이언은 “승부조작 근절을 내세우며 베팅 업체와 계약하는 리그의 이중성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원하는 스포츠 베팅 업체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그들이 잘못한 건 없다”면서도 “승부조작에 반대하면서 동시에 이런 업체와 계약한 리그는 비판받아야 한다. 승부조작 뿐 아니라 도박 중독은 수만 명의 가족에게 잊을 수 없는 고통을 가져다 줬다. 한때 우리 구단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도, 그의 가족에게도 비극이었다”고 말했다.

데이브 브라이언은 “우리는 상대팀에게 우리의 결정으로 창피를 주고 싶지는 않다”면서 “다만 이러한 수익은 우리에게 필요 없다는 의미다. 만약 리그 후원사가 담배 회사였어도 같은 자세를 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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