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 이동국은 K리그 통산 200호골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전북현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이 막을 내렸다. 과연 한 시즌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스포츠니어스>에서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벌어진 일을 시리즈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20일 KEB 하나은행 2017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하지만 더 권위 있는 시상식이 하나 더 남았다. 이 시상식이 끝나야 정말 한 시즌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바로 ‘2017 K리그 스포츠니어스 멋대로 어워즈’다. 축구계 전문가들을 심사위원으로 구성하고 팬들의 의견도 수렴해 신라호텔에서 성대한 시상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사정상 멋대로 선정해 그냥 기사 하나 올리고 끝낼 예정이다. 자 그럼 지금부터 ‘2017 K리그 스포츠니어스 멋대로 어워즈’의 성대한 문을 연다.

영원한 우상 - 이동국

올 시즌에도 이동국의 ‘전설’은 이어졌다. 지난 9월 포항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통산 71개의 도움으로 K리그 최초 70골-70도움을 올린 선수가 됐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0월 제주유나이티드를 상대로는 리그 통산 200호 골을 기록하며 엄청난 업적을 세웠다. K리그 역사상 최초의 200호 골 돌파였다. 이동국의 발자취 하나 하나는 이제 다 K리그의 역사로 기록된다. 더군다나 이 200호 골은 전북의 우승을 자축하는 골이어서 더 의미가 깊었다. 무표정한 최강희 감독도 웃게 만든 골이었다.

이동국은 1979년생으로 K리그 최고참이다. 하지만 은퇴를 미루고 그냥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선수가 아니다. 이동국은 수원삼성과의 리그 최종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올 시즌에도 30경기에 나서 10골 5도움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 2009년 전북으로 이적한 이후 무려 9시즌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이라는 대단한 기록이다. 최강희 감독은 곧 이동국과 재계약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K리그의 영원한 우상은 내년 시즌에도 또 다른 역사를 쓸 것이다. 그에게 ‘영원한 우상’이라는 칭호를 붙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올해의 밉상 - 강효상 의원

지난 3월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K리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강효상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개헌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개헌론을 강조하다 이런 말을 했다. “이번에 개헌을 하더라도 3년 뒤에 국회의원과 동시에 새 헌법이 발효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은 구닥다리 K리그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개헌이 되면 세련된 분권형 월드컵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이 발언 이후 K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강효상 의원의 신중하지 못한 말에 거센 비판을 보냈다.

결국 강효상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K리그를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K리그를 사랑하는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강효상 의원에게 ‘올해의 밉상’과 함께 구닥다리 K리그가 아닌 고급진 유럽 축구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다. 부상으로 바르셀로나 경기 입장 티켓을 드릴 용의가 있다. 단 조건이 있다. 바르셀로나 응원석에 ‘FIGO’가 새겨진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가야한다. 구닥다리 K리그 말고 고급진 축구 한 번 보시라.

퍼거슨 감독이 또 다시 1승을 올리던 순간. ⓒ김진수 인스타그램

퍼거슨상 - 김진수

생각보다 ‘올해의 퍼거슨상’ 수상자는 일찍 확정됐다. 지난 2월 단독 후보로 나선 전북현대 김진수가 바로 수상자다. 지난 2월 FC서울과 울산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나란히 패하자 김진수는 자신의 SNS에 “아 우리가 한다니까”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는 ‘전북현대가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섰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전북이 심판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무산된 상황에서 김진수의 이 발언은 큰 논란이 됐다. 반성의 의지가 부족해 보였고 거기에 다른 K리그 팀에 대한 존중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김진수에게 ‘올해의 퍼거슨상’과 함께 부상으로 알렉스 퍼거슨 자서전 ‘나의 축구 나의 인생’을 선물한다.

