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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그랜드힐튼호텔=홍인택 기자] 올 시즌 경남FC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정원진에게 김종부 감독이 던진 한마디는 "가지 말아달라"였다.

2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7 시상식 전에 만난 정원진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이번 시즌 경남FC는 K리그 챌린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었다. 모두가 경남의 우승과 승격의 주인공으로 말컹을 지목했다. 그러나 그를 빼놓고 경남의 성공을 논하기엔 뭔가 섭섭하다. 정원진은 이번 시즌 경남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펼쳤다. 올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경남으로 임대 온 이후 34경기에 출전하며 10개의 득점과 10개의 도움을 올리며 경남의 우승을 이끌었다.

안산 그리너스 장혁진과 라울의 콤비가 워낙 좋았기에 도움왕도 장혁진이 차지했다. 정원진이 기록한 공격포인트를 생각하면 조금은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았을까. 그러나 정원진은 자신보다도 경남이라는 팀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는 "팀이 좋아야 선수도 살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본인의 실력과 성과에 비해 말컹에게 묻힌 감이 없지 않냐는 질문에 정원진은 "팀이 잘 되고 있으면 스타플레이어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말컹이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굳이 시샘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팀이 안 좋으면 선수가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한 만큼 주목을 못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 중반 팀이 어려웠을 때는 팀을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것만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이제 정원진은 K리그 클래식으로 간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그의 킥 능력이나 많은 활동량으로 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제 그것을 검증해야 하는 시기다. 정원진은 "올 시즌 보여준 모습으로 어느 정도 각인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K리그 클래식에서 내 장점을 살리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며 1부 리그에서 뛸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정원진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이라는 팀과 경남 팬들을 향한 애정은 누구보다 강하지만 계약상 포항에서 온 임대선수이기 때문이다. 정원진은 "승격을 확정 지으면서 김종부 감독님이 가지 말라고 하시더라"면서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논의 중이라 정확히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경남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정원진은 "경남에서 저를 보여줄 수 있었다. 경남 팬분들도 저를 더 많이 알고 계신다. 내년 K리그 클래식 무대에 도전한다면 저를 더 믿어주고 신뢰해주는 팀에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크다. 포항에 돌아가더라도 일단 경남에서 성장할 수 있었고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어느 팀을 가든 K리그 클래식에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어떠한 여건보다도 저를 믿어주는 팀에서 도전하고 싶다"며 K리그 클래식을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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