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LS ⓒ FC댈라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축구와 e스포츠의 결합, 성공할 수 있을까?

기존 스포츠와 e스포츠의 결합은 계속해서 시도됐고, 그만큼 고민거리였다. 축구 또한 마찬가지였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가 FIFA 프로게이머를 영입한 사례가 있었고 샬케04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 인수를, 라 리가의 발렌시아는 하스스톤 팀을 창단했다.

K리그에서도 이런 사례는 존재한다. K리그 챌린지 성남FC가 2016년 FIFA 프로게이머 김정민을 영입했다. 이는 아시아 최초의 사례다. 성남은 김정민의 대회 참가 및 훈련을 지원하고 김정민은 성남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선다. 성남은 e스포츠계에서 이름을 알림과 동시에 김정민을 구단의 여러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는 김정민의 재계약으로 이어졌다.

기성 스포츠라 부를 수 있는 축구와 새로운 스포츠인 e스포츠의 결합 시도는 신선했다. 하지만 효과에 있어서는 의문부호가 붙었다. 명확히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냐는 것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것이 축구와 e스포츠다. 그렇다고 기존의 프로축구 리그 안에서 e스포츠가 활성화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직 시장 진입 초기라는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MLS 팀이 만드는 새로운 리그, eMLS

이런 와중에 미국에서 신선한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싸커(MLS)가 EA스포츠와 제휴를 맺고 eMLS(가칭)를 만든다는 것이다. 비슷한 선례는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가 테이크투 인터액티브와 제휴를 맺고 농구 e스포츠 리그인 'NBA 2K리그' 에 참여한다. 2018년 처음으로 개최될 이 대회에 NBA 30개 팀 중 17개 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대회 시스템도 기존 NBA와 상당히 유사하게 구성했다.

▲ MLS는 벌써부터 eMLS 홍보에 돌입했다.

eMLS도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참여율은 NBA에 비해 eMLS가 더욱 높다. MLS 23개 팀 중 19개 팀이 eMLS에 참여한다. 이미 뉴욕 시티의 경우 지난해 4월 프로게이머 크리스토퍼 홀리를 영입하며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각 팀은 자체적으로 프로게이머를 선발해 eMLS 대회에 대비할 예정이다.

사실 제일 먼저 FIFA 게임 리그를 시도한 곳은 호주다. EA스포츠는 향후 'FIFA eWorld Cup' 대회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각 국가의 프로 리그와 제휴를 맺고 있다. 첫 번째로 호주와 접촉한 셈이다. 호주축구협회는 'e-리그'를 창설해 2018 시즌부터 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향후 프로축구 리그가 e스포츠와 결합되는 사례가 늘어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구단 자체적으로 e스포츠를 육성하는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e스포츠를 육성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서 이어져왔다. 미국의 경우 이번 사례를 통해 e스포츠 활용 방안에 대한 정답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eMLS 등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충분히 다른 국가의 리그에서도 이런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한국이 MLS의 시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MLS의 시도는 한국 또한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e스포츠 강국이다. 세계 제일을 다툰다. 그리고 K리그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익과 흥행 측면에서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e스포츠는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유서 깊은 유럽의 구단들이 e스포츠에 뛰어드는 것은 결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볼 수 없다.

물론 섣불리 덤벼들면 안된다. e스포츠가 각 구단들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 중 하나로 '가성비'가 꼽힌다. 인건비가 저렴하게 들면서 홍보 효과 등은 크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이유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e스포츠는 분명 축구와는 또다른 세계다. 신중하게 사례를 분석하고 다가갈 필요가 있다.

eMLS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리그 단위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축구와 e스포츠의 결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가치는 충분하다. 성공한다면 성공한 대로 실패한다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한국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더욱 주목해야 한다. 그들의 결과가 어떨지 상당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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