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잡은 승리를 오심으로 놓친 사우샘프턴 ⓒ 사우샘프턴 FC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잉글랜드 축구계가 비디오 판독(VAR)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현재 잉글랜드에서는 FA컵과 카라바오 컵(EFL컵)에서 VAR을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에서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현재 잉글랜드에서는 하위권 탈출을 위해 간절히 승리가 필요한 두 팀이 VAR의 부재로 오심 피해를 받으면서 EPL에서도 VAR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정각에 열린 스완지 시티와 뉴캐슬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이 경기에서 스완지는 페널티 킥 판정 하나를 오심으로 잃었다.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스완지 수비수 마이크 반 더 후른의 슈팅을 뉴캐슬의 모하메드 디아메가 왼쪽 팔로 막아냈다. 스완지 선수들은 두 손을 번쩍 들면서 항의했으나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카를로스 카르바할 스완지 감독은 해당 장면에 대해 "우리 팀 스태프는 그 장면이 명백한 페널티이자 퇴장감이었다고 말했다. 중요한 장면이었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오직 이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다"라며 를 통해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해당 경기를 지켜본 프랭크 램파드도 심판 판정을 비판했다. 그는 "VAR의 필요성을 말해준 장면이다. 명백한 페널티였다. 디아메는 그의 팔꿈치를 공을 향해 뻗었다.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다"라면서 "VAR을 어서 도입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스완지의 상황은 좋지 않다. 여전히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완지와 나란히 승점 16점을 기록하고 있던 웨스트 브롬은 브라이튼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스완지와 승점을 2점 차로 벌렸다. 스완지의 승점은 17점으로 강등권 바로 위에 있는 17위 본머스와의 승점 차이는 4점 차다.

심판 판정에 불이익을 경험한 팀은 스완지뿐만이 아니다. EPL에는 스완지만큼 승리가 절박한 팀이 있다. 사우샘프턴은 최근 EPL에서 9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다. 사우샘프턴은 왓포드를 상대로 전반에만 두 골을 기록하며 지긋지긋한 무승의 고리를 끊어낼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사우샘프턴은 후반 13분 안드레 그레이의 골에 이어 후반 45분 압둘라예 두쿠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왓포드로서는 극적인 무승부였지만 사우샘프턴의 무승 기록은 10경기로 늘어났다.

두쿠레의 마지막 골이 논란이 됐다. 두쿠레는 트로이 디니의 헤더를 받아 골을 만들어냈지만 그의 마지막 터치는 머리가 아닌 손이었다. 주심은 두쿠레의 핸드볼 반칙을 골로 인정했다.

사우샘프턴은 이번 무승부로 승점 1점만을 기록하며 16위에 머물렀다. 17위 본머스도 아스널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두 팀의 승점은 21점으로 동점이 됐다. 강등권에 위치한 18위 스토크 시티와의 승점 차는 단 1점이다.

평론가 케빈 킬반은 이 장면을 "망신거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두쿠레는 올해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 중 한 명이지만 이건 명백한 핸드볼 파울이다"라면서 "사우샘프턴은 정말 이 승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심판이 그들의 승리를 빼앗았다. 매우 실망스러운 결정이다"라며 심판진을 비판했다.

경기를 마친 사우샘프턴 마우리시오 페예그리노 감독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난 프리미어 리그에서 이런 실수를 본 적이 없다"라면서 "VAR을 도입해야 한다. 심판을 위해서라고 스포츠계가 어떻게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스널에서 뛰었던 이안 라이트도 한마디를 보탰다. 그는 "부심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노골적인 핸드볼이었다. VAR은 이 상황을 즉시 바로잡았을 것이다. 우리는 VAR이 필요하다. 사우샘프턴은 승리할 수 있었지만 심판의 잘못된 결정이 모든 것을 망쳤다"라고 전했다.

왓포드 마르코 실바 감독은 마지막 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피했다. 그러나 두쿠레의 골 장면을 만들어낸 디니는 운이 따랐음을 인정했다. 디니는 "사우샘프턴은 이 무승부를 패배처럼 느낄 것이다. VAR이 있었다면 우리는 무승부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무승부를 거뒀다"라고 밝혔다.

에 의하면 EPL은 VAR 시스템 도입을 위한 시설적인 준비가 아직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티에리 앙리와 제이미 레드냅은 카라바오 컵 첼시와 아스널의 경기에 적용된 VAR 시스템을 호평했다. 잉글랜드는 다음 시즌 혹은 2019년 중에는 VAR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K리그는 2017시즌 초반 인천 유나이티드와 광주FC가 결정적인 오심 피해를 받으며 애초 계획보다 앞당긴 7월부터 도입됐다. EPL에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팀의 결정적인 오심 피해에 잉글랜드 축구계도 VAR 도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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