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주의 건곤일척] 소시에다드, 점유율과 슈팅이 승리 보장하지 않는다

레알 소시에다드
레알 소시에다드 ⓒ 공식 페이스북


‘송영주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송영주 SPOTV 해설위원이 매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기들 중에서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기를 상세하게 리뷰하는 공간입니다. <스포츠니어스>는 앞으로 한 주에 한 경기씩 송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글로 제공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송영주 칼럼니스트] 레알 소시에다드가 경기를 지배했음에도 패배를 당했다. 소시에다드는 8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산 바스티안의 아노에타에서 펼쳐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의 2017-18시즌 UEFA 유로파리그(이하 UEL) L조 6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소시에다드는 유로파리그 홈 12연승을 마감하며 조 2위로 32강에 진출했고, 최근 공식 4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했다.

어쩌면 소시에다드는 제니트전을 통해 축구가 굉장히 불공평한 스포츠라고 느꼈을 지도 모른다. 소시에다드는 점유율 72%, 슈팅 25회, 코너킥 15회 등을 기록하면 시종일관 제니트를 괴롭혔다. 즉, 소시에다드가 경기를 지배했음에도 제니트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도대체 왜 소시에다드는 제니트를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음에도 패배를 당한 것일까?

결정력의 차이가 승패를 좌우하다
소시에다드의 에우세비오 사크리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계속 해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결정력의 차이가 승패를 좌우한 셈이다.”라고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소시에다드는 제니트를 상대로 25회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슈팅을 6회 밖에 기록하지 못한 반면에 제니트는 슈팅을 8회 밖에 시도하지 못했지만 유효슈팅을 6회 기록했고, 3골이나 넣었다. 따라서 결정력 차이가 승패를 좌우했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다.

사실 소시에다드는 결정력을 제외하면 완벽한 공격(?)을 펼쳤다. 소시에다드는 윌리안 주제와 아드낭 야누자이, 미켈 오야르사발 등을 앞세워 측면 공략에 집중하면서도 이야라멘디와 사비 프리에토, 다비드 수루투사가 2선에서 슈팅과 패스, 침투를 통해 상대 수비를 뚫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좌우 풀백인 케빈 로드리게스와 알바로 오드리오솔라는 측면 공격에 가담하면서 제니트의 수비를 흔들었고, 후반전엔 후안미와 세르히오 카날레스까지 투입되면서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그 결과 소시에다드는 높은 점유율 속에서 다양한 공격루트를 보여줬다.

하지만 축구는 골을 위한 스포츠다. 골을 기록하지 못하면 모든 기록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이런 측면에서 제니트의 역습은 마치 쏜살같이 날아가는 화살처럼 매우 빠르면서도 스치기만 해도 상대를 벨 수 있는 칼같이 위협적이었다. 제니트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를 기용하지 않으면서 알렉산다르 코코린과 에밀리아노 리고니, 알렉산드로 에로힌, 드미트리 폴로즈 등으로 공격라인을 구성해 공격의 속도를 최대치로 높였고, 올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각각 6골과 5골을 넣고 있었던 리고니와 코코린은 역습을 주도했다. 그리고 제니트는 전반 35분 역습을 통해 에로힌이 선제골을 넣으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수비 안정감 없이 유럽에서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소시에다드는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사크리스탄 감독은 1차 압박을 통해 상대의 역습을 지연시키거나 미연에 방지할 계획이었고 이것은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소시에다드는 1차 압박이 뚫린 이후엔 최후방이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물론, 제니트의 블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화려한 바이시클킥을 통해 결승골을,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리오넬 메시처럼 현란한 드리블 돌파 후에 추가골을 넣었다. 하지만 소시에다드는 이바노비치가 골을 허용할 때 수비라인 컨트롤에 문제를 노출했고, 파레데스에게 골을 허용할 때 3명의 수비수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와 달리 제니트는 윌리안 주제에게 1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며 끈끈한 수비를 펼쳤다. 센터백인 미하 메블랴가 종종 포지셔닝에 실수를 범하고, 라이트백 스몰니코프가 공중볼 처리에 약점을 노출했지만 이바노비치가 수비의 중심을 잡으면서 포백은 쉽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안드레이 루네프의 부상으로 최근 선발 출전하는 유리 로디긴 골키퍼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상대 슈팅을 막아내며 무려 5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소시에다드는 제니트전 패배로 최근 3연패를 당했다. 코파 델 레이 32강 2차전에서 예이다 에스포르티우에 2-3으로, 라 리가 14라운드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1-2로, 그리고 유로파리그에선 제니트에 1-3으로 패했다. 이 경기들에서 소시에다드는 상대보다 높은 점유율과 더 많은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즉, 사크리스탄 감독이 현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골 결정력과 수비 집중력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소시에다드는 상대를 압도하면서도 패하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소시에다드로선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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