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수비수 홍혜지, “언니들 상대로 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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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인천=홍인택 기자] 고베 아이낙의 선발 명단에 새겨진 이름 세 글자. 홍혜지(22)는 WK리그 올스타팀이 입은 흰색 유니폼이 아닌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25일 인천남동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2017 WK리그 올스타전에서 홍혜지는 고베 아이낙의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다. 큰 키와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경기 결과는 2-2 무승부. 승부차기 끝에 2-4로 WK리그 올스타팀에 패배했다.

홍혜지는 현대공고를 거쳐 고려대에 진학했다. 17세 이하, 20세 이하 여자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있는 여자 축구대표팀의 미래다. 174cm의 큰 키와 빠른 판단력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홍혜지는 작년 말 고베 입단을 선택하며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에서 지낸 1년. 그리고 잠시 한국으로 돌아와 WK리그 올스타팀을 상대했다.

홍혜지는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인지 쑥스러움을 많이 탔다. 오늘 경기에 대해 “느낌이 이상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다 알고 지냈던 언니들을 상대 팀으로 만나보니까 신기했다”면서 경기 소감을 밝혔다.

경기장에서 그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일본 선수들에 비해 우뚝 솟아있는 느낌이었다. 후반전에는 이민아의 돌파를 결정적인 순간에 끊어내며 팀의 실점을 막았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자책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경기는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훨씬 진지했다. 진지했기에 그녀가 느낀 실수가 계속 생각나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언니들을 상대하면서도 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실수가 많았다. 키는 크지만 몸싸움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경험이 좀 부족해서 그런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떠난 그녀에게 어려움은 없을까. 그녀는 “언어 소통이 어렵다”며 타지 생활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단체로 생활했는데 일본에서는 개인으로 생활해야 하니 처음엔 적응이 어려웠다. 혼자 밥도 해 먹고 빨래도 하다 보니까 익숙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다행히 홍혜지와 함께 고베에 입단한 포항여자전자고 출신 최예슬(20)이 그녀에게 큰 의지가 됐다. 익숙하지 않은 타지 생활에서 후배가 큰 버팀목이 되어준 셈이다. 그녀는 “일본 선수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다. 다행히 지금은 적응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고베 선수들은 고베를 거쳐 간 조소현과 이날 잠시 한국을 방문한 지소연과도 다정한 인사를 나눴다. 한국 여자 축구 선수들이 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고베 선수들은 이날 후반전 잠시 중계 마이크를 잡은 권은솜과도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홍혜지와 가장 친한 선수는 모리야 미야비라고. 이날 미야비는 홍혜지와 같이 중앙에서 수비를 담당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아쉽게도 미야비는 승부차기 네 번째 킥에서 골포스트에 공을 맞히며 실축했다. 미야비의 실축으로 고베는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했다. 홍혜지는 “제가 실수만 안 했다면 90분 안에 이겼을 것이다. 제 잘못이다”라며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홍혜지가 몸담은 고베는 월요일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내일은 관광 일정이 있다”라며 짧은 고향 나들이 일정을 말해준 홍혜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intaekd@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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