올해의 역발상 - 이상호가 마신 물

올 시즌을 앞두고 이상호가 수원삼성을 떠나 FC서울로 이적한 건 큰 충격이었다. 라이벌 의식이 강한 두 팀 사이의 이적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상호는 서울 유니폼을 입은 뒤 서울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수원삼성 팬들을 뒷목 잡고 쓰러지게 만들었다. 그 하이라이트는 지난 8월 수원 안방에서 열린 슈퍼매치였다. 경기 도중 이상호가 파울을 하자 수원 팬들이 특유의 안티콜을 하기도 했다. 이상호가 7년 동안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듣던 그 안티콜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 경기 종료 후 이상호는 수원삼성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다가갔다. 그러자 수원 팬들은 걸개까지 내걸며 응수했다. 이상호가 고개를 숙이자 일부 팬들이 물병을 집어 던졌다. 그런데 이상호는 당황하지 않고 물병이 날아오자 이 물을 집어 마셨다. 너무나도 태연한 반응에 수원삼성 팬들은 욕으로 화답했다. 이후 이상호는 이렇게 말했다. “마침 목이 말랐는데 던져주신 물 시원하게 잘 마셨다.” 공격을 가하기 위해 던졌던 물이 오히려 상대의 역공으로 돌아왔다. 이상호의 패기는 대단했다. 이상호가 마신 그 물에 ‘역발상’을 수여한다. 이상호에게 수원월드컵경기장 2층 로비 정수기 평생 무료 이용권을 부상으로 준다.

우정상 -양동현과 조성환

올해 수상자는 포항스틸러스 양동현과 전북현대 조성환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양동현은 지난 8월 조성환의 악의적인 플레이를 꼬집으며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모든 선수들이 인정하는 좋은 팀 훌륭한 선수들이 모여 뛰고 있는 팀인데. 부끄러워하는 거 아나. 잘하는 걸로 착각하는 것도 능력이다.” 그러면서 ‘#페어플레이 #부끄러운 건 #동료들’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고 인천-전북전에서 상대 선수를 팔로 감싸며 파울을 범한 조성환의 사진을 첨부했다.

이후에도 양동현은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발언에 대해 “나는 뭐 있는 그대로다. 나에 대해 욕을 하건 말건 지금껏 느껴왔던 것들을 많은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조성환은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선후배 문화가 확고한 한국에서 4살 차이 선후배가 이런 구도를 형성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둘이 내년 시즌 더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우정상’을 공동 수여한다. 조성환이 인천전에서 상대 목을 감싸는 장면은 ‘올해의 포토제닉’으로도 선정됐다. 2관왕이다.

퍼거슨 감독이 또 다시 1승을 올리던 순간. ⓒ김진수 인스타그램

올해의 속상 - 알펜시아리조트

올 시즌 막판을 제외하고 강원FC의 홈 경기는 강원도 평창 알센시아리조트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곳은 축구를 하기에는 대단히 부적합한 시설이었다. 부랴부랴 홈 경기장이 정해지면서 강원 직원들이 총동원돼 그라운드에 쌓인 눈과 얼음을 치워야 했지만 경기장에는 악취가 진동했다. 잔디는 프로 경기를 치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고 매점과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최악이었다. 여기에 경기장 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입장료 역시 문제였다. 강원 직원들은 최선을 다했고 선수들 또한 열심히 했지만 홈 경기장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의 속상’은 당연히 알펜시아리조트에 돌아가야 한다.

우리들의 환상 - VAR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이 도입되면 심판 판정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는 건 우리들의 환상에 불과했다. VAR 도입 이후에도 판정 논란은 여전했다. 그 예시로 지난 9월 대구와 전북의 경기를 들 수 있다. 이 경기에서 대구는 2골이 VAR로 취소됐다. 대구 주니오가 넣은 골은 VAR 끝에 신형민과 벌인 몸싸움이 반칙으로 판정돼 득점이 번복됐다. 더 큰 논란을 나은 건 에반드로의 득점이었다. 후반 40분 기록한 에반드로의 골 역시 노골 선언이 됐기 때문이다.

후반 40분 대구 세징야의 크로스를 받은 에반드로가 골을 넣었다. 후반 막판 2-1로 만들어 승리를 눈앞에 둔 대구였지만 VAR로 골이 취소됐다. 골 취소의 이유는 조현우의 골킥이었다. 공을 완전히 정지시킨 후 골킥을 차야 했는데 조현우가 구르는 공을 찾다는 게 에반드로 골 취소의 이유였다. 결국 대구는 다 잡았던 경기에서 두 골이 VAR 판독 끝에 노골 처리가 되면서 1-1 무승부에 머물렀다. VAR이 심판 판정 문제를 없애줄 것이라는 건 결국 우리들의 환상이었을까.

퍼거슨 감독이 또 다시 1승을 올리던 순간. ⓒ김진수 인스타그램

올해의 사랑꾼상 - 매튜

지난 10월 수원삼성 매튜가 경기 도중 전북현대 이동국에게 사랑 고백을 해 화제다. 매튜는 10월 1일 수원삼성이 1-0으로 앞선 후반 33분 전북 이동국이 장호익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이동국에게 다가가 손가락으로 하트를 전달했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은 이 행위에 대해 돈을 세는 듯한 제스처로 판단했다. 매튜가 이동국을 향해 “심판에게 돈을 건넨 것 아니냐”고 도발했다며 2경기 출장 정지에 벌금 2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당시 이동국은 이 페널티킥을 성공해 팀을 1-1 무승부로 이끌었다.

