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황인범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그랜드힐튼호텔=조성룡 기자] 군 입대를 앞두고 차분해 보였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입대장정'이었다.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2017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행사 전 취재진과 만난 대전시티즌 황인범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의 옆에는 대전 김종현 감독대행 등 대전 관계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산무궁화 송선호 감독과 박선재 사무국장의 모습이 보였다. 조만간 이적할 팀의 관계자들과 인사 중이었던 것이었다.

심경을 물어보니 "별로 떨리거나 그러지는 않는다"라고 담담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입대가 약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입대에 대해 큰 걱정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대전 형들이 놀리고 있다. '너 이제 군대 가면 죽는다'라고 자꾸 말한다. 그 점 빼고는 다 괜찮다"라고 씩 웃었다.

오히려 그는 입대 확정 전까지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대전 팀 동료 형들이 입대 지원 전까지는 '빨리 갔다오는 것이 좋다'라고 하더니 막상 지원하니 '왜이렇게 빨리 가냐'고 뭐라 하더라"고 말한 황인범은 "면접을 볼 때까지 계속해서 고민을 했다.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합격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흔들리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는 바로 아산의 환경이었다. "미리 아산에 가봤는데 환경이 상당히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표한 그는 "다른 선수들이 나이가 다 차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입대를 했다면 나는 내가 선택해서 입대한다. 가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 시간 때우기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더욱 배우고 발전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것은 4주 간의 훈련소 생활이다. 입대를 앞두고도 꾸준히 개인 운동을 하고 있는 황인범은 "훈련소에 들어가면 개인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들었다"면서 "개인 운동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완전 군장하고 행군하면 운동이 될 것이다"라는 덕담 아닌 덕담을 건네니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받아치는 황인범이었다.

곧 입대하는 그의 머리를 밀어줄 사람은 바로 대전의 전상훈이다. "여자친구는 '자기가 밀어주기는 싫고 민 모습은 보고 싶다'더라"고 씩 웃은 황인범은 "입대 발표 이후 전상훈이 '네 머리는 내가 밀어줄게'라고 하더라. 워낙 머리를 짧은 스타일로 유지하는 형이고 혼자서 머리를 밀던 형이다. 그래서 자신이 자처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3년 동안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대전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말 말 그대로 무한한 사랑을 대전 팬들께서 주셨다"고 입을 연 그는 "내가 잘할 때도 못할 때도 끊임없이 성원해주셨다. 너무나 감사드린다. 아산과 대전은 그리 멀지 않다. 가끔 놀러와 주셨으면 좋겠다. 군대에 가더라도 인연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려고 하자 그는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군대에 갔다온 형들이 그러는데 훈련소에서 인터넷 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더라. 들어갈 때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안오면 썰렁하고 섭섭하다고 하더라. 팬들께 딱 한 가지만 부탁 드리고 싶다. 인터넷 편지좀 자주 보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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