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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전북현대 ‘레전드’ 최철순이 5년 재계약을 맺었다. 전북은 5일 “최철순과 오는 2022년까지 5년 재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32세의 선수가 5년 재계약을 체결한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2006년 전북에 입단해 상주에서 뛴 2년을 제외하면 줄곧 전북에서만 뛰어온 최철순에 대한 예우였다. 최철순은 K리그 330경기에 나서 3골 17도움을 기록 중이다.

재계약이 확정된 직후 <스포츠니어스>와 통화한 최철순은 그간 계약 진행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철순은 사실 이번 재계약을 앞두고 구단에 살짝 심통이 나 있었다. 그는 “지난해 6월쯤 J리그 몇 개 구단에서 이적 제안이 들어왔다. 협상을 하자고 연락이 많이 왔다. 그런데 전북에서는 아예 재계약 이야기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철순은 “J리그 구단에서 나를 좋게 봐줘 조금 흔들리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나의 최우선 선택은 전북에 남는 것이었다. J리그 쪽 계약 조건만 듣고 ‘전북에서 어떤 계약을 제시하는지 기다려 봐야한다’고 미뤘다. 솔직히 말하면 재계약 이야기가 없어 그때는 살짝 전북에 심통이 나 있었다”고 웃었다.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도 별다른 재계약 언급이 없던 전북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최철순과 대화를 시작했다. 최철순도 J리그의 러브콜을 다 보류했다.

최철순은 에이전트가 없다. “중간에 몇 번 에이전트를 고용해 보기도 했지만 그냥 내가 협상하는 게 더 편하다”고 밝힌 최철순은 모든 협상에 직접 임하는 스타일이다. 활약한 근거 자료를 모으고 심지어는 유니폼 판매량까지 모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정도로 꼼꼼한 스타일이다. 최철순은 “내가 직접 협상을 하다 보니 깐깐해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내가 언제 높으신 분들과 대화를 나누겠나. 이렇게 내 요구조건도 이야기하고 구단 쪽 제안도 들어보면서 직접 협상하는 게 이제는 익숙하다”고 말했다.

과거 재계약 당시에는 많은 자료를 준비했지만 이번 재계약은 막상 시작되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최철순은 “자료를 준비하기도 전에 일단 서로 대화가 잘 됐다. 내가 원하는 게 5년 계약이었는데 구단에서 흔쾌히 잘 받아주셨다. 그래서 바로 재계약에 임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철순은 5년 재계약을 맺으면서 전북의 레전드 최진철(1996~2008.03)보다 더 오랜 기간 팀에 남는 선수가 됐다. K리그에서 흔하지 않은 ‘원클럽맨’이라는 역사에도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재계약을 마무리한 최철순은 이 공을 아내에게 돌렸다. 최철순은 “사실 일본 축구를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은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아내가 옆에서 많이 조언해 줬다. ‘전북에 남아야 한다. 흔들리지 말자’고 이야기해줬다. 아내 덕분에 재계약을 할 수 있었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사천리로 전북과 5년 재계약에 성공한 최철순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주 시원스럽게 답했다. “전북에서 은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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