매튜가 이동국을 향해 “How much to pay”라며 심판에게 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매튜는 이에 대해 부인했다. 이동국에게 페널티킥에 실패할 것이라는 의미의 “You miss”라고 말했다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매튜의 이 주장은 상벌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매튜의 말대로라면 이동국이 그리워(miss)서 이런 표현을 한 것일 수도 있다. 경기 도중 상대에게 손가락 하트로 사랑 고백을 한 매튜에게 ‘올해의 사랑꾼상’과 함께 홍석천이 운영하는 이태원 음식점 ‘마이타이’ 1회 식사권을 부상으로 수여한다.

신뢰 손상 - 김성호 주심의 휘슬

지난 3월 19일 서울과 광주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페널티킥 오심이 나왔다. 후반 16분 서울 이상호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광주 수비수의 등에 맞았으나 그는 손에 맞았다며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었다. 경기 후 광주 기영옥 단장이 징계를 각오하고 판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축구회관에서 심판 판정 평가회의를 열어 오심을 인정했고 주심 김성호 심판에게는 무기한 배정 정지, 박인선 부심에게는 퇴출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김성호 심판의 무기한 배정 정지는 단 51일 뿐이었다. 김성호 심판은 51일 후인 지난 5월 13일 경남FC와 서울이랜드의 경기를 통해 복귀했다. 과거 저질렀던 결정적인 오심과 폭행 사건 등 논란을 일으켰던 김성호 심판이 이렇게나 빨리 그라운드에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은 없었다. 올 시즌 유독 판정 논란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김성호 심판이 다시 불게 된 휘슬은 K리그의 신뢰 손상과 직결되는 문제다. 다시는 이렇게 중징계를 받은 심판이 유야무야 복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올해의 비정상 - K리그 올스타전

K리그를 위한 올스타전이 지난 7월 이상한 곳에서 열렸다. 베트남으로 날아가 올스타전을 치를 것이었다. 하지만 이건 올스타전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민망한 이벤트였다. K리그 올스타가 베트남 U-23 대표팀에 0-1로 패하자 K리그는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미 없는 올스타전을 베트남에까지 날아가 치르기로 한 연맹의 결정부터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K리그 올스타는 선발 과정에서부터 팬 투표가 아니라 구단별로 골고루 차출돼 ‘올스타 아닌 올스타’였다. 외국인 선수도 없었다. 부상으로 당시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던 인천 김도혁도 올스타에 뽑혔다.

소집돼 다음 날 새벽 베트남으로 날아가 호흡 한 번 제대로 맞춰보지도 못하고 경기에 임해야 했다. 선수 구성부터도 올스타가 아니었고 여기에 상대는 안방에서 죽기살기로 경기를 하는 연령별 대표팀이었다. 슈팅수에서도 7대21로 밀렸고 경기 내용도 형편없었다. 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한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성과를 찾기에도 어려웠다. 그저 남의 잔치에 들러리가 됐을 뿐이다. 이런 올스타전은 정상적이지 않다. 베트남까지 날아가 치른 올 시즌 K리그 올스타전을 ‘올해의 비정상’으로 꼽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퍼거슨 감독이 또 다시 1승을 올리던 순간. ⓒ김진수 인스타그램

상대에게 치명상 - 인천유나이티드 걸개

역시나 인천 팬들은 걸개 장인이었다. 적재적소에 내거는 걸개 문구는 ‘어떻게 저런 걸 생각해서 준비했지?’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 3월 안방에서 전북을 만난 인천 팬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 걸개를 들어 보였다. 문구는 이랬다. ‘그깟리그에서 뛰니 속이 매수꺼워?’ ‘말해 매수 or NO’ 전북의 아픈 부분을 찌르는 걸개였다. 인천 팬들은 급조한 듯 하지만 보는 이들 눈에 쏙 들어오게끔 배치한 컬러와 착착 붙는 라임까지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수준의 걸개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선보인 걸개도 대단했다. 인천은 이날 경기에서 1-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25분 송시우의 추격골로 2-3을 만든 뒤 후반 39분 문선민의 극적인 동점골로 수원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문선민의 동점골이 터지자 인천 팬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걸개를 내걸었다. 바로 ‘SEO TIME’이었다.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이 후반 막판 실점하며 무너지는 걸 빗댄 내용이었다. 아마 수원삼성 팬들은 골보다 이 걸개에 더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인천을 상대하는 팬들은 매 경기 “인천 강등”이라는 구호를 외쳤지만 결국 인천은 또 살아남았으니 상대가 입은 치명상은 더 크다. 다른 K리그 클래식 팀 팬들은 내년에도 또 인천유나이티드 걸개를 봐야 한다.

