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내 멋대로 뽑은 2017 K리그 클래식 명승부 TOP10

심동운
선수들에게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이렇게 간절했다. ⓒ포항스틸러스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이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개막 해 11월까지 팀장 38경기씩 총 228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이었다. 즐거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었다. 이 228편의 드라마 하나 하나에는 잊을 수 없는 스토리가 담겨져 있다. 특히나 228경기 중 올 시즌 가장 짜릿했던 10경기를 꼽아봤다. 누군가는 K리그가 위기라면서 정작 경기 자체의 내용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지만 K리그는 늘 이렇게 재미있다. 228경기를 일일이 살펴보며 TOP10에 넣지 못해 아까운 경기들이 너무 많을 정도였다.

10위. 2017년 10월 15일 전남 2 VS 4 광주
부제 : 완델손의 등장, 13분 만의 해트트릭
한 명의 선수가 교체 투입돼 경기 결과를 완벽히 바꿔 놓는 건 축구 게임이나 나올 법한 거짓말 같은 일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열린 전남과 광주의 경기에서는 이런 거짓말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선취골을 넣은 건 광주였다. 광주는 전반 27분 나상호의 헤딩 골로 앞서 나갔다. 전남도 전반 33분 김영욱의 크로스가 이한도의 머리에 맞고 뒤로 흐르자 페체신이 헤딩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남은 이 분위기를 이어가 후반 6분에도 한 골을 더 만들어 냈다. 이슬찬이 올린 크로스를 최효진이 머리로 연결해 골을 뽑아낸 것이었다. 선취골을 넣고 안도했던 광주는 1-2 역전을 허용하며 당황했다. 그러자 광주 김학범 감독은 후반 14분 완델손을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교체 투입 1분 만에 완델손이 해결사로 나섰다. 완델손은 본즈가 흘린 공을 슈팅으로 연결하며 2-2 동점을 이끌어 냈다. 5분 뒤에도 완델손이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시키면서 전남을 상대로 재역전에 성공한 것이었다. 전남 역시 2-3으로 뒤지자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시작했다. 하지만 광주는 마지막으로 한 골 더 기록하며 전남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후반 27분 또 한 번 전남의 골문을 연 것이었다. 놀랍게도 이번에도 완델손이었다. 완델손은 이렇게 교체 투입 13분 만에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짜릿한 4-2 승리를 이끌었다.

광주 완델손
광주 완델손은 13분 만에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광주FC

9위. 2017년 8월 5일 대구 2 VS 2 서울
부제 : 악몽을 털어낸 한희훈의 결승골
대구 한희훈에게 서울전은 악몽이었다. 6월 열렸던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기 때문이다. 슈팅수에서도 15-3으로 크게 앞서고 있던 대구는 한희훈 퇴장 이후 기세를 내주고 결국 0-0으로 비겨야 했다. 한희훈은 다음 서울전인 8월 5일을 기다렸다. 하지만 8월 열린 서울과의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전반 4분 만에 서울이 먼저 골을 뽑아낸 것이다. 윤일록의 크로스를 대구 류재문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자 데얀이 터닝 슈팅으로 첫 골을 뽑아냈다. 대구도 반격했다. 전반 20분 김선민의 코너킥을 김진혁이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균형의 추를 맞췄다. 두 팀은 전반전을 1-1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서울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후반 23분 데얀이 올려준 패스를 윤일록이 코바와 주고 받은 뒤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공은 대구 수비를 맞은 뒤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굴절되며 조현우가 손을 쓸 겨를도 없었다. 서울이 앞선 채 경기가 이어졌고 후반 막판까지도 이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다 후반 40분 마침내 대구가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세징야의 프리킥을 한 대구 선수가 솟구쳐 올라 그대로 머리로 받아 넣었다. 놀랍게도 이 주인공은 한희훈이었다. 서울과의 바로 전 맞대결에서 퇴장을 당하며 팀을 위기에 빠트렸던 한희훈이 일을 낸 것이었다. 주장 완장을 찬 한희훈은 동점골을 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희훈에게도, 팬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8위. 2017년 7월 22일 제주 3 VS 2 포항
부제 : 10명이 만들어낸 집념의 승리
제주는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전반 8분 만에 멘디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마그노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앞서 나갔다. 전반 14분에는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포항 수비가 실수한 공을 마그노가 이찬동에게 내줬고 이찬동이 참착하게 차 넣어 졸지에 점수차를 2-0으로 벌렸다. 일찌감치 포항을 2-0으로 앞선 제주는 느긋해졌다. 하지만 전반 44분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이찬동이 거친 파울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 당하고 만 것이다. 여기에 이 파울로 얻은 프리킥에서 포항은 양동현이 골까지 성공했다. 여유 있던 제주는 한 명이 퇴장 당하고 추격골까지 허용하며 불안한 상황에서 후반전을 맞게 됐다.

