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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최수경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 이주 노동자들이 희생되고 있다.

최근 국제 인권 단체 엠네스티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을 위해 동원된 이주 노동자들이 빚과 착취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엠네스티는 해당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네팔 출신의 이주 노동자 41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주 노동자들이 빚을 지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불법 수수료'다. 카타르 경기장 건설 취업을 에이전트가 알선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낸다는 것이다. 네팔 이주 노동자 중 약 70%에 달하는 사람들이 과도하거나 적법하지 않은 수수료를 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부 노동자는 에이전트에게 임금의 88%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사 대상 노동자의 53%는 "채용 담당자가 약속한 것에 비해 월급을 적게 주고 있다"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따라서 현재 카타르로 온 이주 노동자들은 월급을 적게 받으면서도 대부분을 에이전트에게 수수료로 떼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엠네스티는 지속적으로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미 카타르 월드컵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예전부터 있었다. 특히 현대판 노예 제도라 불리는 카타르의 카팔라 시스템은 FIFA에서도 우려를 표명해왔다. 이 시스템은 고용주의 허가 없이 근로자가 자유롭게 출국이나 이직을 할 수 없는 제도다. 2015년 카타르는 카팔라 시스템 개혁을 선언했으나 국제 사회로부터 "너무 늦었고 변화도 너무 적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카타르의 이런 시스템도 문제지만 네팔의 열악한 현실도 이주 노동자의 인권 유린에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엠네스티 글로벌 이슈 프로그램 부국장 제임스 린치는 "이런 상황에서도 네팔 이주 노동자들은 빚이 많아 계속해서 일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네팔 정부의 법 집행이 약한 것도 그들의 노력이 에이전트와 대부업자 등의 손에 넘어가게 되는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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