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통신] 추락하는 말라가, 희망은 있나


지난 주말 원정 첫 승을 거둔 말라가ⓒ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현재 스페인 발렌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배시온 기자는 스포츠니어스 독자 여러분들께 스페인 축구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전달해 드립니다.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로 손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축구 없이 못사는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발렌시아=배시온 기자] 축구팀이 반짝이는 것도, 추락하는 것도 한순간이다. 한때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돌풍을 일으켰던 말라가는 돌연 선수 임금도 제대로 지불하지 않던 구단이 됐다. 그럼에도 꿋꿋이 중위권을 유지하던 과거와 달리 이번 시즌 초라하게 변해 강등권에 머물고 있다. 말라가의 돌풍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었을까?

말라가는 프리메라리가 2016-2017 시즌을 11위(승점 46점 12승10무16패)로 마쳤다.  2010년 카타르 재벌 압둘라 알타니가 팀을 인수한 후에 11-12시즌부터 4위-6위-11위-9위-8위-11위로 안정적인 중위권을 유지했다. 2017-2018시즌을 달리고 있는 현재 순위는 19위로 매 라운드마다 18위부터 20위까지 바쁘게 오가고 있다. 불안한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말라가가 이렇게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생각지는 못했다. 말라가는 이번 시즌 10라운드에 들어서야 셀타 비고를 상대로 첫 승을 거뒀다. 현재 3승2무10패로 11승점을 겨우 올려 초라한 성적으로 리그를 치르고 있다. 한 때 프리메라리가 양강 체제를 위협할 것이란 평가까지 받던 말라가는 언제부터 추락하게 된걸까.

말라가를 지휘 중인 미첼 감독ⓒ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자본으로 흥하고 자본으로 망하다

2010년 압둘라 알타니 구단주의 든든한 후원을 바탕으로 말라가는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을 선임하고 줄리오 밥티스타, 호아킨 산체스 등 당시 유명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노장 선수가 대부분이었지만 말라가의 투자는 눈에 띄는 결과로 옳았음을 증명했다. 여기에 발렌시아 유스 출신인 이스코를 데려와 말라가의 핵심 선수로 키우기도 했다. 2011-2012시즌 말라가는 4위로 시즌을 마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2012-2013시즌엔 6위를 기록하며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했지만 2012년에 있던 임금 체불 문제로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박탈당했다. 자본으로 흥했지만 구단의 투자가 끊기자 팀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페예그리니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로 거처를 옮겼고, 핵심 선수가 하나 둘 이적했다. 베른트 슈스터, 하비 그라시아 감독이 이후 말라가를 책임졌다. 전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말라가를 9위, 8위인 중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말라가는 그 후로 무분별한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2016-2017시즌엔 후안데 라모스, 마르셀로 로메로가 짧은 기간동안 말라가의 감독을 맡은 후 현재 미첼 감독이 부임했다. 부임 초기 미첼 감독에게 기대가 모인 것과 달리 3승2무10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갖고 반등할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강등권 추락, 반전 꾀할 수 있을까

말라가는 득점이 강한 팀은 아니었다. 이번 시즌 공격 보강을 위해 디에고 롤란과 보르하 바스톤을 임대했다. 우루과이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롤란은 9경기 출전해 3골을 넣고있다. 예전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활약이지만 현재 말라가의 공격에서 없어선 안될 자원이다. 보르하는 스페인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이면서 과거 에이바르 임대 시절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말라가에선 아직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11경기에 나서 2골에 그쳤는데 그마저도 1골은 페널티킥이다. 이들의 득점력이 살아날 때 말라가의 공격 역시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이다.

2015-2016시즌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이적한 초리 카스트로가 말라가의 믿을 구석이다. 33살의 베테랑 미드필더인 초리는 8경기에 나서 3골 1도움을 올리는 등 팀내 공격 포인트 1위다. 미첼 감독의 아들인 아드리안 곤잘레스도 부름을 받고 에이바르에서 거처를 옮겼다. 선수들의 기본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많은 이동이 있던 탓에 팀으로 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원정 첫 승을 거둔 말라가ⓒ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다행인 것은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둔 후 조금씩 승점을 쌓고 있다. 12라운드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에 펠레스코어 승리로 홈경기 2연승을 챙겼다. 이번 시즌 부진하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호날두의 결승골로 패했다. 이후 레반테에 비긴 후 15라운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첫 원정 승리를 거뒀다.

막대한 투자를 받던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지만 말라가가 강등권에 놓인 것 역시 어색하다. 잘나가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다듬어야 할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말라가는 이 위기를 버틸 수 있을까?

si.onoff@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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