올해의 세리머니상 - 조나탄

이 정도로 자기애가 강한 선수가 있을까. 수원삼성 조나탄은 흔히 ‘관종(관심종자)’이라고 불릴 정도로 관심 받는 걸 좋아한다. SNS를 통해 ‘관종짓’도 많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나탄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건 그의 대단한 경기력과 쇼맨십 때문이다. 실력도 없으면서 이런 행동을 했으면 딱 욕 먹기 좋겠지만 조나탄은 모든 걸 다 실력으로 보여줬다. 그리고 팬들을 즐겁게 하며 자기애까지 과시했다. 특히나 지난 10월 15일 조나탄이 보여준 세리머니는 올 시즌 최고의 관종짓, 아니 최고의 세리머니라고 해도 무방했다.

부상으로 두 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조나탄은 이날 울산을 상대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갑자기 유니폼 상의를 벗었다. 그리고는 코너킥 플래그 깃대를 뽑아 자신의 유니폼을 건 뒤 들어올렸다. 조나탄의 귀환을 팬들에게 알리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근육질 몸매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였다. 자기 스스로 복귀를 이렇게 멋지게 포장하는 선수는 드물다. 조나탄이기에 가능했던 멋진 골 세리머니였다. 조나탄에게 ‘올해의 세리머니상’과 함께 SNS에서 트와이스 ‘직캠’에 ‘좋아요’를 누르는 그의 심정을 잘 이해해 부상으로 트와이스 브로마이드를 선물한다. 내가 좋아하는 정연이 사진만 빼고.

올해의 윤보상 - 윤보상

광주FC 윤보상은 올 시즌에도 ‘윤보상’했다. 비록 광주는 올 시즌 강등됐지만 윤보상은 최후방에서 몸을 던져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경기를 앞두고는 상대 팬들에게도 정중히 인사하며 ‘호감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의 윤보상’은 윤보상의 몫이다. 아쉽겠지만 윤보상에게는 내년 시즌 K리그 챌린지 출전권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퍼거슨 감독이 또 다시 1승을 올리던 순간. ⓒ김진수 인스타그램

스포츠니어스 올해의 대상 - 박재정

올 시즌 그라운드 안에서 K리그 최고의 플레이어가 이재성이었다면 그라운드 밖 최고의 플레이어는 박재정이었다. K리그 홍보대사인 박재정은 올 시즌 마치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는 박지성처럼 K리그를 열심히 누볐다. K리그 전 구단 경기장 방문 공약을 내걸고 전국 각지 경기장을 찾았다. 이뿐 아니라 포털 사이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축구 칼럼도 연재 중이다. 그의 글에는 K리그에 대한 애정과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연맹이 제작하는 K리그 프리뷰쇼에도 출연했다. 연맹 관계자도 박재정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스케줄과 겹치면 우선적으로 K리그 일정을 고려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박재정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K리그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나타냈고 홍보도 잊지 않았다. 그에게 스포츠니어스 선정 ‘올해의 대상’을 수여한다. 딱히 줄 건 없고 지난 10월에 발매한 그의 신곡 ‘악역’을 내 컬러링으로 설정해 놓겠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K리그는 박재정에게 많은 걸 받았지만 돌려준 게 없는 것 같다. 이제는 K리그 팬들도 박재정에게 무언가 줘야하지 않을까. 그의 노래 ‘두 남자’와 ‘시력,’ 그리고 ‘악역’을 많이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K리그 홍보대사로 열심히 활약한 박재정에게 작은 보답이 되지 않을까. 제발 K리그 팬이라면 박재정을 응원하자.

올 시즌 K리그도 이제 승강 플레이오프만을 남겨두고 있다. K리그 대상 시상식도 끝이 났다. 올 한 시즌 동안 고생했던 선수와 구단 관계자, 연맹, 팬들 모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올 시즌 K리그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또 하나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겨울 동안 열심히 따뜻한 방에서 귤 열심히 까먹고 비타민 충전해 내년 봄 다시 K리그에서 만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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