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무궁화의 홈인 이순신종합운동장은 손님맞이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아산무궁화

[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 역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경기장 관중석 이야기가 아니다. 기자실 이야기다.

15일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승격 준플레이오프(준PO) 아산무궁화와 성남FC의 경기가 열리는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은 분주했다. 창단 이후 첫 준PO 경기다. 평소에 비해 아산을 향해 쏟아지는 관심이 비교적 많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국가대표 팀 경기도, K리그 클래식 팀 경기도 없다. 축구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셈이다.

관중도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취재진도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아산 구단에 따르면 약 15명에 달하는 기자들이 사전에 취재를 신청했다. 평소 한 명, 많아야 두 명이 오던 정규리그와는 달랐다. 올 시즌부터 아산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홍보 담당자는 이런 상황이 난생 처음이었다. "<스포츠니어스>가 안오면 기자회견을 못한다"는 농담 섞인 푸념을 자주 하던 홍보 담당자는 정반대의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취재 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인터넷이었다. 이순신종합운동장에는 기자석과 기자회견장에 각각 와이파이 공유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존 시설로는 기자들의 사용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구단의 판단이었다. 그래서 빠른 인터넷 설비를 확보하기 위해 경기 며칠 전부터 총력을 기울였다.

아산무궁화 구단은 몰려올 취재진에 대비해 랜선을 새로 준비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 ⓒ스포츠니어스

기자석에는 아예 유선 랜(LAN) 시설을 설치했다. 각 자리마다 랜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확보해놨다. 대공사였다. 기자회견장은 와이파이 공유기를 교체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공유기를 준비했다. 수많은 랜선과 멀티탭이 이순신종합운동장에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프레스룸 내 테이블과 의자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등 그야말로 홍보 담당자는 담당 구역을 리모델링 수준으로 개선해야 했다. "내 방도 이렇게 대공사를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홍보 담당자만 당황한 것이 아니었다. 아산 송선호 감독도 아산 부임 이후 이런 관심은 처음이었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라커룸에 모인 기자들을 보며 송 감독은 "포위당한 것 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싫은 눈치는 아니었다. 기자회견 후 자리를 빠져나가는 취재진을 향해 "여기까지 찾아와서 고맙다"고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그들의 고생이 하늘을 감동시킨 걸까? 아산은 이날 성남을 1-0으로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적어도 한 번의 홈 경기는 더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부산을 꺾어야 한다. 올 시즌 아산이 홈 경기를 더 치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 밖에 없기 때문이다. 며칠 뒤 부산전을 앞두고 아마 홍보 담당자는 정화수를 떠놓고 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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