수적 열세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제주는 잘 버티다 결국 후반 34분 포항에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강상우가 제주 지역 오른쪽에서 크게 올려준 공을 손준호가 머리로 받아 넣으며 동점을 이뤘다. 한 명이 적은 제주로서는 2-0으로 앞서다가 급기야 동점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극적인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는 이대로 끝나지 않았다. 후반 46분 수적 열세에 놓였던 제주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드라마틱한 골을 뽑아냈다. 그 주인공은 안현범이었다. 안현범은 드리블로 포항 수비수를 뚫어낸 뒤 2대1 패스로 기회를 잡아 왼발로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이 극적인 골을 뽑아낸 안현범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버렸다. 한 여름 치열했던 승부는 이렇게 안현범의 아름다운 골로 마무리됐다.

제주 안현범
안현범은 수적 열세에 있는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제주유나이티드

7위. 2017년 11월 19일 전북 2 vs 3 수원
부제 : 산토스의 눈물과 선물
전북은 이미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수원은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내년 시즌 운명이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였다. 이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원이 전반 22분 염기훈의 왼발 프리킥으로 앞서나갈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챔피언’ 전북은 강력했다. 골을 허용하고 2분 뒤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에두가 골을 뽑아내더니 전반 41분에는 최철순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골로 연결했다. 앞서 나가던 수원은 결국 연거푸 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1-2로 뒤진 채 마쳐야 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수원 입장에서는 후반에 모든 걸 걸어야 했다. 하지만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후반도 종반으로 치닫을 때까지 수원은 1-2로 뒤져 있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산토스를 교체 투입하며 골을 노렸다. 그런데 후반 33분 마침내 수원의 골이 터졌다. 염기훈의 침투패스를 받은 산토스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 골 장면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지만 VAR 판독 끝에 득점이 선언됐다. 수원이 전북에 2-2까지 따라 붙었지만 여기에서 끝날 경기가 아니었다. 4분 뒤 한 번 더 놀라운 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산토스였다. 산토스는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한 번 공을 잡은 뒤 그대로 논스톱 슈팅을 날렸고 이 공은 전북 골망을 출렁였다. 3-2 짜릿한 수원의 재역전승이었다. 산토스는 이 골을 넣은 뒤 눈물을 쏟았다. 이 경기가 수원에서의 5년 생활을 마감하는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산토스는 이렇게 수원에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선물하고 떠났다.

6위. 2017년 6월 25일 수원 3 VS 3 강원
부제 : 조원희의 환상적인 골, 그러나…
두 팀 모두에 중요한 경기였다. 수원은 6승 5무 4패 승점 23점으로 6위를 기록 중이었고 강원은 7승 3무 5패 승점 24점으로 5위를 기록 중이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였다. 경기가 시작하자 전반 3분 만에 골이 터졌다. 수원 유주안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조나탄이 발만 갖다대며 선취골을 뽑아낸 것이었다. 그러자 곧바로 강원이 응수했다. 강원은 전반 26분 이근호가 코너킥을 이어 받아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3분 뒤 수원이 또 앞서갔다. 곽광선의 헤딩골이 빛났다. 수원의 기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조나탄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다 넘겨준 공을 유주안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강원 골문에 꽂아 넣는 것이다. 유주안은 프로 데뷔전 전반전에만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경기는 후반 들어 더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1-3로 뒤진 강원은 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근호가 허를 찌르는 슈팅으로 추격했다. 강원이 2-3까지 따라왔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이 흐를 무렵 이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골이 터졌다. 조원희의 헤딩 슛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골대가 강원 골대가 아닌 수원 골대였다는 것이다. 강원 임찬울의 크로스를 걷어 내려던 조원희의 자책골이었다. 조원희는 한 동안 그라운드에서 탄식했다. 이 골은 미국 스포츠 언론 ‘폭스 스포츠’에 보도되기도 했다. ‘폭스 스포츠’는 조원희의 골을 보여주며 “환상적인 헤딩슛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수비수였다는 점이었다”라고 했다. 조원희의 환상적인 골로 이 경기는 이렇게 3-3 무승부로 끝이 났다.

5위. 2017년 11월 4일 상주 3 VS 4 포항
부제 : 역전과 재역전, 드라마의 완성
강등권을 허덕이고 있던 상주는 포항을 안방으로 불러 귀중한 1승 사냥에 나섰다. 초반 분위기는 대단히 좋았다. 상주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주민규가 시즌 16호골을 뽑아내며 앞서 나갔다. 홍철의 프리킥을 노동건이 골문을 비우고 나온 걸 보고 그대로 머리로 밀어 넣은 것이다. 하지만 이건 난타전의 시작에 불과했다. 9분 뒤 포항 심동운이 상주 지역에서 통렬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1-1 동점을 만드니 2분 뒤에는 홍철이 또 한 번 그림 같은 슈팅으로 달아났다. 홍철은 프리킥 상황에서 골키퍼 강현무의 허를 찌르는 슈팅으로 골을 뽑아냈다. 전반은 상주가 2-1로 앞선 채 끝났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승점 3점이 절실한 상주로서는 만족스러운 전반전이었다.

