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주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송영주 SPOTV 해설위원이 매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기들 중에서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기를 상세하게 리뷰하는 공간입니다. <스포츠니어스>는 앞으로 한 주에 한 경기씩 송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글로 제공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송영주 칼럼니스트] 크리스탈 팰리스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1골 1도움을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크리스탈 팰리스는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7경기 무패(3승 4무)를 기록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1990년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 12경기 무패를 기록했지만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7경기 무패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올 시즌 개막 후 7연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출발을 보여줬지만 어느새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그렇다면 크리스탈 팰리스는 어떻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일까?

'백전노장' 로이 호지슨의 등장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상승세'란 표현은 어색하기만 하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올 시즌 개막전 이후 7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하면서 모두 패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4라운드에서 번리에게 0-1로 패하자 과감히 프랑크 데 부어 감독을 경질했고, 경험이 풍부한 로이 호지슨 감독을 임명했다. 로이 호지슨 감독도 크리스탈 팰리스의 지휘봉을 잡고 8라운드에서 첼시에 2-1로 승리하며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초반 8경기에서 1승 2무 5패를 기록하며 크리스탈 팰리스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백전노장' 로이 호지슨 감독은 수비의 안정감을 높이면서 롱 패스에 의한 공격 전개와 빠른 측면 공격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했고, 이에 따라 크리스탈 팰리스는 서서히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12라운드 에버턴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스토크(2-1승),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언(0-0무), 웨스트 브로미치(0-0무), 본머스(2-2무), 왓포드(2-1승), 레스터(3-0승) 등을 상대로 패하지 않았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크리스티안 벤테케가 극심한 부진을 보여줬지만 윌프리드 자하가 부상에서 복귀하고, 루벤 로프터스-치크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줬다. 그리고 수비의 중심인 마마두 사코가 종아리 부상을 당했음에도 스캇 댄과 제임스 톰킨스 중심으로 포백을 구성해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벤테케가 드디어 레스터전에서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벤테케의 부활, 부족한 2%를 채우다

벤테케는 지난해 여름 270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리버풀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한 후,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 경기마다 기복은 있었지만 리그 36경기에서 15골, 2도움을 기록하며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출전한 12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방에서 몸싸움을 통해 공간을 만들고 헤더를 통해 득점 기회를 창출하며 측면으로 빠져 공격 전개에 일조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벤테케는 지난 레스터전에서 전반 19분 절묘한 헤더를 통해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더니 전반 40분 환상적인 패스를 통해 윌프리드 자하의 골을 도왔다. 특유의 피지컬을 활용한 움직임과 몸싸움, 고공 장악력 등을 바탕으로 레스터의 수비를 괴롭혔고, 리그에서 960분 만에 골을 넣으며 해결사의 모습을 되찾았다. 호지슨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벤테케는 굉장히 강하다. 우리는 그가 능력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이제 스완지,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등을 차례로 대결한 후 2017년을 마감한다. 호지슨 감독은 자하와 로프터스-치크가 제 역할을 하는 가운데 벤테케가 부활했고,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가 끈끈함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따라서 크리스탈 팰리스의 무패행진은 7경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적어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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