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승엽 감독대행 ⓒ 부산 아이파크 제공

[스포츠니어스|부산=조성룡 기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리고 압박에는 압박.

18일 부산아이파크와 아산무궁화의 K리그 챌린지 승격 플레이오프 경기 전 부산 이승엽 감독대행이 꺼내든 전략은 '맞불 작전'이었다. 아산과 성남FC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보고 내린 결론이었다. "성남이 좋은 팀이지만 당시 압박이 잘 되지 않았다고 봤다. 사실 그 경기를 보면서 고민에 빠졌다. 아산의 약점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너무나도 경기를 훌륭하게 잘했다."

"우리가 해오던 것을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최전방과 최후방이 모두 강한 압박으로 상대에 맞설 것이다. 성남의 경우 아산을 상대로 압박이 느슨하니 아산 공격진들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그래서 아산이 이길 수 있었다고 봤다. 일단 강한 압박 등의 주문이 맞아 떨어진다면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

실제로 킥오프 이후 양 팀은 서로를 강하게 압박했다. 안전하게 공을 소유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최후방에서 수비수가 공을 받더라도 최전방 공격수가 금새 따라붙었다. 압박과 압박이 맞붙으니 경기에 속도감이 생겼다. 이는 한 치를 예상할 수 없는 접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두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결국은 집중력과 체력이 관건이었다. 이 압박을 90분 내내 집중력 있게 유지하는 팀이 승리할 수 있었다. 전반 33분 부산의 첫 골도 집중력의 우위였다. 역습 상황에서 아산 수비는 1차적으로 파고드는 한지호를 놓쳤고 재차 쇄도하는 이정협마저 막지 못했다. 끊임없는 압박 속에서 역습을 만들어낸 부산의 성과였다.

물론 부산의 위기도 찾아왔다. 후반 9분 부산 수비가 낙하 지점을 잘못 예측해 헤더를 놓치자 아산의 날카로운 공격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때 김형근 골키퍼의 선방이 빛을 발했다. 김현과 한의권의 연속 슈팅은 김형근을 뚫지 못했다. 만일 그가 실점했다면 경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후반 36분 터진 부산의 추가골 상황은 집중력의 차이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프리킥 상황에서 호물로가 기습적으로 전방에 공을 보냈다. 아산 수비진은 상대를 막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사이에 이동준이 빠르게 쇄도하며 추가골을 넣었다. 부산은 앞서고 있던 상황이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고 아산은 마음이 급하다보니 조금씩 집중력을 잃으며 무너졌다.

성남전에 비해 훨씬 강한 압박에 시달린 아산은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아산 송선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현과 한의권을 동시에 투입하며 무조건 공격을 외쳤다. 하지만 최전방부터 시작되는 부산의 강한 압박은 아산에 쉽게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슈팅할 기회가 적어지면 그만큼 골을 넣을 확률도 적어진다.

결국 부산은 이정협과 이동준의 활약에 힘입어 3-0 완승,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이 감독대행의 전략은 잘 맞아 떨어졌다. 한창 기세가 오른 아산을 상대로 선택한 '맞불 작전'은 아산을 꽁꽁 묶었다. 이 감독대행의 '신의 한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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