하지만 후반 4분 만에 다시 포항이 쫓아왔다. 이광혁의 도움을 받은 롤리냐가 2-2 동점골을 뽑아낸 것이다. 포항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19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손준호가 올린 공을 배슬기가 헤딩 골로 연결하며 3-2로 앞서 나갔다. 그러자 4분 뒤 이번에는 상주가 응수했다. 주민규가 통렬한 중거리 슈팅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상주가 앞서가면 포항이 뒤집고 그걸 또 상주가 추격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 난타전은 후반 42분 롤리냐의 골로 마무리됐다. 손준호의 도움을 받은 롤리냐가 침착하게 상주 골망을 가르면서 극적인 명승부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특히 이날 터진 심동운과 홍철, 주민규의 골은 올 시즌 최고의 골 후보에 이름을 올려도 될 만큼 아름다웠다.

인천 걸개
수원을 향한 인천 팬들의 메시지. ⓒ중계 화면 캡처

4위. 2017년 4월 1일 인천 3 VS 3 수원
부제 : ‘SEO TIME’
4월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난 인천과 수원은 1승이 절실했다. 이 경기 전까지 두 팀 모두 2무 1패에 머물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 팀의 맞대결은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인천이 전반 21분 문선민의 골로 앞서 나갔다. 문선민은 웨슬리의 패스를 이어 받아 골키퍼 신화용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수원의 기세도 무서웠다. 수원은 전반 종료 직전 김종우의 중거리포로 동점에 성공했다. 수원은 후반 5분 만에 인천을 상대로 역전에 성공했다. 상대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조나탄이 깔끔하게 차 넣으며 앞서 나갔다. 수원의 기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2분 뒤에는 장현수가 또 한 골을 보태며 3-1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인천은 포기하지 않았다. 쉴 새 없이 뛰며 수원 골문을 공략한 인천은 마침내 후반 26분 송시우가 롱 스로인 상황에서 헤딩골을 뽑아내면서 수원을 추격했다. 그리고 후반 40분 이 경기의 마지막 골이 터졌다. 바로 인천의 문선민이었다. 인천 박용지가 측면을 파고 들어 골문 앞으로 내준 공을 문선민이 수원 골문으로 차 넣으며 극적인 동점에 성공한 것이었다. 이 동점골이 터지자 인천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걸개를 내걸었다. 걸개에는 ‘SEO TIME’이라는 글귀가 써 있었다. 후반 막판 힘을 쓰지 못하는 서정원 감독을 향한 메시지였다. 결국 두 팀은 3-3으로 비겨 원하던 첫 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올 시즌 가장 손꼽히는 명승부를 선사하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3위. 2017년 5월 6일 포항 3 VS 2 서울
부제 : 대단했던 경기, 더 대단했던 골
이 경기 전까지 서울의 수비는 철통이었다. 9경기에서 단 6골만을 내줄 정도로 완벽했다. 여기에 포항은 3연패를 당하며 최악의 분위기를 경험하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역시나 포항은 흔들렸다. 전반 10분 서울 데얀이 윤일록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뿐 아니었다. 서울은 후반 8분에도 데얀이 한 골을 더 뽑아냈다. 김치우의 슈팅을 골키퍼 강현무가 막고 흘리자 데얀이 이를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3연패 중이던 포항으로서는 최악의 경기였다. 더군다나 상대는 철통 수비를 자랑하는 서울이었으니 경기는 이대로 끝나는 듯 싶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은 경기가 시작됐다. 반격에 나선 포항이 기적 같은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롤리냐가 헤딩골을 뽑아내며 대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한 골을 추격한 포항은 후반 38분 또 한 번 골을 뽑아냈다. 준호의 패스를 받은 심동운이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왼발 터닝 슈팅으로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짠물 수비 서울을 상대로 두 골을 추격하는 뒷심을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종료 직전 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골이 터졌다. 또 다시 롤리냐였다. 롤리냐는 서보민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서울 골문을 열었다. 이렇게 포항은 두 골을 먼저 내준 뒤 세 골을 따가라며 드라마를 완성했다. 경기도 대단했고 결승골은 더 대단한 최고의 경기였다.

