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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프리메라 리가 팬들이 스포티비의 중계 운영에 아쉬움을 전했다. 지난 23일 한국 시각 오후 9시에 열렸던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경기는 스포티비 서버 다운으로 인해 중계에 어려움이 있었다. 경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프리메라 리가 팬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스포티비는 '엘 클라시코' 중계를 'SPOTV NOW'에서 독점으로 중계하기로 했다. 특별한 이벤트였던 만큼 팬들을 넥슨 아레나로 불러 뷰잉 파티를 진행했다. 그러나 뷰잉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던 팬들이나 행사 소식을 접하지 못한 팬들은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스포티비는 '엘 클라시코'를 원했던 팬들에게 자회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유료 결제를 하도록 유도했다. 가입 후 한 달은 무료로 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불만을 일축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엘 클라시코' 경기 시작 시점에서 스포티비의 미숙한 서버 운영이 화제가 됐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이전 경기들을 보여주던 스포티비는 경기 시작 시각인 9시가 되자 몰리는 접속자들을 감당하지 못하며 서버관리에 실패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돈을 내고도 중계를 보지 못했다.

결국 스포티비 서버가 다운되자 많은 축구 팬들이 허탈한 심경을 밝혔다. 이용자들은 온라인 중계가 멈추자 재접속을 시도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축구팬들은 불법 중계 사이트를 공유하며 '중계 유목민'이 됐다. 러시아 중계를 가져온 '트위치' 중계가 공유됐으나 해당 트위치 채널도 사용자가 몰리자 저작권 문제로 방송이 종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축구 커뮤니티 다음 카페 '樂 SOCCER'에서는 팬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스포티비 말고 중계해주는 곳이 없느냐", "무료도 아니고 유료인데 상태가 무료보다 좋지 않다", "스포티비가 하늘이 준 기회를 발로 걷어찼다"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중계가 원활하지 않자 축구 커뮤니티 '樂 SOCCER' 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스포티비 독점 유료중계로 인해 스포츠 펍으로 모인 축구팬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연희동 소재의 스포츠 펍 '락카룸' 사장은 중계화면을 제공하기 위해 진땀을 뺐다. 스포츠 펍 사장이 'SPOTV NOW'에 접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안 팬들은 하나둘 씩 스마트 폰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체적으로 불법 중계 사이트에 들어가 중계 화면을 보는 일들이 벌어졌다. 가까스로 'SPOTV NOW'에 재접속한 사장은 이번엔 스마트 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아 전체 화면으로 전환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전반 30분이 지난 후 중계 화면이 나오자 펍에 모인 팬들은 그것만으로도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를 마친 후 만난 스포츠 펍 사장은 진이 다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중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순간에 대해 "식은땀이 났다. 처음에는 우리 가게 인터넷이 불안정해서인 줄 알았다. 스포티비에 문제가 많은 것 같다"라고 전하며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스포츠 펍에서 즐겁게 중계를 시청하고 돌아가는 팬들에게도 스포티비의 독점 중계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팬들은 한목소리로 "수익성을 고려한 점은 이해한다"라고 전하면서도 "스포츠 중계를 보기 너무 어렵다. 팬들로서는 아쉽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동국대학교에 다니는 A 씨는 "다음 시즌은 공영방송에서 경기를 봤으면 좋겠다. 러시아 해설이 아닌 한준희 해설이 듣고 싶었다"라면서 "스포티비의 미숙한 중계 운영은 아쉬울 정도가 아니라 짜증이 났다"라고 전했다.

이날 스포츠 펍을 찾은 이모 씨(28)도 "이런 식이면 팬들의 원성을 사기 쉽다. 아예 프리메라리가 전체 경기를 유료로 제공했던 채널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엘 클라시코 경기를 전 세계 5~6억 명이 본다고 하더라. 우리나라에서만 보기 힘든 점은 불만이다"라고 전했다.

뷰잉 파티를 마련한 넥슨 아레나에서도 경기 초반 중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비는 스포츠 중계 전문 채널로서 다양한 플랫폼과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온라인 서버 다운에 대처하는 안전장치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의 정책이 단순한 '모노폴리' 정책이 될지, 혹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합당한 '유료 콘텐츠' 제공 정책이 될지는 스포티비의 과제로 남았다.

intaekd@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