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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그랜드힐튼호텔=홍인택 기자]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시즌을 마무리한 FC서울 양한빈의 인생 경기는 수원삼성전이었다.

2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7 시상식 전에 만난 양한빈은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양한빈은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시즌이다. 양한빈이라는 선수를 팬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축구 인생 전환점이 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라면서 시즌을 총평했다.

양한빈은 무명 시절이 길었다. 골키퍼로서 주전이 아닌 이상 인내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랬던 양한빈이 신화용, 조현우와 함께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하게 됐다. 양한빈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화용, 조현우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여겨지는 골키퍼들이다.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고 감사한 일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양한빈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수원삼성과의 경기를 꼽았다. 양한빈은 "한 번의 무승부, 두 번의 승리였는데 이겼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양한빈과 더불어 유상훈의 수원삼성전 무패기록이 화자 되고 있다. 유상훈에 이어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양한빈이다. 본인도 그 평가를 신경 쓰는지 묻자 양한빈은 "아무래도 그렇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뿐만 아니라 서울 선수들이라면 수원삼성과 라이벌 관계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다. 올해 지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 내년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항상 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양한빈에겐 잊지 못할 시즌이었지만 소속팀 서울은 힘든 시즌을 보냈다. 팬들도 AFC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큰 상태다 양한빈은 "경기를 뛴 것만으론 만족하지 않는다. 팀 성적도 중요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고비를 올라가지 못한 것이 올해는 좀 안 됐는데 그 부분만 조금만 준비를 잘 하면 내년에는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팬분들에게는 성적이 안 좋아서 죄송하다. 겨울 동안 준비 잘 하겠다"라고 전했다.

양한빈이 고비를 이야기할 동안 팀 동료 황현수는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양한빈이 말한 고비가 37라운드 강원전은 아니었을까. 황현수가 빠져서 힘들진 않았는지 농담 섞인 질문을 던졌다. 양한빈은 "뭐라고 할 순 없다. 경기하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나올 수 있다. 팀으로서도 (황)현수 개인도 그렇고 안 좋게 됐지만 다 끝난 일이다. 현수한테든 팀에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그 경기뿐만 아니라 아쉬웠던 경기가 많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팀에서 골키퍼 경쟁을 하고 있는 유현과 김철호, 손무빈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양한빈은 "(유)현이 형은 제가 데뷔 시즌 때 같이 있던 형이고 제 축구 인생에 제일 영향을 준 선배다. 올해 경기를 뛰면서도 그랬는데 뒤에서 내색도 하나도 안 하시고 편하게 대해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면서 "(손)무빈이나 (김)철호도 열심히 하고 있다. R리그에서 잘 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전해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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