포항 롤리냐
포항 롤리냐의 골은 명승부의 가치를 빛냈다. ⓒ포항스틸러스

2위. 2017년 7월 15일 전남 4 VS 3 대구
부제 : ‘페체神’이 얻어낸 승점 3점
지난 7월 전남이 안방으로 대구를 불러들였다. 전남은 전반 37분 만에 페체신이 첫 골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페체신은 김영욱의 패스를 받아 골문 앞에서 가볍게 왼발로 공을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남은 후반 1분 자일이 밀어준 공을 페체신이 한 번 더 골로 연결하면서 2-0으로 달아났다. 전남의 계속 이어졌다. 1분 뒤 이번에는 자일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페체신이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를 조현우가 잡았다 놓치자 자일이 가볍게 밀어 넣은 것이다. 전남은 3-0으로 여유 있게 앞서며 긴장의 끈을 놓은 듯했다. 하지만 이 경기는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대구의 추격이 무서웠다. 대구는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류재문이 추격골을 뽑아내더니 2분 뒤에도 코너킥에서 김진혁이 헤딩 골을 뽑아내며 전남을 바짝 추격했다. 3-0으로 앞서 있던 전남은 졸지에 대구에 한 골차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그리고 후반 30분 전남으로서는 믿을 수 없는 실점이 또 이어졌다. 대구 레오가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때린 슈팅이 다시 한 번 전남 골망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는 3-3 동점이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의 주인공은 페체신이었다. 페체신은 후반 37분 김영욱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가슴으로 한 번 트래핑 한 뒤 골문으로 툭 차 넣으며 이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페체신의 해트트릭으로 전남은 극적인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상주 김호남
상주 김호남의 이 골은 올 시즌 가장 극적이었다. ⓒ상주상무

1위. 2017년 9월 16일 상주 3 VS 2 광주
부제 : 숨 막혔던 3분, 기적이 완성됐다
상주는 7월 22일 전남과의 경기 이후 무려 두 달 동안 승리가 없었다. 이날 경기의 시작은 좋았다. 전반 34분 주민규가 문전 앞에서 오른발 터닝 발리슛으로 골을 뽑아내며 1-0으로 앞서나간 것이다. 하지만 광주의 기세도 무서웠다. 광주는 후반 7분 조주영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1-1로 맞섰다. 이대로 경기는 추가시간까지 이어졌다. 상주의 기나긴 무승 터널은 이렇게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경기장을 뜨거나 채널을 돌렸다가는 올 시즌 가장 숨가빴던 순간을 놓치는 것이었다. 후반 46분 상주 김병오가 힘으로 상대를 밀고 들어가 패스를 연결했고 주민규가 이를 다시 한 번 골로 연결하며 앞서 나갔다.

상주 선수들은 2개월 만의 승리가 사실상 굳어지자 서로 부둥켜 안았다. 2-1로 경기가 끝나는 듯 싶었다. 그런데 1분 뒤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광주 조주영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기 때문이다. 상주가 또 다시 승리를 놓칠 가능성이 커졌다. 4분 남은 추가 시간 중 3분이 흘렀다. 그런데 상주는 실점한 뒤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기적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총공세에 나선 상주 김호남이 문전혼전을 틈타 골문 앞에서 귀중한 결승골을 뽑아낸 것이었다. 광주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호남은 친정팀을 상대로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한 뒤 포효했다. 그의 유니폼은 땀으로 완전히 젖어있었다. 추가시간에만 세 골이 터진 이 경기는 올 시즌 최고 명승부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다.

+α 명승부였지만 중계가 망친 경기
부제 : 경기는 명품인데 포장지는 비닐 봉지
8월 2일 포항-광주 3대2 (롤리냐 골, 배슬기2골 하나는 자책골)
지난 8월 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포항과 광주의 경기는 명승부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포항 배슬기가 선취골을 넣은 뒤 곧이어 자책골을 넣었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역전을 허용한 포항이 후반 들어 재역전을 이끌어 내는 과정 역시 멋졌다. 하지만 이 명승부를 전하기에 중계 기술은 턱없이 부족했다. 마치 아마추어가 인터넷 중계라도 하듯 성의 없는 카메라 앵글은 이 명승부를 그저 그런 경기 중 한 경기로 만들어 버렸다. 득점 장면에서도 카메라 한 대로 전체를 비추는 모습은 화가 나기까지 했다. 제 아무리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라고 해도 이런 중계 기술로는 팬들에게 흥미를 선사할 수 없다. 선수들이 명품 경기를 만든다면 이를 포장하는 이들도 명품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명품을 검정 비닐 봉지에 싸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28경기가 막을 내렸다. 파릇파릇한 새싹이 올라오는 봄을 지나 무더운 여름을 거쳐 가을을 넘기고 찬바람이 부는 겨울까지도 우리는 K리그와 함께 했다. 이렇게 또 한 시즌이 지나간다. 뭐 기억에 남지 않는 시즌이 없지만 올 시즌 역시 평생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올 시즌 그라운드를 멋지게 수놓았던 K리그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올 한해 우리에게 환희와 감동을 선사하느라 고생이 참 많았다.

footballavenue@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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