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현대제철 유니폼을 입게 된 한채린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코리아나호텔=홍인택 기자] 드래프트에 선발된 선수, 그 선수를 지명한 감독 모두 같은 목소리를 냈다. 국가대표 한채린을 관통하는 단어는 '드래프트 최대어'가 아닌 '성장'이었다.

27일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서 2018 여자실업축구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가 열렸다. 드래프트 주인공은 누가 뭐라고 해도 한채린이었다. 그녀는 미국전과 일본전 골 감각을 뽐내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떠오르는 별이었다.

그런 한채린이 인천 현대제철 유니폼을 입는다. 인천 현대제철. 국내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팀이다. 인천 현대제철은 그렇게 한국 여자축구의 떠오르는 별도 함께 품었다.

드래프트를 마치고 만난 한채린은 일본에 다녀온 후 "쉬면서 지냈다"며 짧게 근황을 전했다. 그녀는 "신인이니까 어디든 뽑히는 것만 생각했다. 처음엔 긴장됐는데 드래프트 당일이 되니까 생각보다 편했다"라고 전했다.

인천 현대제철에 뽑힌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워낙 잘하는 곳이라 부담도 많이 된다. 언니들한테 배울 수 있는 점은 좋은 것 같다.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로 생각한다"라며 화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세상이 한채린의 이름을 알게 된 시간은 짧다. 위덕대에 재학하면서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세계 최강 미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일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주목에도 한채린은 자만하지 않았다.

한채린은 "기분은 되게 새로웠고 좋았다. 그럴수록, 제일 나이도 어리고 막내니까 자만하지 않으려고 한다. 더 배운다는 생각만 가득하다"라며 국가대표 한채린의 자세를 전했다.

그런 한채린을 뽑은 최인철 감독도 흐뭇한 표정이었다. 최인철 감독은 시즌이 끝나고 선수들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가 사회 공헌 활동을 했다. 벌써 2년째 중국 대평 중학교 학생들에게 축구를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현지에서도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후문이다. 중국에서 돌아온 최인철 감독은 드래프트 현장에서 인천 현대제철의 순서가 되자 가장 먼저 한채린의 이름을 불렀다.

최 감독은 "생각했던 틀에서 선수를 뽑았다. 한채린이 생각의 틀에 있었고 뽑을 수 있어서 기분 좋다"라고 전하면서 "아직 어린 선수고 국가대표 선수들도 많으니까 같이 경쟁하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한채린을 응원했다.

그는 선수 선발이 끝나자 인천 현대제철이 뽑은 한채린과 권도희에게 "축하한다"라는 말을 건넸다. 그 뒤 이런저런 얘길 전했다. 그가 신인에게 말하는 인천 현대제철이란 무엇이었을까.

"가고는 싶지만 부담스러운 현대제철이라고 얘기했다. 워낙 스쿼드가 좋다. 한편으로는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와서 자신이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다. 운동장에서는 나이, 선배가 없다. 본인이 좋은 모습 보인다면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고 그런 경쟁력에서 항상 긴장해야 선수들이 발전한다. 그런 방향에서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얘기했다."

최인철 감독의 말처럼 한채린도 이를 잘 알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채린은 "성격이 밝기 때문에 적응 걱정은 덜 된다"라면서 "국가대표 언니들과 같이 공을 차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다. 인천 현대제철에 가서도 더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섣불리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일단은 더 배우고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하고 다치지 않으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기술적인 면이나 체력적인 면, 수비적인 것들을 더 많이 배우려고 한다"라며 2018년 WK리그의 신성으로서 각오를 밝혔다.

국가대표에 등장한 반짝스타. 그녀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녀는 더 성장하길 원했다. 그래서 지금 빛나고 있는 반짝임을 더 빛내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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