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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페이스북과 아마존을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볼 수 있을까. EPL 중계권 경매에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소식은 이미 지난가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도 업계 관계자의 말을 통해 더 자세한 소식을 전했다.

EPL은 현재 중계 계약이 2019년 6월에 종료됨에 따라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중계를 맡을 방송사를 물색 중이다. 입찰 서류가 공개된 가운데 현재 EPL 중계를 맡고 있는 '스카이 스포츠'와 'BT 스포트' 양대 산맥 구조에 지형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경쟁에 뛰어든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아마존'과 '페이스북'이다. 이와 더불어 '트위터'와 '넷플릭스'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의 독점 중계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스카이 스포츠와 BT 스포트도 일부 경기를 중계하는 패키지 계약을 통해 EPL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중계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현재 한화 약 7조 4600억에 달하는 중계권료는 점점 더 치솟을 전망이다. 경매는 1월 말에 마감되며 낙찰자는 2월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 TV 관계업자는 "역대 최고의 입찰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아마존은 스포츠 중계의 덕을 톡톡히 봤다. 아마존은 이미 NFL 디지털 중계와 남자프로테니스(ATP) 월드 투어의 영국 독점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다. 시청자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머물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쇼핑으로 유도했다는 평가다. 광고 노출로 인한 수입은 덤이다. 아마존은 EPL도 '미끼상품(로스리더)'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페이스북도 미국 프로야구(MLB) 중계권을 구입해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를 제공했다. 이번 시즌에는 '폭스 스포츠'와 함께 유럽 챔피언스 리그를 제공했으며 인도 크리켓 프리미어 리그 중계권 확보에도 한화 약 6610억을 투자하는 등 고객들을 자사 플랫폼에 잡아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잡지 'TV 스포츠 마켓' 편집장인 로빈 젤리스는 "페이스북의 인도 크리켓 프리미어 리그 입찰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들이 실제로 스포츠 중계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하면서 "새로운 입찰자들은 중계권료 인상을 야기시킬 것"이라며 "프리미어 리그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 참여가 '거품'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중계권 사업 관계자는 "아마존이 한두 개의 패키지를 손에 넣는다면 EPL 중계는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는 로스리더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EPL 중계가 아마존 비즈니스 모델에 충분한 프리미엄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토크 시티나 허더즈필드 타운은 그들에게 좋은 상품이 아닐 수도 있다"라면서 "게다가 축구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처럼 시간을 두고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다. 경기가 끝나면 모두가 경기 결과를 알게 되고 재미가 줄어들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입찰 경쟁은 TV 방송에 중점을 둔 스카이 스포츠로서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스카이 스포츠는 최근 크리켓, 골프, F1 등 개별 종목 스포츠 전용 채널을 새로 개설한 상태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EPL 중계권을 가져가게 된다면 TV에 의존하던 시청자들을 다른 유형의 플랫폼으로 끌어올 수 있다. TV 중심의 스포츠 중계 지형을 흔들기에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한편 스카이 스포츠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최근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한 포석으로 '21세기 폭스'를 인수했다. 이 중에는 폭스가 소유한 위성방송 '스카이'의 지분 39%도 포함되어 있다. 는 "21세기 폭스는 스카이의 남은 61% 지분도 완전히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페이스북뿐,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의 새로운 사업 형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EPL을 접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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