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래가 수원삼성을 떠나 태국 치앙라이로 이적한다. ⓒ수원삼성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K리그 수원삼성 미드필더 이용래가 태국 치앙라이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이용래는 태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정원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용래는 “서정원 감독 덕분에 이렇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감사한 감독이지만 나한테는 특히 더 감사한 분”이라고 전했다.

2009년 경남에서 데뷔해 두 시즌 동안 활약한 이용래는 2011년 수원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이 해에 그는 수원삼성은 물론이고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며 한 시즌 동안 무려 60경기에 나서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이용래는 그라운드에 나서면 누구보다도 많이 뛰었다. 하지만 혹사의 대가는 가혹했다. 이용래는 이후 연이어 큰 부상을 당하면서 그라운드에 서 있는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이용래에게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2015년 안산경찰청에서 제대할 당시에도 무릎을 다쳤다. 멀쩡한 몸 상태로 제대를 했어도 팀을 비운 시간이 2년이 다 돼 경쟁이 쉽지 않았을 텐데 큰 부상을 안고 들어왔다”고 밝힌 이용래는 “팬들께 질책도 많이 받았다. 나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이때 이용래를 잡아준 게 바로 서정원 감독이었다. 이용래는 “서정원 감독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뿐이다. 서정원 감독 덕분에 그나마 올 시즌 막판 그래도 좋은 활약을 조금은 보여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간 부상 여파 등으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이용래는 올 시즌 막판 전성기 때의 기량을 회복하며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이용래는 “1년에 20~30경기 정도 뛰는 것 같다. 올해도 그나마 많이 뛰었다고 생각했는데 27~28경기 정도였다”면서 “2011년에 어떻게 60경기를 뛰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때에 비하면 경기수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올해는 다른 시즌에 비해 경기에 많이 출장했다. 서정원 감독이 많이 신경 써 주신 덕분이다. 서정원 감독만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고 전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용래는 경남FC 시절 코치였던 알렉산드레 가마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태국 치앙라이 지휘봉을 잡은 가마 감독은 경남 시절 아꼈던 제자 이용래에게 영입 제안을 보냈다. 치앙라이는 2009년 창단해 2010년 태국 1부리그로 승격했고 올해 FA컵에서 우승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따낸 신흥 강호다.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상하이 상강(중국)을 꺾으면 울산 현대(한국)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멜버른 빅토리아(호주)가 포진한 F조에서 16강 진출을 다툴 예정이다.

이용래는 결국 태국행을 결정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해외를 한 번은 경험해 보고 싶었다”면서 “그게 어느 나라이건 중요하지는 않았다. 예전 스승이었던 가마 감독이 연락을 줘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이용래는 어제(26)일 수원삼성 클럽하우스를 찾아가 서정원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동료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서정원 감독과 인사하고 나오는데 살짝 눈물이 나더라. 정이 많이 들었다”고 밝힌 이용래는 “서정원 감독이 ‘용래는 고생만 하다 가는 것 같다. 매일 아프기만 했다’고 하셨다. 올 시즌 막판 컨디션이 좋아져 경기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다 서정원 감독이 만들어 주신 거다. 항상 나에게 기회를 주시려고 했다”고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이용래는 “서정원 감독도 내가 팀에 남아주길 바랐는데 떠나게 돼 죄송하고 슬펐다. 이 몸 상태로 내년까지 함께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고 죄송하다”면서 “조나탄 이적설도 있고 하다 보니 아무래도 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한 것 같다. 들어오는 선수는 없는데 나가는 선수만 자꾸 생기니까 선수단과 팬들 모두 걱정이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수원삼성에 들어오는 선수의 ‘오피셜’이 떴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은 현재 이용래가 이적을 확정지은 가운데 김민우는 군대에 입대했고 조나탄도 중국 이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산토스 역시 계약 만료 이후 팀을 떠났다.

이용래는 연신 서정원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수원삼성

이용래는 지난 2012년에도 아랍에미리트 알자지라 클럽 이적을 확정지었다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이적이 좌절된 바 있었다. 이번 이적이 첫 해외 진출이다. 이용래는 “원래 해외 이적을 하게 되면 팀에서도 미리 이야기를 해주고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2012년 당시 나는 울산과의 원정경기가 끝난 뒤 바로 그날 저녁 비행기를 타고 그 다음날 오전에 메디털 테스트에 임했다”면서 “아킬레스건염이 있어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한 상태에서 땀을 흘리고 곧바로 휴식 없이 비행을 하다 보니 메디컬 테스트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나왔다. 더군다나 당시 그 팀 주치의가 볼턴에서 무암바가 쓰러질 당시의 주치의라 심장을 예민하게 보기도 했다. 일시적인 문제라 지금은 건강하다”고 전했다.

이용래는 치앙라이의 메디컬 테스트도 문제 없이 통과했고 내년 1월 3일 출국해 5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수원에서 몸 상태가 좋지 못해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가 많아 죄송스러웠다”면서 “그래도 올 시즌 슈퍼매치에서 골을 넣었을 때는 잊을 수 없다. 몸이 괜찮았을 때는 경기에 나가는 게 특별하지 않았지만 힘든 시절을 많이 겪고 나서 슈퍼매치에 나가 골을 넣으니까 그 동안 힘들었던 시간이 스쳐지나가더라. 그 경기에서 비기기는 했지만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나의 장면으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용래는 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부탁하자 “꼭 하고 싶었다. 꼭 하고 싶었다”고 반겼다. 그는 팬들에게 이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그동안 오해도 있었고 잘못한 부분도 있어 질책 받기도 했다. 그런 질책을 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우리 팀과 나에 대한 관심이라고도 생각했다. 팬들이 이적 소식을 알고 SNS를 통해 그동안 고마웠다는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다. 나중에 꼭 다시 돌아와 달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최대한 답장을 다 하는 중이다. 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수원은 나에게 큰 아픔과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많이 준 팀이다.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어디서나 항상 수원을 응원하겠다.” 이용래는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수원삼성에서 5년 동안 105경기에 출장해 5골 7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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