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간절함과 정신력, 그리고 컨디션의 싸움이다 ⓒ 아산 무궁화

아산무궁화와 성남FC가 K리그 클래식 승격 문턱에서 만났다. 아산과 성남은 오늘(15일) 저녁 7시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를 치른다. 외나무다리에서 살아남은 팀은 오는 18일 부산아이파크와 또 한 번 격돌해 K리그 클래식으로 가기 위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 오늘 운명의 한판을 앞두고 그 열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스포츠니어스>는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준비했다. 진지한 분석 따위는 집어 치우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 팀만 생존하는 치열한 승부를 앞두고 두 팀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과거의 기록은 무의미하다. 객관적인 전력도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은 경기 당일 결정된다.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준PO)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둔 두 감독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산 무궁화 송선호 감독도 성남FC 박경훈 감독도 과거는 잊으라고 말한다. 모든 것은 경기 당일에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결국 두 감독이 믿는 것은 자신들을 한 시즌 동안 따라와준 선수들이다. 그렇게 두 감독은 믿음 속에 운명의 준PO를 준비하고 있었다. <스포츠니어스>가 경기를 앞둔 두 팀 감독의 생각을 들어봤다.

아산 송선호 감독 "축구 열기 뜨거운 시민 위해 반드시 이긴다"

경기 전날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송 감독은 "훈련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제 경기만 하면 된다"라고 후련한 듯이 입을 열었다. 약 2주 동안 아산은 오직 성남전만 바라봤다. 물론 비겨도 되는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고 했다. 게다가 성남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아산은 꽤 정성들여 성남전을 준비했다.

일단 송 감독의 목표는 승리다. 무승부는 불안하다. 이겨야 안전하다. 다음 부산과의 맞대결을 위한 탄력도 얻을 수 있다. "공격할 때는 공격을 하고 수비할 때는 수비를 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많이 뛰어야 한다. 많이 뛰는 팀이 이길 수 있다."

아산 송선호 감독 ⓒ 아산 무궁화 제공

송 감독이 꼽는 이번 경기의 키 포인트는 '정신력'이다. "결국에는 정신력 싸움일 것 같다. 단 한 경기에서 승부가 갈린다. 90분 동안 상대보다 집중력을 더 많이 갖고 임해야 이길 수 있다. 전력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 다음 단계로 올라갈 마음의 준비가 잘 되어 있는 팀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상대 성남에 대해 "이번 시즌에 우리를 상대로 3승 1무를 기록했다. 참 좋은 팀이다"라면서도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슬쩍 드러냈다. "아산 선수들은 개인 능력도 좋지만 조직력이 워낙 좋다. 주장 이창용을 중심으로 계급의 차이, 나이의 차이 가리지 않고 단단하게 뭉쳤다." 항상 그랬듯이 그는 선수단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산 시민을 위해서 꼭 이기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곳 아산의 축구 열기는 상당히 뜨겁다. 아산이 그리 큰 도시는 아니다. 정말 이렇게 열의 있고 축구에 대한 사랑이 뜨거운 곳은 찾기 힘들다. 이런 곳은 앞으로 시민구단도 창단되고 K리그 클래식 무대를 밟아도 좋을 것 같다. 창단 1년 차지만 아산이 축구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승리하겠다."

성남 박경훈 감독 "지금까지 잘 왔다. 이번에도 극복하겠다"

성남은 경기 이틀 전인 13일부터 아산에 짐을 풀었다. 정규리그였다면 하루 전 적지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번 경기는 성남에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성남 박경훈 감독은 "평상시와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며 짐짓 여유를 부렸지만 중요한 승부를 앞둔 그의 목소리에서는 사뭇 긴장감이 묻어나오기도 했다.

정규리그 종료 후 성남은 2주 동안 무엇을 했을까? 박 감독은 "닷새 동안 분위기 전환을 위해 천안에서 훈련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특별한 비책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1년 내내 해오던 것을 갑자기 5일 만에 바꾼다고 달라지기는 힘들다"며 웃은 그는 "조금씩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조금 더 빠른 축구를 지향했고 측면 크로스에 대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주력했다"라고 밝혔다.

성남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따라서 공격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하지만 박 감독은 섣불리 공격에 '올인'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공격을 할 수는 없다. 일격을 얻어 맞게 되면 더욱 힘들어진다. 일단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하겠다. 이후 공격적인 방향으로 잘 유도하려고 한다."

아산 송선호 감독 ⓒ 아산 무궁화 제공

그에게는 좋은 소식과 좋지 못한 소식이 동시에 전해졌다. 남준재가 아산에서 전역해 합류한 반면 준PO부터 출전이 기대됐던 오르슐리치는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남준재가 돌아온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고 기뻐하던 박 감독은 오르슐리치의 얘기를 꺼내자 "수술 잘 마치고 돌아왔는데 아킬레스건이 다시 아파서 훈련을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 감독이 꼽는 준PO 핵심 키워드는 '컨디션'이다. 아무리 잘 준비하고 전술적으로 훌륭하더라도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면 결실을 맺기 어렵다는 뜻이다. "아산도, 우리도 어떤 부분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데이터 상의 수치일 뿐이다. 이번 경기는 단판 승부다. 결국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 차이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어느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낼 것인지가 핵심이다." 전력보다는 경기 당일의 상황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송 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선수들이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선수단에 믿음을 보냈다. "우리가 시즌 초반 밑바닥까지 떨어졌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4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 선수들은 다시 K리그 클래식으로 올라가겠다는 집념이 강하다.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조화를 이루는데 한 몫할 것이다. 경기장 안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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